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다운 생활문화 일본어
오쿠무라 유지.임단비 지음 / 사람in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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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어를 익힌다는 건...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해서, 한국어를 능통하게 잘 이야기한다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그저 사람들하고 이야기하고, 보고 듣다보니,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 이가 많다. 낯선 언어를 익히기 위해서는 그 나라 문화를 좋아해야 하는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한국어와 다른 그 나라의 자음과 모음을 익혀 어느정도 발음을 쓰고 읽는데 익숙해지게 되면, 초급 단계를 뗐다고 말한다. 중요한 건 중급, 단어와 친숙해져야 하고, 그 나라와의 문화에도 익숙해져야 한다. 드라마나 영화, 애니메이션, 소설과 같은 문화상품을 넘어, 배우고 싶은 외국인이 사는 고장의 풍속과 살아가는 모습을 궁긍해하고, 더 알고 싶어졌을 때가 중급에 한 걸음 내 딛었을 때라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교재라도, 한 권으로 그 나라의 언어를 익히는 일은 불가능하다. 좋은 외국어 교재는 한 권으로 많은 걸 알려주고, 해결해 주는 해법 모음집은 아니라 생각한다. 나의 한계를 알게 해주고, 그 다음을 꿈꾸게 하는 교재가 좋은 교재라 생각한다. 그럴려면, 배우려는 이가 자신의 수준을 알아야 하기에, 자신의 수준과 목표를 정하는 일이 어떤 교재를 선택하는 일보다 더욱 중요하다 생각한다.
 
  생활문화를 이야기하는 접근방식이 마음에 든 책이다. 가나다라를 익히고, 한국어사전을 옆에 끼고 외운다고 해도, 그나라의 풍습과 문화를 알지 못하면 회화실력이 늘지 않는다. 일요일 낮에 KBS에서 하는 가요프로그램인 전국노래자랑도 외국인이 보게되면 그냥 하나의 노래경연프로그램과 갈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옛날 오일장터에서 모여, 사람들과 흥정하고, 남사당패가 공연을 벌였던 풍속과 지금의 노래자랑의 모습이 닮았음을 생각해본다면 한국인만의 특유의 정서가 거기에 깃들여 있음을 알게 된다. 정보만으로는 문화를 다 설명하지 못한다. 문화에 대한 힌트가 책에 숨겨져 있는 이 책은, 일본어를 좀 더 깊게 공부하려는 이에게는 특별한 책이라 생각한다.
 
 
# 단어와 문장 사이에 숨어있는 생활 풍속들..
 
 
  히라가나와 가타가나를 떼고, 어느정도 일본어 어휘에 익숙해진 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책이다. 집안거리, 먹을거리, 자랑거리, 느낄거리, 큰일거리, 하늘거리, 놀거리 등 집안의 대화, 식당, 축제 등 사람들과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공간을 10개의 테마로 잡아, 그곳에서 일어나는 단어와 문장들을 익힐 수 있게 정리된 책이다. 일러스트를 사용해서 눈에 쏙 들어오게 하는 단어설명과 회화문장을 바로 익힐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회화에 동사를 사용하는 일이 많은 것처럼, 동사에 대한 표현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다. 문장을 통해 복습이 가능하다.
 
  일본에 매년 12월 초에 유행어 대상이라는 시상식이 있다는 사실과 분향하는 방법과 조전의 예와 문상하러 할 때 쓰는 표현이 다양하게 있다는 사실을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실제 걷고, 마시고, 이야기할 때 필요한 표현을 익힐 수 있어 좋았다. 기분이 나쁘다, 속이 나쁘다로 쓰이는 어휘가 싫은 말을 듣게 되었을 때와 숙취로 속이 좋지 않을 때 다양하게 쓰일 수 있다는 사실도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놀거리에서 우리나라와 비슷하지만 다른, 장기에 대한 설명이 있는 점도 독특했다. 생활문화의 특색에 맞게, 특징을 잘 잡았다고 할까. 깊은 내용은 또다른 책에서 익혀야 하지만, 생활의 결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간략하게 나와있는 점이 좋았다.
 
 
#  한 걸음 더 내딛고 싶은 이를 위한 책.
 
 
  단순히 일본을 여행하거나, 일본에 흥미가 있는 이 보다는, 일본사람과 좀 더 깊은 대화를 하고, 그들의 문화를 더 알고 픈, 중급 수준의 일본어 학습자에게 어울리는 책이라 생각한다. 이 책에 나온 단어와 어휘를 안다고, 일본 사람과 모든 이야기를 다 원활하게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원어민과 이야기하려면, 그나라의 생활문화에 대해 이 정도는 알아야 한다 생각한다. 자신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기에 용이한 책이기도 하다. 특히 1년 놀거리를 두고, 한 달에 하나씩 공부하다보면, 일년이 금새 지나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매일 꾸준히 1시간씩, 공부하는 성실한 이에게는, 시간이 흐른 후 자신의 일취월장한 실력을 다지는데 큰 보탬이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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