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양피지 - 캅베드
헤르메스 김 지음 / 살림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 기적을 믿지 않는다.
  
   
  기적을 믿지 않는다. <기적의 양피지 캅베드>라는 제목을 보고 이 책이 내 품안에 오진 않을거라 생각했다. 양피지 하나로 인생을 바꾼다는 이야기, 그런 기적은 믿지 않기 때문이다. 제목의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기로 결심한 건, 지인의 추천과 함께 신학과 철학을 전공한 저자의 이력 때문이다. 보통 철학은 일상 사람들의 삶과 괴리되어 있는 사변적인 부분을 다룬다고 생각하는 경향인데, 철학자가 쓴 자기계발서라, 철학을 오래 공부한 저자가 생각한 인생 성공의 비밀은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실제 현실에서 유명한 부자들이 등장인물로 등장하게 되면, 그가 비밀에 대해 궁금해지기 마련이다. 기적의 양피지라는 말은, 신비의 유대교의 경전인 카발라의 연구결과와 선박왕 오나니스의 실제 생애를 겹치도록 해, 신빙성을 높였다.
  
  
# 오나니스의 성공과 좌절의 궤적을 통해 살펴본 양피지의 힘.
  
  
  이야기는 간단한다. 성지순례중에 화자는 한 노인을 만나 그를 도와주게 되었고, 그는 답례로 자신의 성공의 비밀이 담긴 양피지 캅베드와 자신의 인생여정을 이야기한다. 터키에서 태어난 그리스인인 노인이 어렸을 때 겪었던 에피소드부터 성공을 위해 꿈꾸는 과정, 그리고 그 꿈을 달성하고, 실패하는 과정을 지배하는 키워드는 솔로몬의 지혜를 얻은 비밀인 공경이었다.
  
  오나니스의 인생여정과 함께, 캅베드에 기록된 공경의 원리를 저자가 어떻게 사용하였는지와 양피지의 내용이 교차형식으로 소개된다. 20세기의 한 획을 그은 유명인사들과 오나니스의 여정이 얽히면서 그가 실천했던 과정을 더듬다보면 마지막에는 신학적 원리에 맞는 메세지로 이야기가 귀결된다. 노인이 건네준 화자의 전체가 드러나는 마지막 반전이 인상적이었다.

   
  실제 역사속 인물의 여정을 따라가기 때문에 리얼다큐나, 인물이야기를 좋아하는 이에게는 흡입력있게 다가올 내용이라 생각한다. 양피지의 내용과 그 내용을 어떻게 실천을 햇는지의 과정을 따라가다보면, 꿈꾸는 힘을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어떤 역경이 있더라도, 현실에 지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믿고 그것에 맞게 바른 원리로 살아가는 힘이라고 할까. 냉정히 말하는 종교의 계율을 지키는 신실함이 있다면, 바른 원리로 그것을 실행한다면 놀라운 힘을 발휘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백만장자로 들어서는 과정이 너무 짧기에, 돈 만원에도 벌벌 떠는 현대인이 부자가 되고픈 욕망을 기대하고 책을 읽는다면, 만족하지 못할 부분이 많은 책이다. 부자를 꿈꾸는 이에게 주는 부의 비결이라기 보다, 부자가 되었더라도 바르게 그 힘을 사용하지 않고 교만해지면, 소중한 관계를 잃고 만다는 교훈을 전해주는 책이다. 읽고 나면, 뻔한 이야기인데, 읽고 있을 때는 그것을 모르고 흡입력에 빠져 읽고 만다. 누구나 성공의 비결은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현실을 에둘러 말해주는 책이기도 하다.
 
  경제는 어렵고, 사회는 점점 각박해지고 희망이 사라져가는 시기, 저자는 소망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 이 책을 집필했다고 한다. 철학은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삶을 선택하고 사람을 변화시키는 학문이라는 저자의 주장에 동의한다. 자신이 어떤 삶을 살아가고 싶은 지, 꿈꾸는 것조차 잊어가면서 살고있는 이들이 많다. 작은 소망을 꿈꾸기에도 많은 고뇌와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각박한 사회, 그럴수록 자신이 꾸준히 원하는 바와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원칙이 필요하다 생각한다. 저자는 그 원칙을 공경이라고 알려주었다. 그것을 따를것인지, 다른 것을 찾을것인지, 외면할지는 독자의 선택에 달려있다. 자기계발서인데 매우 독특한 형식의 자기계발서라고 할까. 믿는만큼 행복해진다는 동일한 주제를 가지고서도, 저자가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받아들여지는 느낌이 다를 수 있다. 독특한 자기계발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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