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
C. 더글러스 러미스 지음, 이반.김종철 옮김 / 녹색평론사 / 200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 재해 뒤에 피어나는 희망.


    일본에 대지진이 일어나 많은 사람들이 실종되고, 피해를 입었다. 지진 전까지 서로 경쟁하며, 더 돈을 벌기 위해, 경쟁성장을 하기 위해 노력하던 나라들이 도우려는 마음으로 변했다. 지금도 커지고 있는 원자력 발전소의 방사능 누출 위험을 막기 위해, 범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돕고 있다.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라는 제목을 보며, 지금의 재해를 생각했다. 다들 잘 살때는 더 벌기 위해, 뒤쳐지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모든 걸 잃어버릴까봐 벌벌 떨며 산다. 실제 재해가 일어났을 때 돕는 그 마음들만 있으면,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가난하더라도 충분히 잘 살아간다.


# 경제성장, 달콤한 이름 뒤에 숨어있는 착취


  소비를 자극하는, 아이돌, 유명 스포츠 스타, 돈 만 있으면 많은 걸 누릴 수 있는 불평등한 사회에서, 경제 성장이 아닌 다른 이야기를 꺼내는 건 위험한 일이다. 하지만, 저자는 경제성장을 한다고 해서, 우리 모두가 풍요롭게 될 순 없다고 말한다.
  
  사회과학 모임에서 한 회원이 식당에서 겪은 일이 떠오른다. 20년간 경제성장을 했지만, 자신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가난하게 살고 있다며, 경제성장을 한다고 해서, 내 삶이 얼마나 나아지는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런 사람들에게 어떻게 사회과학에 대해, 세상을 바꿔야 한다고 말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는 이야기가 기억난다.
  
  아무리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한다고 해도, 그 지위에 오를 수 있는 의자는 적기 때문에 모두가 노력한다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순 없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내 자식은 남보다 더 뛰어나야 한다는 믿음으로, 학교와 학원, 수 없는 스트레스와 기대를 주입하며, 자식을 힘들게 하는 부모들이 한국에는 많다. 교육으로 만들어진, 공정이라는 이름 뒤에 숨은, 그러면 더 능력을 키우면 되지 않느냐라는 방식으로 경쟁에 길들여졌기 때문이다.
  
  자격을 갖추기 위해, 돈이 필요하듯이, 경제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자연의 자원들을 사용해야 한다. 자원은 한정되어 있는데 우린 너무나 많이 사용하고 있다. 부자들은 자신의 부를 늘리기 보다, 자신의 부를 유지하며, 다른 사람들을 가난하게 해서 자신의 부자, 권력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다. 
  
  왜 돈을 벌어야 하는가라는 생각에 빠져, 왜 우리가 돈을 벌어야 하는가, 돈을 벌지 않아도 풍요롭게 살 수 없는 걸까라는 생각을 놓치면서 살았다. 그러다보니, 어렸을 때 누렸던 놀이터에서 놀던 일도, PC방, 게임방, 카페 등 돈을 지불해서 살아야 하는 돈에 매여서 사는 사회로 변해버렸다.
  
  
  #  고정관념을 깨고 싶다면.


  내가 열심히 돈을 벌어야, 사회에서 리더가 되야지 하는 사람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책이다. 어디부터 우리가 경제성장이라는 이름에 빠져 살게 되었는지 궁금한 이에게 필요한 책이다. 사회의 통념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우린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지 궁금한 이에게는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주는 책이다. 
  
  한 쪽으로만 바라보면, 생각도 굳어지고, 답답한 사람이 되기 쉽다. 너무 오른쪽으로 치우친, 너무 경제성장으로 치우친 한국에는, 생태와 환경, 분배에 대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책이 필요하다. 뜨거운 욕망을 식혀주는 책이다. 나만 생각하는 이보다 함께 살고 싶은 이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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