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마드레 - 공존을 위한 먹을거리 혁명
마이클 폴란 외 지음, 송민경 옮김 / 다른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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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 우리가 외면과 무관심으로 시간을 보내는 동안, 농촌은 지금 붕괴되고 있다.
 
 
  화학제품에 자유롭지 못한 세상에 생존하고 있다. 유기농 제품도 농약을 전혀 안 쓰는것이 아니라, 저농약이라 생각하는 것이 맞다고 농사를 짓는 친척이 말해주었다. 친척은 농약을 최대한 적게 쓰는, 친환경적인 농법을 사용하지만, 상품가치가 떨어지기에 잘 팔리지도 않고, 소득도 많지 않다. 할머니는 혼자서 그래봤자 소용없다고 하시지만, 친척이 농약보다 사람들의 건강을 생각하는 마음이 대단하다 생각한다. 단순한 생각에도, 벌레도 죽어버리는 농약과 항생제가 많은 벌레먹은 흔적없는 과일이 몸에 이롭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판로를 잘 개척하면 제 값을 받을 수 있을텐데, 농사를 같은 종으로 매번 짓는다고 보장할 수도 없고, 신뢰라는 것이 쉽게 형성되는 것이 아니기에 그저 지켜볼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외국처럼, 자국의 생산물을 외국으로 수출하고, 외국의 싼 농산물을 자국으로 수입하는 무역은 한국사회에도 존재한다.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서는 미미하다 생각한다. 아직 농촌에서 농사를 짓는 농민들과 농촌이 건재하기 때문이다. 기업이 생산을 하면, 대량생산과 효율적으로 잘 할거라는, 식품인증을 받아 안정성이 높을 거라는 생각을 하기 십상이다. 책을 읽기 전에는 그렇게 생각했었다. 유통비용과 보존비용을 제외한다면, 각국에서 많이 생산해서, 다른 나라에 제값을 파는 것이 서로의 이익을 좋지 않을까, 무역도 활성화되고 좋겠다 생각했었다.
 
  책을 읽고 나니, 어처구니 없는 상상에 불과했다는 점을 알게되었다. 도시인이 농촌을 생각할 때, 깨끗한 공기와 순박한 사람들을 생각하는 이미지된 이상적 로망을 갇는 것처럼, 실제 현실은 상상과 다르다. 기업의 이익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는 어처구니 없는 현실은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
 
  FTA와 무역이 활성화 될수록, 한국사회의 농촌과 농업은 무너지고, 기업화 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정부에서는 근본적인 대책을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지만, 현실에 와닿는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 산업을 위해서라는 변명을 가지고 농업의 절규에 외면하고, '내 일이 아닌데 뭐'하면서 무관심하는 동안, 농촌에 남아있는 사람들은 사라지고, 그 틈은 기업이 차지할 것이다. 가격을 독점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순간, 우리의 선택권은 사라져 버린다.
 
 
# Slow food 운동과 local food 운동으로 지구를 살리자.
 
 
  테라 마드레라는 말은 '대지의 어머니, 지구'라는 뜻이라고 한다. 좋은 음식, 깨끗한 음식, 공정한 음식이라는 슬로건으로 150여개국, 1200 공동체, 5천명의 사람들이 테라 마드레 모임에 모였다. 함께 열린 슬로푸드박람회에서는 20만명이 모이는 성과를 거뒀다. 항생제 남용으로 인한 슈퍼바이러스, 조류독감 역시, 공장형 가축사육으로 인해 병이 거쳤다고 한다. 유전자변형의 특허를 가지고 있는 회사에서 종자를 독점해서, 발아되지 않는 불임종자와 속성종자를 만들어 내지만, 기업을 위한 법률로 인해, 지적재산권이라는 이름으로, 농부들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종자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는 현실이다. 농업을 먹거리를 생산하는 단순한 과정으로 생각하는 마인드가, 이런 결과를 만들어 냈다 생각한다.
 
