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금융위기 - 글로벌 동시불황이 왔다
가네코 마사루.앤드류 드윗 지음, 이승녕 옮김 / 지상사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 가혹한 불황의 시기, 쉽게 끝을 예상하기 힘들다. 원인을 알아야 대처가 가능하다.
 
 
  추락했다가 상승했다를 되풀이하는 경제. 경제가 롤러코스터의 궤도열차라는 생각이 든다. 속도를 받아, 쾌속으로 정상으로 올라가다 보면, 결국 정점에서는 내려올 수 밖에 없다. 정상에 오를 때도 언제 떨어질까 하는 불안과 함께 올라가듯이, 한 번 떨어질때도 세상이 무너질 것 같은 공포감을 동반하며 찾아온다. 천천히 동산을 산보하는 기분으로 오르락 내리락 하는게 가장 이상적이지만, 현실은 사람들의 욕망과 경우의 수 계산들, 예측할 수 없는 변수들이 맞물려, 경제라는 롤러코스터를 올라갔다 내려갔다하게 만든다.
 
  등산에서 길을 잃었을 때, 가장 위험한 일은 당황하는 일이라 한다. 어떤 일을 해야할지 모를때가 가장 난처하다고 할까. 그 상황을 노숙하는 즐거움으로 전환하던지, 아니면 충분한 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국제적인 초저리와 주택버플, 금융상품으로 인해, 한동안 경제가 호황의 시기를 보냈다. 잔치는 끝나 버리고, 이제 잔치상을 치우고, 새로운 잔치를 준비해야 한다. 먹을 때는 좋지만, 치울 때는 귀찮고 의욕이 생기지 않아 절망하게 된다. 여유있는 자들은 버틸 수 있지만, 당장 잔치에서 나오는 떡고물이 없는 이들은 굶어 죽게 생겼다. 게다가 잔치에서 한 몫 챙기기 위해 빚까지 내어, 입장권을 산 이들은, 더욱 곤란해진다.
 
  원인을 알아야 대처가 가능하다. 원인을 이해해야, 다음에 꿈을 꿀 수 있고, 현실을 견딜 수 있게 된다. 미국에서 벌어지는 저소득층의 신용위기의 붕괴가, 금융회사, 은행의 도산을 이끌고, 미국정부가 구제금융을 하여, 달러의 가치가 떨어지고, 국채로 돈이 몰리면서, 경기가 어려워진다. 이러한 연쇄사태는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경제에 큰 타격이다. 주가의 폭락과 환율의 상승, 미국국채와 은행을 매입한 국내 은행의 적자는, 적자를 만회하려 대출금리를 올리고, 주택으로 한 몫 잡으려는 투기성 중산층들을 파산의 위기로 몰고간다. 국내투자자의 위기는 국내경기의 위기로, 투자의 감소로, 경기침체, 소비둔화로 악순환이 된다. 이 책은 미국에서 발생한 위기의 원인과 정부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위기가 발생하기 전에 예측해서 각광받은 책이다. 진단과 해결책이 명쾌하고 직설적이다.
 
 
# 위기의 원인은 그림자 금융시스템의 붕괴.
 
   
  은행이 신용을 지킬 수 있는 이유는 다른 사람들이 저축한 돈을 가지고 대출 업무를 하기 때문이다. 가지고 있는 돈보다 빌린 돈이 더욱 많아지면, 은행은 파산을 하게 된다. 따라서 은행은 자기가 지닌 돈으로 장사를 하게 마련이다. 미국에서 벌어진 저축보다 투자라는 모토와 정부의 금융규제 완화로 증권사에 돈을 투입해서 다양한 파생상품을 운용하였다. 은행이 본 업인 저축을 버리고, 대출과 이자로 수입을 버는 금융시스템으로 이익을 취하기 시작했고 성과도 있었다. 미국에서 다각도로 벌어진, 자동차 론, 소비자 론은 저소득층도 쉽게 집과 자동차를 사게 만들었고, 경기를 호황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주택버블의 거품이 빠져나가자, 은행들은 신용도를 유지하기 위해 대출을 엄격하게 유지하려 노력하였고, 그게 소비자 파산에 이어, 은행의 파산까지 이어지게 만들었다. 그리고 실물경제와 주택버블의 동반 추락, 세계 경제의 동시 경기침체를 만들었다.
 
  그림자 금융시스템의 붕괴와 함께, 석유연료부족과 지구온난화라는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석유의 양이 일정량 공급될 수 없기에, 각국들은 대체에너지를 개발하려 노력하였고, 곡물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산업이 활성화되고 있다. 이러한 연료부족 사태는 해결이 불가능하기에, 하루 빨리, 환경 규제정책과 대체에너지 개발 산업에 정부가 투자를 해야 하는데, 일본 정부는 미국의 부시의 정책을 따라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대로, 감세정책과 구제금융과 같은 정부의 세금낭비는 경기를 활성화 시킬 수 없고, 불황의 시기를 장기화 한다고 저자는 진단한다.
  
  
#  명쾌한 진단, 이상적인 대안.
 
  
  과욕이 화를 부른다고 할까. 명쾌한 버블에 대한 진단과 방향성에 박수를 치면서도 이상적인 대안에는 공감하기 힘들었다. 의료와 고용, 연금 등의 사회보장 제도의 재정립과 소득 재분배의 강화, 공공산업에 대한 지원대신, 지식산업인 만큼 교육에 투자해야 한다는 대안이 지나치게 이상적이라 할까. 그렇게 되어야 한다는 걸 알지만, 현실이 그렇지 없음을 알기에, 답답하다. 얼치기 신자유주의자와 무책임한 관료집단이 경제를 엉망으로 만드는 건, 한국이나 일본 모두 달라짐이 없다고 할까. 정부의 정책에 의지하지 말고, 은행에 대한 상식마저도 바꾸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이다. 다양한 생각과 수단이 많아지면서, 정부의 정책만으로 경기가 좋아지지 않는다.
 
  개인이 똑똑해지고, 현명한 판단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실을 대처하려면 그 원인을 명쾌하게 알아야 한다. 대안을 찾을 수 없지만, 원인을 명쾌하게 알 수 있었던 것만으로 책의 존재가치는 충분하다 생각한다. 이론에 길들여지지 않고, 현실을 통해 미래를 조망하는 명쾌한 경제학자의 도래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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