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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의 한국에서 유일한 말하기 영문법 - 읽기만 해도 말이 된다
한일 지음 / spicus(스피쿠스)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 왕초보의 시선에서 영어를 생각하다.
며칠 전, 아는 지인이 부탁을 했다. 고2에서 고3으로 올라가는 방학이 곧 다가오는데, 영어와 수학을 방학 기간에 봐주었으면 좋겠다며 간절한 눈빛으로 이야기했다. 시간이 어떻게 될지 몰라, 노력해 보겠다고 말하긴 했는데, 마땅한 교재를 찾는 일이 쉽지 않았다. 성적이 그리 높은 편이 아니니까, 자신감을 기를 수 있고,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책이 좋다는 생각은 있는데, 그에 맞는 책을 찾는 일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책의 저자를 알게 된 건, EBS에서 방영되었던 <설득의 비밀>이라는 4주간의 설득 프로그램을 통해, 설득력을 높이는 과정을 다룬 교양 프로그램에서 였다. 방송에서 그는, 설득 전문가와의 만남을 가지는 시간에서, 4명의 프로 설득을 지닌 이 중 한 명으로 나왔다. 무엇보다, 남들에게 무엇을 나누어 줄 것인가를 고민하고,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상대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그의 말이 기억에 남았다. 기분 좋은 느낌을 받았기에, 가장 최근에 나온 영문법에 관한 책이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제일 먼저 살펴보기로 마음 먹었다.
# 어학을 배우는 사람의 입장에서 문법을 이야기하다.
소통을 강조하는 세상이다. 물건을 팔기 위해 고객의 마음을 읽어야 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아닌, 그가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해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책은 영문법에 자신이 없거나, 영문법 하면, 달달달 외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에게, 쉽게 영어를 다가갈 수 있게 돕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집필되었다.
영문법이라는 이름에서 다가오는 수동태, 용법 등의 단어는 전혀 없고, 책은 우리가 가장 많이 쓰고, 비슷하다고 느끼는 유의어의 의미상의 차이를 중점에 두고, 하나씩 그 차이를 설명한다. Can, could, be able to 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의도도 듣는 사람이 부담을 느끼지 않거나, 부담을 느끼거나 확신의 유무를 알 수 있다는 사실에 귀가 솔깃해졌다.
문법 책인데, 문법 내용보다, 왜 이런 용법이 나오게 되었는지, 이런 상황에 이런 표현이 더 어울리는 이유를 문외한도 찬찬히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게 설명되어 있다보니, 하루를 공부하면 다음 날 공부하기 싫은, 공부 게으름에서도 자유롭게 되고, 영어가 어렵지 않다는 생각이 머리 속에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이렇게 쉽게 전달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표현과 수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을까 생각해 보니, 저자의 열정이 느껴진다고 할까. 눈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말하면서 표현을 익히고, 실제 외국인과 대화할 때 사용할 수 있는 표현들을 녹음된 음성파일을 통해 학습할 수 있게 해서, 최근에 구매한 스마트폰을 활용해서 반복 학습도 하고, 원어민과 대화할 수 있는 인터넷 전화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조금씩 도전하고 있다.
# 영어가 어렵다는 편견만 버린다면....
살아보니, 어렵다고 생각한 일은 아무리 쉬운 일이라도, 미리 쉽게 포기하게 된다. 어려운 일도, 끝까지 마음을 놓지 않고, 즐겁게 도전한다는 마음으로 꾸준히 하다보면, 꼭 그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좋은 방향으로 더 나은 자신을 됨을 배웠다. 영어는 외워야 하고, 문화가 다르기에 낯설고, 부끄럽고 힘든 언어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기 위해 만들어진 언어이고, 다양한 과정을 거쳐 문법이라는 형식으로 굳어지게 되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생각하게 되었다. 무조건 어렵다고 포기했던 마음을 버렸더니, 영어라는 학문에 좀 더 자신있게 공부하려는 마음이 생겼다.
엑센트와 뉘앙스의 차이를 알려주는 AAT와 AAT Grammar와 함께 공부하면 좋은 책이다. 읽기만 하는, 취업과 진학을 위한 영어가 아닌, 사람들과 대화하는 영어를 원하는 이에게 함께 공부하자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한 권이 책이, 그 사람의 인생을 바꾼다는 말이 있다. 한 권의 책이 그 사람의 어학실력을 일취월장하게 만들어 준다는 말, 믿지 않는다. 다만, 어려운 영어가 아닌, 기존의 영어보다 좀 더 쉽게 영어를 다가서고 싶다면, 시선을 바꾸는 데 도움을 주는 책이라 생각한다. 저자의 다른 책에 관심이 간다. 급하게 마음 먹지 않고, 매일 꾸준히, 영어에 대한 관심을 놓치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지금 이 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