  저명한 인사들의 글도 좋았지만, 미국의 식품을 파는 점원이 이야기하는 질나쁜 유기농제품과 슈퍼마켓의 판매전략, 농업법안의 문제점을 볼 수 있는 점이 가장 좋았다. 유기농과 로컬푸드라는 이름 역시, 제품을 파는 하나의 이미지로 상품으로 둔갑할 수 있다는 점,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감시하지 않는다면, 언제라도 이윤을 위해, 신뢰를 저버리는, 일이 일어날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지역적 특성과 전통을 살린 다양한 식생활 문화 건설을 결의한 저자들의 외침을 들었다. '값싼 식량'이라는 산업형 농업의  환상적인 이미지에 속았음을 알 수 있었다. 많은 에너지와 인력을 소모하면서도 비효율적으로 생산하는 기업보다 유기농으로 더 많은 수확을 낼 수 있다는 점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고, 가축을 먹이기 위해, 굶어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는데 많은 곡식들이 그곳에 소비된다고 한다.
 
  63억의 인구 중, 8억은 굶주리고, 12억은 영양과잉으로 비만이 된 현실, 63억의 인구가 120억명을 먹일 수 있는 식량을 가지고 있지만, 굶어죽어가는 사람이 발생하는 현실의 이유를 산업농업의 실패의 결과라 저자는 설명한다.
 
  신토불이라는 말처럼, 그 지역의 제철음식을 그 지역에서 사람들이 먹는 일은, 농부를 살리고, 자신의 건강도 살리면서, 농업문화를 지키는 힘이 된다. 하지만 현실은, 이윤이라는 이름 아래, 농업문화를 자연스럽게 쇠퇴하게 만들고 있다. 때론 알지만, 대세를 거스를 수 없다고 외면하고, '난 취직해서 농업과 관련없는 일을 하는 걸', '난 아무 힘도 없고, 내가 뭘 할 수 있겠어'라고 무관심하거나 포기하는 동안, 기업을 위한 법률을 제정되고, 농촌은 사라지고 농업기업이 그 빈자리를 채우게 된다. 칼로리를 맞추기위한 다양한 시도들, 값싸고 저렴한 식품은 도달하지만, 그것을 검증하는 방법은 쉽지 않고, 위험을 증명할 수 없기에, 아직 안전하다는 이름으로 기업은 제품을 선전할거라 생각한다.
 
 
# 아이를 둔 부모님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
 
 
  비혼주의자보다 아이를 둔 부모님들이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값비싼 유기농 제품을 먹일 능력이 없는 중산층 이하 부모님들이 아이를 위해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 아이를 위해, 좋은 교육환경과 많은 사회적 자산과 돈을 남겨주는 일도 중요하지만, 건강하고, 안전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일은, 그 어떤 것보다 우선한다고 생각한다. 아버지, 어머니, 개인은 아무것도 할 수 없이 무력하지만, 개인이 모여 관심을 가지고, 테라 마드레 등의 슬로푸드 운동과 로컬푸드 운동을 지원하는 데 힘을 보탠다면, 정치인들도 그 일에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고, 농업을 위한 정책에 신경을 쓸 것이라 생각한다.
 
  아무리 산업이 고도화로 발달하더라도, 깨끗하고 안전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없다면, 행복한 삶이 아니라 생각한다. 무역을 하지말고, 지역 음식만 먹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무역을 하더라도, 지역 내 기업이 아닌, 자영농들이 종자를 쉽게 구할 수 있고, 농사를 지어 제 값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지원해야 한다 생각한다.
 
  지원금보다 더 중요한 것은, 농업이 우리의 문화를 지켜내는 파수꾼이며, 사람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소중한 직업이고, 다른 일자리만큼 경쟁력이 있는 직업으로 인식하게 하는 분위기라 생각한다. 지금 당장, 싼 가격을 찾다보면, 만여종의 종자가 150종, 8종으로 단일화되어가듯이, 세계 모두의 인구가 하나의 완전음식만을 먹는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 행복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이 단순할 수록 그 나라는 선진국이 아니라는 말이 기억난다. 다양한 음식으로 끼니를 채울 수 없는 사회는 건강한 사회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문화의 발전을 위해, 미래의 발전을 위해, 당장 보이지 않지만, 농업에 대한 관심은 필요하다. 모두가 힘을 합한다면, 아직, 늦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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