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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워지면 일어나라 ㅣ 수키 스택하우스 시리즈 1
샬레인 해리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 비범한 능력을 가진 이들의, 평범한 사랑 이야기.
하루동안 시골에서 생활하는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칼국수를 먹기 위해 동그란 큰 원의 공간 안에서 밀어내기를 통해 마지막에 살아남는 이가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절반의 인원을 뽑는 게임이 생각난다. 6명이 게임을 하였는데, 그 중 한 명은 힘과 체력이 매우 튼튼해 그 사람은 꼭 음식을 먹을 수 있어 보였다. 결과는 예상과 달리, 평범한 5명이 연대해서 힘이 센 그이를 제일 먼저 원 밖으로 밀어내 탈락시켰다. 약자의 연대의 힘과 함께, 특별한 능력을 지닌 이는 곤란을 겪기 마련이라는 생각이 떠오른다.
미국 남부 본템프스의 바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는 수키 스택하우스는 뱀파이어에 대한 동경심이 있다. 4년 전 뱀파이어들이 세상에 자신들의 존재를 알린 이후, 그녀는 자신이 사는 곳에 뱀파이어가 왔으면 하는 바람을 간직하며 산다. 타인의 속내를 TV의 방송처럼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는 능력을 지닌 그녀는 자신의 능력을 두려워하는 사람들때문에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뱀파이어의 피가 성적흥분과 건강에 좋다는 소문으로 인해 그들의 피를 뽑아 제공하는 래트레이 부부의 함정에 빠진 뱀파이어 빌을 구해주는 일로 빌과 수키의 관계는 시작된다. 피를 보면, 마시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는 빌로 인해 곤경을 겪기도 하지만, 다른 이와 달리 그의 마음을 읽을 수 없기에, 수키에게 그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뱀파이어들이 살인을 했다고 의심되는 연쇄살인이 마을을 흉흉하게 만든다. 범인을 찾는 중에, 할머니와 오빠와 함께살던 수키는 할머니를 잃게 된다. 마피아의 조직처럼 나이가 많은 에릭에게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빌, 수키는 자신을 매력적으로 생각하는 에릭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의 능력을 사용하고, 유력한 용의자로 의심되는 오빠를 구하기 위한 상황에 빠지게 되는데..
# 스릴러와 로맨스가 적절히 잘 어우러진 소설.
연쇄살인의 범인을 찾는 흥미진진함과 이루어지기 힘든 로맨스가 잘 어우러진 소설이다. 거처를 정하지 않고, 인간의 피를 통해 생명을 연장하는 일반적인 뱀파이어와 다른, 정착하고 싶어하는 인간사회에 어울리고 싶어하는 닐이라는 존재와 타인의 마음을 능력을 읽을 수 있는 수키와의 로맨스, 수키의 주변에서 어슬렁거리다 닐이 나타나자 그녀의 매력을 느낀 변신인간
바의 사장 샘의 연정까지 어우러지면서, 삼각관계의 로맨스의 긴장감과 함께, 살인사건의 범인은 누군지 찾아내는 추리소설의 흥미진진함을 한 권의 책으로 모두 느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적당한 기준에서 미치지 못한 이들만 열등감을 가지며 산다 생각하는 일반적 편견에 도전하는 책이라고 할까. 색다른 능력을 지닌 이 역시, 일반인과 다르다는 점이 괴로울 수도 있다는 점, 서로 다른 이들이 함께 어울리는 과정을 통해, 사랑의 의미에 대해 한 번 더 고민해 보게 된다.
뱀파이어와 변신인간, 타인의 마음을 읽는 능력을 보면 특별한 존재의 이야기로 보이지만, 일반 사람들처럼, 서로 오해하기도 하고, 작은 사건들을 통해 친해졌다 멀어졌다 하는 과정을 거친다. 평범한 사람들이 아웅다웅하는 모습과 비슷해 어색하지 않았다. 그들이 지닌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보여주는 작가의 전략적 선택이 등장인물의 매력에 사로잡히게 만든다.
뱀파이어를 소재로 한『트와일라잇』과 비슷한 소재를 선택하면서도,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다. 첫경험을 하지 않은, 소녀의 로망을 채워주는 점은 흡사하지만, 『어두워지면 일어나라』연애를 원하면서도 두려워하는, 첫사랑과 첫경험의 설레임과 두려움이 더 잘 드러난다고 할까. 한국보다 더욱 개방적인 성에 대한 의식을, 소설을 통해 확인하게 된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닌, 문화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고 할까. 사춘기 소녀의 감수성을 사로잡는 로맨스의 진한 향기가 느껴지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