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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단련법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박성관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 어떻게 정보를 수집해서, 어떻게 글로 내 보낼것인가?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컴퓨터가 등장하지 않아, 많은 정보들은 책과 신문을 통해 입수하였다. 정보는 철저하게 관리되기 마련이었고, 특종, 숨겨진 정보의 공개가 큰 힘을 발휘하던 시대였다. 10년이 넘는 시간이 흐른 지금은, 인터넷 신문, 잡지, 언론매체, 개인블로그 등 정보의 바다라는 인터넷 덕분에 정보들이 넘치는 세상에 살고 있다. 매우 영양가 높고 귀한 정보들은 여전히 오프라인에 꼭꼭 숨어있다. 필요없어 보이는 정보가 많아보이는 세대, 특종보다는 정보의 과잉속에서 어떤 정보에 집중해야 하는지 대중의 정보의 판단력이 중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사랑받는 글을 쓰기 위해서는 사랑받았던 글을 많이 읽어보아야 한다. 다치바나 다카시는 고양이 빌딩에 수많은 책들을 쌓아두고, 오랜시간 잡지에 기고하며 많은 다양한 논픽션과 인문, 과학서적을 낸 저술가이다. 수많은 정보의 바다에서 월척의 책들을 많이 잡은 노련한 어부의 이야기에서 가치있는 정보의 물고기를 잡는 법을 배우고 싶어 선택했다.
# 출간된지 25년이 넘은 책, 정답은 없다는 그의 외침.
1984년 책이 일본에서 출간되었다. 인터넷이 지금처럼 광범위하게 퍼지지 않았던 때, 복사할 수 있는 것으로 감사할 수 있었던 필사의 시대, 저자는 자신이 어떻게 책과 잡지, 신문, 관청, 인터뷰 등에서 정보를 얻고, 어떻게 글을 썼는지 이야기한다. 25년이 지난데다, 일본이라는 한국적 상황과 다른 정보들이 많이 있어, 시류가 지난 쓸모없는 책은 아닐까 걱정했는데, 도리어, 인터뷰를 정리하거나 메모, 복사가 어떤 역할을 하고, 인터넷으로 쉽게 검색하기 이전, 정보를 어떻게 축적하고 정리했는가 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 하나의 정보를 얻기 위해 도서관과 참고문헌을 통해 정보를 얻기 위해 노력했던 옛날과 달리, 지금은 인터넷의 발달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그만큼 좋아졌다는 현실도 느낄 수 있었다. 군대와 직장에서 상사들이 '우리땐 ...도 했어 이것들아!~'하는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할까.
잡지에 기고했던 글의 에피소드, <지식의 단련법>을 사용할 때 사용한 메모들을 실제로 보여주면서 자신의 방법을 보여주는 이야기 방식이 독특했다. 지식의 숲에서 오랜시간을 지낸 도인이, 지식의, 정리된 정보가 아닌 뇌에 스며있는 무의식의 가능성을 인정하는 부분은, 뇌에 대해 독특한 연구를 지속한 그가 연구 이전에 '무의식'의 중요성을 알아본 지혜가 있음을 엿볼 수 있어 좋았다.
논픽션과 최신 기술과학분야의 전문가들과 인터뷰할 기회가 많은 저자이기에 인터뷰를 기사화하거나 목적을 가지고 글을 쓰는 자신의 방법론에 대한 소개가 많은 책이다. 문학이나 감성적인 글을 쓰고 싶은 사람들이 읽기보다는 레포트나, 논문, 과학적이고, 논픽션분야의 글을 읽는 것을 좋아하는 독자들이 읽는다면, 그런 글을 쓰고 싶거나, 그런 글을 쓴 작가의 역량을 판단하는 하나의 가이드가 되어줄 책이라 생각한다.
스크랩과 정보를 정리하는데 정성을 많이 들였는데, 저자의 글을 읽고 나니, 스크랩을 꼼꼼하게 정리하는 시간에 다른 책들을 좀 더 보는 것도 타당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많은 지적훈련을 한 작가의 성향과 책을 읽는 시간, 정보에 강한 욕구를 지닌, 시간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끼는 작가이기에 할 수 있는 발언이라고 생각한다. 정답이 없다는 그의 말처럼, 그의 방법론을 꼭 수긍하거나 부정할 이유는 없다. 공감이 가는 부분을 참고해서 잘 활용하는 될 뿐이다.
다치바나를 좋아하는 작가라면 40대 그가 지식을 단련한 방법을 알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지식의 단련이라는 말에 끌린 독자라면 목차를 보고, 가치있다고 생각되었을 때 읽기를 권한다. 논리적으로 잘 정리된 저자이기에 목차만 봐도 말하려는 의도를 매우 잘 이해할 수 있다. 그의 책은 읽는 이를 벅차게 만드는 묘한 힘이 있다. 일본의 출판 상황과 그 와중에서도 지적탐구에 전력한 저자의 노력에 박수를 표한다. 저자의 책 출간시기의 정보에 매우 밀리는 한국의 오프라인 정보화의 현실은 독자들이 다음 세대들을 위해 노력해야 할 숙제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