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심리학 - 천 가지 표정 뒤에 숨은 만 가지 본심 읽기
송형석 지음 / 청림출판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 유심히 관찰하면 그의 특성은 자연히 드러난다.
 
 
  누군가를 이해하는 일은 쉽지 않다. 하루에도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기분과 태도가 달라지는 걸 보면, 가끔 나 자신도 이해하기 힘들 때가 있다. 상대에 따라 내 모습도 함께 변하는 움직이는 거울이 생각난다. 최근에 생각한 나라는 존재에 대한 답이다. 푸른 하늘의 솜사탕을 풀어놓은 듯한 예쁜 흰구름을 보고, 기분이 좋아진 후 누군가를 만나면, 상대가 꺼려지는 이라도 유연하게 넘기기도 한다. 감정을 가지고 있는 움직이는 거울이다.
 
  어릴 적 타인의 마음을 읽는 초능력자가 되고 싶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했다. 그다지 잘못한 거 같지 않은데, 크게 화를 내거나, 전혀 엉뚱한 반응을 보이는 이를 만나게 되었을 때, 저자와 같은 생각을 했었다. 저자는 상대의 마음을 읽을 순 없지만, 남을 보고 유심히 관찰하면, 다른 사람의 특성도 읽을 수 있고, 거기에다 자신도 발견할 수 있다 이야기한다. 하루에도 남 걱정을 해 주는데, 많은 에너지를 쏟는 사람들을 보면, 사람들마다 각자 자기만의 시각을 가지고, 타인을 재단한다는 생각을 했다. 나와 비슷한 이에게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와 다른 이에게는 부정적인 반응으로 대한다. 타인에 대해 잘 이야기하지 않지만, 이야기했던 내용을 잘 기억하고 있는 것을 보면, 타인에 대한 관심은 내게도 넘친다는 생각을 했다.
 
  다른 이를 읽는 말투, 표정, 상대의 반응 등 소소하지만 일리있는 도구들이 소개된다. 가장 눈길이 갔던 설명은 그 사람이 어떤 단어에 집착하는 가였다. 반복되는 말을 잡애낸 다음, 그 단어의 특성을 분석하라는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말에는 그 사람의 사고방식이 녹아있다는 설명이 마음에 와 닿았다.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단어들이 그 사람의 성격을 만들고, 성격이 그 단어를 반복되게 사용하게 만드는 순환구조를 이룬다는 생각을 했다.
 
 
# 성격 문제가 심한 이들은 가능하면 피해라.
 
  상대하기 힘든 사람을 만나게 되면, 가능하면 피하게 된다. 보통 많은 책들에서는 문제점이 나오게 되면, 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제시해주는데, 저자는 견디기 힘는 이는 가능하면 피하라는 솔직한 이야기를 한다. 처음에 이런 사람을 보면, 상당히 매력적이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끌려 깊은 관계를 맺게 되지만, 어떤 사람인지 감당할 수 있는지 정도는 판단을 하고 만나라는 이야기가 좋았다.
 
  대신, 하나씩 문제를 벗어날 수 있는 힌트는 남겨둔다. 고압적이고 위압적인 이에게는 당당함과 이성적인 면을 이용할 것을 권한다. 대화의 초점이 타인에게 가는 걸 못 참는 이에게는 무한한 인내심을 가진이가 어울린다 이야기한다. 독특한 점은, 다 개성적이고 독창적이여서 어울리는 이들이 없어 보이지만, 각자의 특성들이 묘하게 맞물려 각각 어울리는 이들이 생긴다는 점이다. 짚신도 짝이 있다는 말이 책을 읽으며 자꾸 떠올랐다. 자기 얘기만 하고, 자기 입장만 생각하는 사람들의 내면에는 어떤 요소들이 있고,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알다보니, 심하지 않지만 우리 주변에 많이 볼 수 있는 이들의 이야기라는 점을 알 수 있었다.
 
 
# 정신과에 관한 편견이 사라졌으면...
 
 
  에필로그를 보면, 정신과에 대한 편견이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저자의 글이 나온다. 힘들고 어려운 일을 겪게 되면, 마음의 상처가 따라오기 마련인데, 사람들은 마음의 상처를 쉽게 외면하거나 남에게 알리지 않으려 한다. 숨기려고, 숨기려고 하는 마음이 쌓이다 보니, 더 큰 마음에 종기가 생기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자살률 1위인 한국, 항우울제만 조금 더 쉽게 생각하고 먹어주더라도 지금의 자살률은 반으로 떨어질 것이라 자신하는 저자의 말에, 우리의 정신과에 대한 시선이 드러나 안타까웠다.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듯이, 마음이 아팠을 때 병원에 가는 일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 더 따뜻하길 바란다.
 
  21세기에 들어오며, 뇌에 대한 연구결과가 하나씩 나오고 있다. 마음이 뇌에서 만들어지고, 마음의 변화와 뇌의 작용이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정보들이 계속 나온다. 인간의 성격이 분류되는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건, 서로에 대한 배려라 생각한다. 넌 이런 사람이니까 안돼가 아니라, 이런 당신도 함께 잘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려는 모두의 배려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모두가 인식할 때, 사회는 더 밝아지고, 마음의 상처와 스트레스로 인한 범죄도 줄어들거라 생각한다. 늘 경제는 어렵고, 흉흉한 사건들을 보면, 인간에 대한 신뢰가 자꾸 떨어진다. 그래도,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더 많기에, 사회가 유지된다고 생각한다. 감당하지 못한 이는 상대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요령이다. 타인을 열심히 들여다보니, 특히 공감하는 부분은 나의 일면도 있다는 점을 알게되었다. 성격을 바꿀 수는 없지만, 내 마음의 결과를 다르게 하는 건 가능하다 생각한다. 나와 매우다른 이를 만나도 쉽게 당황하지 않게, 도와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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