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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심층을 보다
오강남 지음 / 현암사 / 201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산타 이야기는 식구들과 선물을 나눈다는 뜻이구나' 라고 깨닫고 지금까지 받기만 하던 것에서 벗어나 자기도 엄마, 아빠, 동생에게 선물을 주는 태도를 갖게 됩니다. ... 그러다가 정신적으로 아주 성숙하게 될 경우, 크리스마스 이야기는 하늘이 내려오고 땅이 하늘을 영접하는 천지합일, 신인합일의 뜻이 있구나 하는 진리를 터득하는 경지에 이르게 되기도 합니다. 이는 표층에서 시작하여 점점 깊이 들어간 경우입니다. - 9p
-본문 중에서-
# 종교의 참 뜻은, 함께 잘 살자는 것.
종교 갈등의 시대이다. 자신의 신념을 위해, 타인의 죽음까지도 외면하는, 무서운 교리가, 잘못된 신념이 사람을 얼마나 황폐하게 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시대이다. 종교의 창시자들은 모두 함께 사랑하라고 이야기했는데, 왜 종교를 믿는다면서, 서로 싸우고 분쟁을 일으키고 자신만 옳다고 하는걸까.
최고의 인생철학이라는 이름으로 종교를 엿보다 보면, 나만 잘 살기 위한 종교가 아닌, 함께 더불어 살기 위해, 믿음을 넘어 깨달음의 과정으로 가는 종교를 만나게 된다. 저자는 앞의 종교를 표층종교, 뒤의 종교를 심층 종교라 이야기한다.
지도자의 신념과 철학에 따라, 그 종교의 결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 종교의 창시자가 처음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로 되돌아가는 일이 필요하다. 나만 옳다는 고집, 나만 사랑해줄거라는 오만, 나만 위대하다는 자만이 나를 파괴하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어긋나게 한다.
# 믿음을 넘어, 깨달음으로
종교생활을 하다 보면, 종교의 교리와 어긋나게 생활하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교리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세력화 하거나, 태초부터 나오는 본성을 종교의 아우라로 응용해서, 지위를 이용하는 경우, 타인의 행동을 비난하거나 평가하는 경우들이 많다. 마음의 안식과 함께 잘 살기 위해 들어왔지만, 사람들의 모습에 실망을 느끼고, 종교의 울타리 밖으로 떠나는 사람도 많다.
종교의 초기 목적이 믿음을 넘어, 깨달음을 통한, 함께 공존하는 사회라는 저자의 메시지를 이해한다면, 종교를 바라보는 눈도, 종교의 유무에 관계없이 자유로워질거라 생각한다.
마르틴 부버, 플라톤, 도마, 상카라, 무함마드, 루미 등 들어본 인물도 있지만, 처음 만나는 사상가들도 많다. 노자, 장자, 공자, 맹자, 묵자까지 묶어서, 깨달음을 통해, 더 깊은 세계로 세상을 인식하려는 많은 사상가들을 소개했다.
다양성의 눈으로 종교를 보면, 내가 옳다는 독선에서 자유로워지기 쉽다 생각한다. 내 종교가 뛰어나고 위대하니까 무조건 해야 하는게 아니라, 내가 바르게 행동해서, 자신의 종교를 빛나게 만든다. 모든 종교는 좋은 뜻에서 시작했기에, 그 뜻을 바르게 이해하고, 이끄는 사람들이 많아야 종교의 벽에 부딪치지 않고 공존의, 비빔밥처럼 새로운 맛을 내는 사회가 될거라 생각한다.
공룡의 멸망처럼, 하나의 사상만 강조하는 삶은 사회를 어둡게 만든다. 종교에 대한 시선과 좀 더 넓은 폭으로 세상을 바라보고자 하는 이에게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