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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 법이라고? - 10년을 거꾸로 돌리는 MB악법 바로보기
강풀 외 지음 / 이매진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것을 보게 될 것이다.
MB 정부 들어서면서, 상상 이상의 것을 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합법적이라는 이름으로, 말할 자유를 잃고 있고, 희망이 아닌, 절망의 그림자를 멍하게 바라보고 있다. 사기에 나온 고사가 생각난다. 북쪽으로 가야 하는데, 남쪽으로 방향을 튼 사람이, 열심히 말에 채찍을 가하며 달려간다. 그가 가는 방향을 알던 사람이, 반대쪽으로 가고 있다고, 방향을 돌려야 한다 말하지만, 그는 열심히 채찍질을 하고 있으니, 곧 자신이 원하는 목적지가 나올 것이라 말한다. 2008년 이후, 언론과 발언의 자유에서, 급속도로 뒤걸음치고 있다. MB정부를 지지하던지, 반대하던지간에, 언론의 자유가 위축되었다는 사실은 모두가 동의할 것이라 생각한다.
누군가에 대한 극단적인 증오의 감정 없이, 왜 이렇게 일을 추진하면 안된다고 말할 순 없는 것일까? 누군가를 미워하는 일은 쉽지만, 대안을 제시하는 일은 쉽지 않다. 생각해보니, 정치를 싫어하면서도, 대안을 생각하기 보다는 누군가를 미워하고 욕하면서 그냥 스트레스를 풀어왔다는 생각을 했다. 정부의 정책과 대응을 살피기에는 나의 지식이 일천하고, 주변에서 알려주는 사람도 적다. 그리고 반대하는 사람의 의견이, 자신의 정치적 야망과 이해관계가 결합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설명이 필요했다. 왜 그가 그렇게 하면 안되는지, 증오의 마음 없이, 합리적인 이야기로 왜 안되는지 말해주는 이야기가 필요했다. 일반인이 이해할 수 있는 상식적인 선에서 왜 법안이 통과되면 안 되는지, 정권 이후에 다시 고치면 왜 안되는지 설명해 주는 사람이 필요했다. 주변에 희망적인 기대와 증오의 발언을 하는 사람은 많지만, 법안의 내용을 깊이 들여다보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적었다. 적과 나, 아군과 적군으로 나뉘어서 한 쪽을 따르라는 분위기만 느껴진다.
글은 생각의 정립하기에는 좋지만, 오래 읽기에는 힘들다. 특히, 법안들은 깊이 이해하기 전에 사람들에게 거리감을 두게 한다. 도대체 이걸 한다고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거지? 직감적으로 이건 아닌데, 라고 인식할 수 있지만, 구체적으로 타인에게 말해주려면 설명이 필요하다. 일반 사람들도 쉽게 다가서게 만드는 친근감, 이미지와 글로 사람에게 다가서는 만화만큼 좋은 수단은 없다. 만화가와 MB악법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연합해서 릴레이 시리즈로 MB 악법에 대해 인터넷에 만화를 연재했다. 4대강 살리기, 병입수돗물 판매, 비정규직 보호, 최저임금법, 인권위원회 축소, 방송법, 언론법, 사이버 모욕죄 등등 시간이 지날수록 그 위험성을 인지하게 되는 법안이 왜 위험한지 설명하고 있다.
# MB를 지지하던지, 거부하던지 꼭 읽어봐야 할 내용들.
정치적 견해에 따라 누군가를 지지하고 거부할 권리는 있다 생각한다. 민주주의 사회는 자신의 상식으로 이해되지 않는 사람들도, 함께 대화와 토론을 통해서 문제를 풀어가는 사회라 생각한다. 경제살리기도 좋다. 부자들이 더 잘사게 만드는 상황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지금의 법안들은 부자들도 잘사는 법안들이 아니라, '부자'들만, 부자들만 시민의 자격이 주어지는 듯한 사회로 가는 징검다리가 되는 법안들이기 때문에 동의할 수 없다 생각한다.
만화의 많은 내용들은 법안이 통과되었을 때, 악용될 수 있는 최대한의 상상력을 이야기하고 있다. 합리적인 대의민주주의가 존재하는 사회라면, 우파의 방향으로 간다 하더라도, 독소조항은 최대한 없애면서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맞다 생각한다. 전쟁처럼, 승자가 모든 걸 갖고, 패자는 노예처럼 사는 사회처럼 지금, 국회에서도 행정부의 많은 부분에서도 밀어부치기가 횡횡하고 있다. 사실, 국민들이 할 수 있는 건 없다. 내가 찍지 않았어도, 누군가가 MB를 찍고, 누군가를 투표를 하지 않았기에 MB가 당선이 되었고, 그 결과는 치뤄야 한다 생각한다.
극단적 공포로 인한 불안으로 인한 지지가 아닌,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방향성에 대해 논의하고 의견을 종합할 수는 없는걸까. 대통령 선거의 제도 및 행정구역 개편 등 많은 사항들에 대해, 사람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막연한 그림만 그릴 뿐, 세부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왼쪽과 오른쪽,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의견을 내고, 논리라는 무기를 가지고, 우리 사회의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싸우는 대결의 장을 꿈꾼다. 가장 힘없고 약한 사람들이, 능력이 없기 때문에 그래도 싸다는 냉소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는, 가난함이 불편할 수 있지만, 부끄럽고, 자신의 삶을 비관하지 않게 만들어가는 방향으로 우파는 국가가 그들을 보호해준다는 논리로, 좌파는 당연히 그들의 권리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계층과 최약계층을 지원해야 하는데, 그에 합당한 그림이 느껴지지 보이지 않는다.
중요한 건, 조금 더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시민들이 사회에 기대하는 정치적 상상력이 커지고, 그에 대한 기대가 표와 실천으로 나타날 때, 권위와 경찰력과 벌금과 자의적인 법의 해석으로 시민의 행동을 제한하는 일은 없어질거라 생각한다. MB정부를 통해, 잃어버린 10년동안, 무엇이 사라졌는지 깨닫고 있다. 살아숨쉬는 공기처럼, 있을 때 잘 몰랐지만, 사라지고 난 후, 숨이 켁켁 막히고, 가슴이 답답해지는 소중한 민주주의와 인권, 언론과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지 절실하게 깨닫고 있다. 현실은 힘들지만, 어떻게든 다들 잘 살아남아, 더 나은 상상력을 실천할 수 있는 꿈을 가지고 있었으면 좋겠다. 꿈은 혼자 꾸는 것도 좋지만, 함께 꿈꿀 때 더 현실에 가까워진다 생각한다. 대화와 토론을 통해, 기꺼이 반대의견을 지닌 사람들과, 결코 서로 설득할 수 없음을 알면서도, 치열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사회를 꿈꾼다. 이 책에 나오는 악법에 대한 주제를 가지고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동참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