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화성 : 정조의 꿈이 담긴 조선 최초의 신도시 신나는 교과연계 체험학습 50
김준혁 지음, 양은정.이종호 그림 / 스쿨김영사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 수원 화성에 관한 책을 찾다 발견한 책.
   
   
  축하할 일이 있어, 수원에 들를 기회가 있었다. 볼 일을 마친 후, 그냥 내려오기보다, 수원 화성을 좀 더 많이 살펴보고 싶어, 수원화성에 들리기로 결정했다. 깊이 있는 전문서적이 아닌, 편하게 읽고 휴대하기에 간편한 책을 찾다보니, 초등학생 현장학습을 위한 책 두 권으로 좁혀졌다. '요새 교과서는 다양한 자료와 잘 만들어져 있네'라는 놀라움과 함께, 소개된 정보들은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기본으로 알아야 하는 내용인데, 모르는 게 많으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 머리 속에서 맴돌았다. 비슷한 목적으로 기획된 최근 책을 읽었다. 차별점에 무게를 두고 읽었다.
 
 
# 디테일이 살아있는 수원 화성 이야기.
 
 
  이전에 읽은 책이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여유를 안겨주었다면, 이 책에서는 그냥 지나치기 쉬운 부분을 배려한 흔적이 느껴진다. 북수문 아래 특이한 모양을 한 오각형 주춧돌이 있다는 사실과, 주춧돌을 보기 위해 몸을 너무 기울이면 위험하다는 정보는 처음 알게된 사실이다. 저자가 수원에서 태어나고 자라, 지금도 수원에서 생활하는 수원시 학예연구사이기 때문일까. 이전의 책이 교과서에 있는 필수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구성되어 있다면, 이번 책은 수원화성을 다각도로 바라보고, 자랑하면서 이야기하기 좋게 구성되어 있다. 역사와 답사를 한 페이지에 위 아래로 나누어 구성한 점이 독특하다. 동, 서, 남, 북, 중앙은 화성행궁, 총 5부로 나누어 테마를 잡아 역사이야기와 함께 답사하면서 알아두면 좋은 정보들이 잘 소개되어 있다. 무엇보다 실제 답사를 했을 때, 자신이 가는 구역을 정해서 책과 함께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진을 잘 활용한 점이 인상적이다. 한쪽 방향에서 본 건축물 사진을 놓는 것이 보통의 책들에서 사용하는 방식이라면, 앞과 뒤, 때론 좌우까지 다양한 방향에서, 야경이 아름다운 곳은 야경의 사진까지 함께 수록한 부분에서 수원을 많이 보고 연구한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 화성을 지키는 장용영을 소개하면서, 무예 24기 시연 공연 사진도 함께 볼 수 있는 점도 좋았다. 현장에서 보았던 생동감있던 장면이, 사진을 보니 다시 살아난다. 화성행궁의 정문 신풍루 바깥쪽 느티나무 부근에서 무예 시연 공연을 보았는데, 책을 통해 느티나무에는 어진 정치를 하겠다는 마음이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 라는 말의 의미를 책을 통해 다시 느낀다.
 
 
# 저학년보다는 고학년이 보면 더 좋은 책.
  
  
  초등학교 고학년이 보면 좋은 책이라고 할까. 군데군데 퀴즈와 스스로 생각하고 채울 수 있는 부분이, 아이들이 답을 채워가며 아는 즐거움을 느끼는 계기가 된다. 「나는 수원화성 박사」와 「견학 안내지 잘 만들기」 코너를 통해, 학습한 내용을 복습하고, 스스로 체험한 곳을 소개하는 부분이 좋았다. 자신의 발로 딛고, 손으로 만져보고 눈으로 바라본, 수원 화성의 공기를 느꼈던 부분을 글로 남기는 일은 추억을 오래 기억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세계에서 최초로 상공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도시를 만들었던, 백성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신기술을 활용해서 빠르게 건축을 완성하였으면서도 완성도도 뛰어난, 환경과의 교류가 잘 이루어진 소중한 문화유산이 한국에 존재한다는 점이 자랑스럽다.
 
  지금의 시각으로 옛날의 시대를 단정짓는 건 위험한 일이다. 기득권에 지지 않고, 신분의 덫에 힘겨워하는 계층을 지원하며변화를 꿈꾸었던 정조의 도전과 꿈을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후, 세도정치로 몰락해버린 조선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지도자의 위치에서 누가, 얼마만큼 꾸준하게 노력하는가가 중요하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개혁이 얼마나 힘든지,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예전에는 군주만 잘하면 되었지만, 이제는 지도자도 한시적, 제한적 권력을 가지고 있기에, 시민 스스로, 똑똑해지고 강해져아 한다. 지도자에게 의지하고 기대하고 실망하고 원망하는 마음은 이제 버려야 한다. 시대의 변화를 가장 먼저 파악하고, 꾸준히 변화를 실천하고, 현실의 한계에 지치지 않고 도전했던 지혜를 배우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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