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신기술과 개혁 정신이 빚은 위대한 유산 수원 화성 - 역사가 보이는 답사 시리즈 2
조소현 지음, 김주리 그림, 최연창 사진 / 열린박물관 / 2006년 6월
평점 :
품절



# 정조의 마지막 꿈이 담겨있던 그곳! 화성에 가다.
 
 
  얼마전 지인의 결혼식이 수원에서 열렸다. 결혼식을 마치고 난 후, 화성에 들릴 생각에 수원 화성에 관한 책을 찾았다. 일반인을 위한 책은 없고, 정조의 화성행궁 행차와 관련된 이야기가 소설화 된 『원행』과 아이들의 체험학습, 현장학습을 위한 두 권의 책이 있었다. 정약용이 설계를 했고, 체제공과 당대의 최신 과학기술과 기술자들의 노력으로 10년의 공사가 2년 9개월로 단축된, 의궤로 공사의 내용이 정리되어 있어 복원이 가능했다는 이야기, 매일 오전 11시에 화성행궁 앞에서 무예24기 시연이 열리고, 사도세자의 능이 있다는 정도가 전부이다. 똑같은 풍경도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기에, 조금이라도 정보를 더 얻고 싶었다. 그냥 성이 있구나가 아닌, 어떤 역사적 배경으로 만들어졌고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가늠할 정보가 필요했다. 아이들을 위한 교재임에도 불구하고, 얻을 정보가 있는지 읽어보기로 결정했다.
 
 
# 역사와 답사를 나누어 정리한 수원 화성 이야기.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친절한 설명과 정조의 아버지부터 시작해서, 정약용, 수원화성에 관한 역사적 이야기가 담긴 1부와 현지 답사를 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수록된 2부로 구성되어 있다. 조선의 신기술과 개혁정신이 빚은 위대한 유산이라는 부제가 어울리게, 화성을 만든 목적, 최초의 계획도시로서의 특징, 설계도를 만든 정약용, 화성을 만드는 데 사용된 과학기술, 사도세자를 둘러싼 이야기까지, 역사와 과학기술에 비중을 둔 설명이 이뤄졌다. 깊이 있는 설명이라기 보다, 역사적 맥락에서 알아두면 좋을 특정적인 내용들이 어렵지 않게, 다양한 삽화를 통해 시각적 효과를 강조하며 만들어졌다.
 
  답사에서는 창룡문부터 시작해서 북동적대까지를 1코스, 장안문에서 봉돈까지를 2코스로 나누어서 걸어가는 동선을 따라, 세워진 건축물 하나하나를 간략하게 설명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대화체 형식과 교과서에 소개되지 않은 에피소드를 담았다는 황색 배경의 이야기 상자에는 외국과의 비교, 각 건축물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잘 소개되어 있다. 포인트만 잘 정리되었다고 할까.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았을 때 특색있는 부분이 보이듯이, 많은 정보보다는 가볍게 주변을 둘러보며 알아두면 좋을 부분이 잘 정리되어 있다.
 
 
#  아이들과 함께 수원화성에 들를 때 챙겨두면 좋은 책.
 
 
   아이들이나 조카들과 함께 수원화성에 들릴 기회가 생긴다면, 미리 읽어두고 설명해주기 좋은 책이라고 할까. 실제 장소 앞에 나온 소개글을 보는 것도 좋지만, 아이들과 대화를 하며, 궁금증을 해소해 나간다면, 아이들의 교육효과도 높아지고, 우리 역사의 몰랐던 부분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한다. 왕권 강화를 목표로 하였지만,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숨을 거둔 정조의 꿈이 서려있는 수원. 돌아가신 아버지의 묘소 근처에 나무를 갉아먹는 송충이가 많이 생기자, 슬퍼하면서 송충이를 입에 씹었던 일화와 폭풍우 치던 밤에, 사도세자의 묘를 지키던 능참봉이 꿈에서 아버지를 만나 목숨을 구한 이야기를 아이와 함께 이야기 나누며, 과거의 효와, 현재의 효에 대해, 그리고 효에 관한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도 좋다 생각한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이와 함께 부모님이 설명해 줄 내용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다. 현장학습 교재이기에 아이들이 쉽게 읽을 수 있게 만들어졌을거라 생각하지만, 동행하는 어른이 함께 참여해서 완성할 수 있게 한다면, 함께 하는 추억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아이와 함께 현장학습을 동행한  적극적인 부모가 아이와 자연스럽게 함께 할 일이 생긴다면 더욱 좋다고 할까. 개인적 욕심으로 2프로가 아쉽게 느껴지는 책이다.
 
  추억은 같은 공간을 같은 시간동안 함께 나눈 기억으로 만들어진다. 학교에서의 성적을 위함이 아닌, 아이와 함께 추억을 만들기 위해, 책을 본다면 더욱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생각한다. 책을 읽으며, 성인들이 즐겁게 읽을 수 있는 현장학습 교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성인들에게는 학습을 목적으로 한 책보다는, 영화, 드라마, 소설 등의 인쇄매체와 영상매체의 스토리텔링이 가장 큰 힘이 될거라 생각한다. <7급 공무원>에서 화성문화축제의 한 장면이 나온다고 하던데, 어떤 모습이 나올지 궁금하다. 신문기사를 보니, 동북공심돈과 연무대의 장면이 나온다고 한다. 사극의 무대를 넘어, 화성 전체를 배경으로 한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등장하기를 바란다. 역사의 잃어버린 꿈과 지금 미래를 꿈꾸는 열망이 만나는 그런 소설이나 이야기들이 많아지기를 꿈꿔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