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가 끝나기 전에 꼭 해야 할 21가지
신현만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 정말 내가 뭘 원하는지 알 수 있을까?
 
 
  힘겨운 일에 도전하기보다, 도전하고 싶은 마음을 만드는 과정이 더 힘겹다 생각한다. '하고싶다, 이걸 꼭 해보고 싶어'라는 마음이 생기면, 거침없이 몰두하게 되고, 성과가 나온다. 현실은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내가 해야하는 일 사이에서 방황하다가,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한 채,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잊으며 또 하루가 지나감을 멍하니 바라보고 만다. 수 많은 날들을 고민하면서도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알 수 없는 이유는, 배우고 닮고 싶은 역할모델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산업의 발달과 회사의 구조조정, 정보지식사회로 넘어가는 물결을 지켜보며, 전문성과 자신을 브랜드화 시키는 일의 중요성을 인식하지만, 학교에서도 주변에서도 내가 뭘 원하는지 알려위한 방법을 제시하지 못한다. 내가 뭘 원하는지는 자신이 가장 잘 알 수 있고,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과정은 누구도 대신 해 주지 못한다.
 
  한 발자국 내딛게 되면, 초심을 잊고 끊임 없이 그 길을 걸으며, 자신의 선택을 아쉬워하는 사람을 보며, 답없는 무기력에 빠져있을 때, 이 책을 만났다. 얼마지나지 않아 30대의 인생을 살아야 하기에, 책제목에 끌린 점도 사실이다. 헤드헌터로 재직하며, 『회사가 붙잡는 사람들의 1% 비밀』의 저자인 점과 지인이 추천하는 주목하는 저자중의 한 사람이라는 점과 무엇보다 서문에 20대에 자신이 살피지 못했던 부분에 대한 반성의 기록이라는 점이 마음에 와 닿았다. 상황에 끌려, 무작정 직장생활을 시작하다가 경험한 시행착오를 덜어주고 싶은 마음에, 자신의 20대를 돌아보며, 꼭 한 번 살펴보았으면 하는 저자의 바람에 기대, 앞으로의 꿈들에 집중하는 현실에서 비켜나, 20대를 뒤돌아보고 싶은 마음에 선택했다. 자기계발서와 재테크 서적은 책이라 생각하지 않았던 편견을 깨고 싶은 마음도 일부 담겨있다.
 
  상황이 좋지 않더라도, 꿈을 잊으면 안된다는 어른들의 잔소리를 듣는 마음으로, 책을 읽기로 결정했다. 이것만 알면 성공할 수 있는 비서를 얻는다는 기대를 버렸다. 무기력에 빠져 상황을 탓하며, 주저앉아 있기에는 지금 이 시간들이 너무 아까운 마음에 부정적인 생각은 외면하기로 했다. '니들이 고생이 많다~, 엄살 부리지마. 우리 땐 더 힘들었어. 이것들아!'라는 기성세대의 불편한 잔소리를 듣는 기분으로 책을 읽기로 했다. 기대와 욕심을 버리니,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 눈에 들어온다.
 
 
#  뻔하지만, 곱씹어 생각해 볼 가치가 있는 21가지.
 
 
  꿈, 열정, 도전, 경험 등 21가지의 내용들은 많이 들어본 이야기거리이다. 성공한 리더들의 에피소드를 들어 설득력을 높이는 부분도 자기계발서와 전형적 형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뻔한 이야기임에도, 하루하루 살아가고 현실에서 잊고 있었다는 인식이, 책을 통해 얻은 최고의 소득이다.
 
  현실의 5퍼센트만이 들어갈 수 있는 안정된 삶에 발을 들이기 위해, 사람들이 지지해주는 괜찮은 무언가를 하기 위해, 남들이 다 하는 스펙을 얻으려는 노력보다, 진정 내가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자신을 좀 더 들여다봐야 한다는 메시지에 고개를 끄덕였다. 20대는 씨를 뿌리는 시기라며, 어떤 씨를 어디에 뿌릴것인가가 중요하다는 삶을 바라보는 방향제시가 마음에 들었다. 고등학교 졸업, 어쩌면 대학교 졸업까지는 비슷비슷한 시기를 보내지만, 그 후부터 20대의 남은 시간들을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20년 뒤의 자신들의 삶은 궤적은 큰 차이를 이룬다는 점을 인정한다. 특히, 부모님에게서 얻을 넉넉한 재산도, 자기 삶을 준비해야 하는 가족의 넉넉한 형편, 인맥의 현실이 존재하는 불공평한 사회의 틀에서 가진것이 없는 20대라면, 더 빨리 자신의 삶의 방향을 정하고 매진하는 일이 필요하다 생각한다. 형편이 넉넉하다면, 마음편하게 준비할 수 있지만, 그럴 여유가 없는 이에게는 생존의 조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산업사회에서 지식정보사회, 금융사회로 변해가는 추세와 컨설턴트가 주목받는 지식과 사람의 네트워크가 중요시되는 현재의 트렌드도 잘 반영되어 있는 책이다. 결국 내가 뭘 원하는지 알 수 있는 나만을 위한 맞춤방법은 제시되지 않았다. 현재의 위치를 점검하고, 사소하다, 이미 아는 이야기라며 지나쳤던 생각거리들을 한 번 더 돌아보게 하는 점이 좋았다. 이미 자신이 갈 길의 방향을 정한 이보다는, 고민하고 고뇌하며, 뭘 어떻게 하며 살아야 할지 방황하는 10, 20대의 청춘과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싶은 기성세대들에게는 보탬이 될 책이라 생각한다.
 
  꿈과 열정만 있으면, 모든 걸 이룰 수 있는 한국사회라 생각하지 않는다. 현실은 어둡지만, 잘 살아남아, 앞으로 자라나는 아이들이 20대에 사회의 현실을 보며 좌절하지 않도록, 배려해 줄 수 있는 힘을 갖기 위해서라도, 지금의 20대가 꼭 살아남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자기계발서의 장점은, 어두운 현실보다는 더 나아질 수 있는 밝은 희망에 집중하도록 유도하는 점이라 생각한다. 실패하지만, 좌절하지 않는 삶, 노후를 위해 오래 일할 수 있는 직업을 찾아라하는 메시지는 20대가 꼭 기억해야 할 메시지라 생각한다. 제발 꼭 살아남아, 2-30년 후, 20대들이 자신의 꿈을 꾸어가는 데, 오래 방황하지 않는, 꿈을 위해 도전하고 싶은 사회가 되는데 함께 힘을 보탰으면 하는 바람이다. 책의 흔적을 남기는 일에 빌어,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20대에게 힘내서, 꼭 살아남자는 메시지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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