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란 무엇인가
크리스토프 바우젠바인 지음, 김태희 옮김 / 민음인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  공 하나에, 웃고 울다.
 
 
  둥근 공 하나를 두고, 손을 사용하지 않고 상대편의 골대에 공을 넣는 게임이 축구이다. 오프사이드 외 복잡한 규칙도 없고, 제한된 공간에서 22명의 선수들이 몸을 부딪치며 승리를 위해 싸운다. 특히 월드컵 때는 국가별로 하나가 되어, 자신의 편을 위해 열정적으로 응원한다. 그리스 전에서는 기분 좋았고, 아르헨티나 전에서는 우울했다. 공 하나에 웃고 우는 일이 자연스럽다. 왜 축구에 열광하는지 이유를 알고 싶었다. 축구에 관한 이야기가 가득찬 책을 읽다보면, 무언가 답이 나올거라 기대했다.
 
 
#  스타디움에서 종료 휘술을 불 때까지...
 
 
   FIFA 보고서 2000년 기준, 남녀 축구선수 2억 4200만명, 2000만명의 여자 선수가 클럽에 소속되어 축구를 한다. 책은 스타디움부터 규칙, 고, 템포 등 경기 자체적인 내용과 축구의 역사, 축구가 인간에게 미치는 의미까지, 다양한 주제에 관해 축구에 대해 이야기한다. 왜 외진곳에 경기장이 있는지, 관중들의 열기가 때로는 선수들에게 큰 부담이 된다는 사실, 2부리그에서 1부리그로 승격되는 경기 하나에 감동해서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논리와 감성, 에피소드가 적절하게 잘 구성되었다.
 
  가장 인상깊었던 주제는 적이었다. 축구와 비슷하게 제도화된 스포츠들은 집단 내부의 긴장을 내보내는 배출구였고 심각한 분쟁 발생에 대한 대안이었다. 그래서 이들은 어떤 의미로는 적대 부족을 상직적으로 살해하는 전쟁 제의였다 저자는 이야기한다. 집단 내부의 동일성 창조와 외부에 대한 분리를 통해 하나의 편에 소속되어 집단의식 형성에 필수적인 "적이라는 필요"가 자연스레 만들어진다. 어쩌면, 월드컵이라는 경기가 우리민족이라는 민족의식을 강하게 만들어, 민족에 대한 자긍심을 강하게 하는 요소가 되기도 하지만, 그 강점의 그림자에는 타민족이나 타국가에 대한 배타적인 감정을 더욱 강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며칠 후면, 나이지리아와 경기가 벌어진다. 아프리카 국가로만 알고 있는 나이지리아가 아프리카에서 인구가 제일 많고(1억 3천만명) 빈곤과 함께 기독교와 다수파인 이슬람교의 갈등과 세개의 대부족(하우사 족, 요루바 족, 이보 족) 간의 갈등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이제 축구, 특히 월드컵은 올림픽보다 더 상대의 국가와 문화에 대해 알게 만드는 문화의 교류자로서의 역할도 한다 생각한다.
 
  축구 매니아가 쓴 책이기에, 축구에 대해 우호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책이다. 축구란 경기 자체가 단순한 룰로 사람들을 빠져들게 한다. 책을 읽지 않아도 충분히 축구를 즐길 수 있다. 읽고 나면, 좀 더 깊은 시선으로 축구라는 경기를 바라볼 수 있는 책이다. 스포츠에 대한 열광이 정치와 경제에 대한 무관심으로 이어지는 사회이다. 올림픽의 인기가 한창일 때, 파병 결의안이 소리소문 없이 처리된 것처럼, 이번 월드컵이 잘 된다면, 정치권에서 자연스레 곤란한 일들을 처리해 버릴까 걱정이다. 스포츠에 대한 관심과 함께, 지금 내 주변에 일어나는 사건에도 클럽을 응원하는 팬의 마음으로 관심이 필요한 때다. 둥근 축구공이, 쌓인 스트레스도 날리고, 즐거움의 감동의 에너지를 가득 차게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승리보다는 경기를 즐기는 월드컵이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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