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여행처럼 - 지금 이곳에서 오늘을 충만하게 사는 법
이지상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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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이 여행을 꿈꾸게 하는가?
 
 
  오늘이 어제같고, 내일도 오늘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매일 반복되어 다음 일이 예측가능하게 되는 순간,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이 지겨워진다. 현실에 대한 지겨움을 다른 곳에 대한 동경으로 변하고, 떠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늘 여행을 꿈꾼다. 여행을 떠난다고 해도, 지금 내 마음이 행복하지 않으면, 그곳에서 행복은 만나기 힘들다. 떠나고 싶어 떠나지 않고, 떠나지 않으면 사는 게 힘이 들어 떠나는 이들이 있다. 자유라는 이름을 갈망해서 20년 이상 저자는 여행을 떠났다. 여행에 돌아와서도 안착하지 못하고 마음은 늘 방황했다 이야기한다. 무엇이 나를 꿈꾸게 하고, 흔들리게 하는가?라는 물음에 답하기 위해 저자는 사회학자와 철학자들의 이론을 들추며 고민을 한다. 숙고한 저자는 방랑과 방황, 노마드적인 삶은 인간의 숙명이고, 흔들림은 근대화 된 효율과 인간을 수단으로 대하는 근대화 사회에 대한 저항이라 답을 내린다.
 
  독특한 책이다. 여행에 관한 정보보다, 여행을 떠나는 이들을 응원하기 위한 메시지가 가득한 책이다. 공간을 여행했던 저자는 자신의 삶의 시간을 여행하며, 자신의 행위와 존재의 의미에 대해, 여행의 의미에 대해 자신만의 답을 찾는다. 세상의 흐름이 변화할 때, 제일 먼저 그 변화를 느끼며, 행동하는 이들을 저자는 여행자라 이야기한다. 시대의 흐름을 먼저 읽는 이, 저자의 여행자에 대한 시선이 마음에 들었다.
 
 
#  여행지와 사람이 아닌, 여행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통의 여행 에세이는 여행지와 그 곳을 사는 사람들에 대한 관찰과 체험, 깨달음으로 구성된다. 자신만의 사유와 ’여행’이라는 움직임을 화두로 이야기하는 방식이 독특했다. 자연속의 삶을 꿈꾸지만, 인간이 생존하고 번영하는 과정에서 나온 도시를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되, 한계를 인식하는 문장이 기억에 남았다. 존재와 타자에 대한 열망과 생의 의미 등 가볍지 않은 주제들이, 여행의 경험담에 녹아 읽기에 불편함이 없다. 여행이라는 행위가 삶의 도피처도 아니고, 낯선 이에게 공포감을 주는 장소도 아니라는 사실을 글을 읽으며 깨달았다.
 
  반복되는 삶이 싫어, 여행을 떠나더라도, 결국 반복되는 짐을 싸는 일에 매너리즘을 느끼게 된다는 글이 기억에 남는다. 제도에 정착하지 못한 이는 사회의 반역자가 되고, 그 보다 더 힘든 이는 떠도는 일상이 권태에 빠져드는 일이며, 그때 방랑자들은 마약이나 섹스라는 무한에 빠지거나, 무한의 세계로 떠나는 수행을 하거나, 세상을 피해 은둔한다고 한다. 이때의 은둔은 정착이 아닌 방랑으로부터의 또 다른 이탈이 된다 저자는 이야기한다. 무작정 여행이라는 그리움과 멋져 보이는 가치에 빠져, 가볍게 여행을 생각했던 내 모습이 부끄러웠다.
 
  진지하게 고민해서 떠나던지, 행복을 위해서, 괴로움을 잊기 위해서 떠나던지 여행은 떠나는 이의 마음을 변화하려는 시도라 생각한다. 어떻게 떠나는 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왜 떠나고 싶고, 무엇을 꿈꾸는지 깊이 사유해 보는 일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결국 마음이다. 여행도 삶도 모두 마음에서 시작한다. 마음 하나 잘 잡고 올바ㄹ는 꿈을 꾼다면 언제나 자유로우리라. 우리가 꾸는 꿈이 바로 우리의 삶이다라는 글을 읽으며, 살아가는 인생과 여행에 대해 다시 고민해 본다.
 
  깊은 울림을 주는 책이다. 여행이라는 이름에 매혹되기보다, 떠나는 일, 지금의 현실을 놓는 일에 고민하는 이에게 보탬이 되는 책이라 생각한다. 진지한 저자와 진지하게 이야기하보면, 고민하는 답은 더 가까이에 있다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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