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음과 노화. 늙는다는 것에 대한 공포.
사람의 피를 먹으며 치명적인 유혹의 빛을 띠는 뱀파이어는 생의 법칙을 따르지 않아 시간이 흘러도 늘 한결같은 모습이다. 17살의 나이에 뱀파이어가 되었고, 그로부터 인간의 생체시계로 100년을 더 살아가는 에드워드는 힘없고 연약한 뽀얀 피부의 벨라와 사랑에 빠진다. 벨라는 에드워드와 평생을 하고 싶은 욕망과 젊음을 잃고 싶지 않은 두려움으로 어서 빨리 뱀파이어가 되고 싶어 조르게 되고, 에드워드는 벨라의 인간으로서의 삶을 지켜주고 싶어한다. 서로를 더욱 아끼기에 어긋난 생각을 하는 두 사람, 더 이상 생을 살고 싶지 않을 때 에드워드는 이탈리아에 있는 볼투리 일가와 함께 붙어보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벨라의 생일을 맞아 에드워드는 뱀파이어 가족과 성대한 생일파티를 열고, 뜻하지 않는 사고로 인해 벨라는 상처를 입게 된다. 그 일로 인해 에드워드는 벨라와 결별을 결심하게 되고, 실연의 상처를 이겨내는 중 벨라는 늑대를 조상으로 생각하는 친구 제이콥과 조금씩 친해지게 되는데...
# 미국에서 이탈리아까지 넓어진 무대와 뱀파이어와
숙적인 늑대족의 등장 등 주변관계에 관한 이야기가 설명된다.
1편에서 벨라를 죽음의 공포로 밀어넣었던 뱀파이어의 연인이 둘 사이를 훼방놓은 적으로 등장하고, 어긋난 사랑으로 죽음을 선택한 로미오처럼, 에드워드 역시 위험한 선택을 한다. 인간과 뱀파이어와의 관계에서 뱀파이어와 서로 숙적관계인 늑대족이 전면으로 등장하고, 늑대족을 대표하는 제이콥과 벨라와의 우정과 함께 둘 사이의 연적관계라고 할까. 숙적의 가문처럼, 친구사이에서 적으로 결정되는 미묘한 관계, 뱀파이어 내에서도 독특한 위치를 지닌 또다른 세력과 벨라의 미래에 관한 수수께끼까지 이야기의 범위가 넓어진다.
1편에서 사랑 이야기가 중심이었다면, 2편에서는 조폭과 경찰의 피할 수 없는 승부처럼 개인보다는 조직간의 갈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미국에서 이탈리아까지 무대도 넓어지고, 뱀파이어처럼 특수한 상황에 처한 제이콥을 통해 둘 사이의 긴장감도 잘 보여준다. 사랑하기에 늘 함께 있고 싶은 마음과 사랑하니까 놓아줄 수 있는 마음. 서로를 아낀다고 해서 꼭 함께 통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소설을 통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1편의 로맨스의 매력에 빠진 독자라면, 다른 스타일의 2편에 낯섬이 어색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삼각관계 속에서 로맨스의 매력을 더욱 느낀다고 할까. 자신만을 생각해주는 두 명의 경쟁관계의 남성이라, 또다른 로맨스의 환상을 채워주는 매력이 있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활활 타오르는 사랑과 뱀파이어, 늑대, 세 가지 요소로 한 편의 이야기를 만들어낸 작가의 상상력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소설이다. 뱀파이어와 늑대가 등장하지 않더라도, 남녀는 많은 부분의 공통점이 있지만, 그에 못지 않은 많은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스타일의 차이는 쉽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지만, 생각의 차이는 쉽게 받아들이지도, 사랑의 열정을 소유로 착각하며, 내 뜻에 따라주기를 바라는 욕망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관계의 삐걱거림은 계속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뱀파이어와 늑대족 처럼, 차이를 인정해주는 마음의 여유. 사랑은 그 차이의 한계를 운명이라 생각하지 않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하기위해 수고스러움을 견디는 마음으로 유지된다. 사랑을 위해 많은 걸 포기하는 로맨스 소설은, 많은 자각과 환상의 매력에 빠지게 하면서 그 만큼의 한계도 느낀다. 너무나 귀해 모시기 힘든 슈퍼스타와의 만남처럼, 로맨스 소설 역시 꿈꾸게 하는 매력이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