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하는 에디터 - 고경태 기자의 색깔 있는 편집 노하우
고경태 지음 / 한겨레출판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  재미 고경태 달인의 20년, 편집 이야기. - 제목만 봐도 내공 팍팍
 
 
  한 길을 10년 이상 걷는 이를 프로라고 한다면, 20년을 걷는 이는 달인, 30년 이상은 명인이나 전문가라 생각한다. 저자는 19년차, 1000번의 마감을 넘긴 달인이다. <한겨레 21>의 창간호부터 표지와 잡지광고의 문안을 작성하였다. 한겨레 주말섹션 <ESC> 편집장을 거쳐, 지금은 <씨네 21>의 편집장이다. 독자의 관심을 끌 수 있다면, 적당한 뻥이나, 도를 넘지않는 낚시질은 괜찮다고 생각하는, 재미만이 살길이라 주장하는 독특한 편집론을 주장한다.
 
  목차의 제목만 보더라도 저자의 내공이 느껴진다. 재미있으면 용서하라?에서 편집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재미의 힘을, 다이어트, 다이어트와 제목을 갖고 놀자에서는 기사, 표지의 헤드라인을 뽑을 때, 핵심을 추려내는 압축과 관심가는 제목 뒤에, 진땀나는 제목짓기의 어려움이 드러난다. 그래, 사기 좀 쳤다!에서는 약 13년간 600여개의 표지와 광고문안에서 가려뽑은 스스로 평가했던 웃기거나 나빴거나, 논쟁적이였던 경험담을 보여주고 짧은 글을 덧붙인다. 코멘트를 읽다보면, 후배 편집자에게 들려주는 저자의 편집관이 생생하게 드러난다. 무기 사용 설명서에서는 국어를 다루는 편집자에게 필요한 글쓰기 능력에 대해, '음모'를 획책하라에서는 콘텐츠를 써 줄 필자관리법과 아이디어 찾는 방법을 소개한다. 첫 경품당첨의 기쁨, 주간지 <한국농어민신문>, 정치광고회사, <ESC> 편집장, <씨네 21>까지 에세이에서를 읽고나면, 문외한이 일을 맡으면서 두드렸던 노력과 실패의 경험, 도전하는 마음 등 긍정적인 저자와  고투 속 깨달음의 알맹이와 만나게 된다.
 
 
#  하나도 놓치면 안돼 - 헤드라인과 지면관리, 글쓰기 능력, 기획력
 
 
  일간지에서 편집만을 배우는 이가 아닌, 때에 따라서는 기획도 해야 하는 기획편집자를 마음에 두고 쓴 책이다. 중소잡지, 일간지에서 둘 다 잘해내야 하는 이가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다. 아무것도 모른 채, 편집에 뛰어든 저자의 삽질과 모방, 응용뒤에 오는 노하우는 자주 읽을수록, 약이된다. 저자는 편집자에게 필요한 능력으로 헤드라인과 지면관리, 글쓰기 능력과 기획력을 강조한다. 편집실무강의에서 경험한 수강생과의 상호교류의 흔적과 다양한 사례들을 보여주고, 자신의 생각을 코멘트한 점이 인상적이다. 실제 수강생의 당혹스러운 감정과 그 후 변화된 자세까지 솔직하게 고백하는 부분을 읽었을 때는, 실력과 대면할 땐 괴롭더라도, 만남 이후, 성장의 힌트를 가장 잘 느끼게 만드는 수업이라는 생각을 했다.
 
 
# 해 봤더니... - 표지와 헤드라인의 뒷이야기, 나를 딛고 넘어봐.
 
 
  이 책 만의 강점은 600개가 넘게 만든 표지와 헤드라인을 추려 뽑아,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 논쟁적인 부분을 짚으며, 자신의 편집관을 설명한 4부이다. 표지의 목차를 구해, 자신이라면 어떤 표지를 넣을 것인지, 연습하고, 차이를 찾다보면 자신의 강점과 개선점을 찾게 될거라 생각한다. 주간지 편집 일을 처음 한 <농어촌 신문>에서 모르는 기사는 물어가며, 도서관에 들려, 다른 주간지와 신문을 보며, 레이아웃과 글씨체, 헤드라인과 제목짓는 요령을 6개월간 꾸준히 노력한 저자의 경험기는, 편집을 하고 싶지만, 경험이 없다는 생각에 빠져있거나, 편집을 하고 있는데, 넘기 힘든 벽을 느끼는 편집자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라 생각한다. 오래 엉덩이를 붙이고 궁리하다보면 결국 이름이 나오더라는 말처럼, 꾸준히 노력하고, 응용하고, 배우려는 노력이 자신의 강점을 찾고, 자신을 더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란 생각을 했다. 무엇보다 즐겁게, 재미있게 하려는 마음가짐은 엉덩이를 붙어있게 하려는 큰 힘이다.
  
  편집에 관한 많은 책들이 나와있지만, 편집에 관심이 있는 문외한이나, 편집외에 기획안도 내야 하는 중소편집자들에게 노하우를 전해주는 책은 없었다.   원리를 가르치려 하지, 실제 하나하나 꼼꼼히 지적하지 않는 현실에서, 저자의 지적은 핵심을 짚고, 예리하기에 소중하다. 경험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용기, 하나로도 편집자의 삶을 꿈꾸거나, 실무에 편집이 필요한 이에게 반면교사 또는 따라하고 싶은 배움의 의욕을 전해주는 책이다. 편집자 생활, 19년을 돌아보는 회고록과 닮은 책이기에, 노하우가 강조된 책이다. 이론만 내세우거나, 요령을 가르쳐 주지 않는 글보다  매혹적이고 끌린다. 자신을 넘어 자기만의 글쓰기와 편집 스타일을 찾기를 바란다는 저자의 바램처럼, 모방하거나 발끈하는 노력을 기울이다 보면, 자기만의 편집의 결이 나올거라 생각한다. 변하고 싶거나 배우고 싶은 생각은 간절한데, 방법을 찾기 어려워 고민하는 이에게 도움을 주는 책이다. 경험의 엑기스가 담긴 알찬 책이다. 노하우를 지닌 편집자들의 다른 책들도 출간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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