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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대한민국, 저들의 공화국 - 토건.시장 만능, 미국.재벌 프렌들리, 딴나라 2MB정권
지승호 인터뷰 / 시대의창 / 2008년 8월
평점 :
# 일주일마다 초대형 사고가 펑펑 터지는 대한민국 사회, 답답하다.
김어준씨가 상담가로 나서는 칼럼에서 좌파와 우파의 경계를 나눈 대목이 생각났다. 삶이 불확실한 시대, 공포에 대응하는 방식이 좌파와 우파는 다르다고 한다. 우파는 세계를 약육강식 정글로 보고, 두려움을 포식자가 되어 더 많은 자원을 독점해 스스로 살아남으려 한다고 한다. 그리하여 자원의 사유보장과 질서유지를 위한 위계를 중요시한다고 한다. 좌파는 정글 자체를 문제 삼는다고 한다. 개인이 아니라 정글탓이므로 정글의 공포를 잘게 나누어 각자가 감당할 몫을 줄여 대응하려 한다고 한다. 결속을 강조하고, 평등에 민감한 수평적 관계지향성, 키워드는 연대와 염치, 때로 도덕적 우월의식과 지적오만은 그들의 단점.
현실은 고유가와 고환율, 주가폭락, 뉴타운의 증가, 비정규직 양산 등이 많아져서 기대와 다르지만, 정말 시민들을 위해 잘 해 주었으면 좋겠다. 하다못해 공기업 신입사원의 임금을 20프로 줄인다면, 노블레스 오블리제로 고위공직자와 임원들은 50프로씩 감원해서, 더욱 많은 사람들이 비정규직이 아닌, 고용유연화가 아닌 방식으로, 예측하지 못했던 재앙의 시대를 견딜 수 있게 함께 살아갔으면 좋겠다.
# 한국의 병든 사회 구조의 원인을 제시하는 6인과의 인터뷰.
한강을 경계로 강남과 강북이 나뉘듯이, 저들과 이들의 경계는 너무나 멀어 남처럼 느껴진다. 원인을 알아야 해법을 알 수 있다. 양극화가 심해진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그들의 공화국’에서 ’우리의 공화국’이 되는 과정을 위해 끝없는 문제제기를 시도하는 6인을 지승호씨가 만났다.
홍성태씨는 한반도 대운하가 왜 대재앙이 될 수 밖에 없는지, 박상표씨는 한미 FTA에 건강주권이 얼마나 침해당했는지 알려준다. 생태마을 공동체를 위해 투쟁하고 있는 교수 이장님인 강수돌씨는 1차 산업의 중요성과 노동의 재의미, 경쟁을 강조하는 현행교육이 환경을 너머 인간을 파괴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생명을 노래하는 아나키스트 조약돌씨에게서는 연대와 국가의 필요성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었고, 김용철 변호사로부터는 이미 삼성공화국이 되어버린, 삼성 핵심인사들의 재산승계와 ’이건희 일가의 비자금’에 대한 모두가 알지만, 삼성을 위한 길이 나라를 위한 길이라 착각하며, 쉬쉬 넘겨버리는 현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김상조씨를 통해서는 한국적 대타협이 힘든 현실과 재벌의 지배구조 개선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 알 수 있다. 어디서부터 우리사회가 병들어 있는지, 가장 크게 병든 부분에 대해 여섯명의 인터뷰를 통해 전체적으로 병들어버린 한국의 사회 건강 상태를 볼 수 있다.
언론에서 터트려주지 않기에, 이런 내용들은 더욱 더 충격적으로 다가오게 된다. 상식이 통하기에는 우리 사회가 경제발전이라는 미명속에 묵시적으로 피해온 ’친일문제’, ’재벌의 지배구조’, ’미국에 많이 의존했던 현실적 상황’, ’경제만을 강조했던 시기’, 한국 특유의 문화가 결부되어 이것들을 해결되지 않는 이상, 대안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언론과 교육, 국방만이라도 바로 선다면 나라의 미래는 걱정되지 않는다고 하던데, 언론은 광고로 통제가 가능한 자본에서 자유롭기 힘들고, 교육은 인사고과가 결부되어 있어, 의도적이든 비의도적이든 특기생의 성적을 누락하는 결과를 보고하고, 교수들의 파벌이 더욱 견고하며, 국방이 중요하다며 롯데월드 건설을 반대했던 국방부 역시, 인사권을 지닌 권력에 대응하기 힘들어 성큼성큼 큰 양보를 하는 실정이다.
여기에 자기 지향성을 위쪽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인식까지 결부되어 단 시간내에 문제가 해결되는 것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현실이 눈에 보인다. 분노의 에너지는 솟구치는데, 뚜렷한 대안은 없는 상황, 절망의 늪에 빠진 기분이다. 그래도 모르는 채, 헤헤거리며 좋은 세상이라는 착각에 빠지는 것보다는 우울하는 면이 내일을 위해 낫다며 마음을 달래본다.
# 대안은 없다. 꾸준히 감시하며 잊지 않는 것이 최선.
광우병 예방을 위해 전수조사를 하는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는 전체적인 위생시스템도 열악하고, 개인의 복지부분도 사회에 기댈곳이 없이 오로지 가정내에서 해결해야만 한다. 무엇보다 당장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대안세력도 없고 대안도 없다는 것이 문제다.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 이상, 경제만 잘 되면 된다는 마인드, 내 자식은 잘 살아야지라며,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에 끌려들어가려는 마음을 버리지 못하는 이상, 양극화와 문제들은 되풀이 될 수 밖에 없다는 현실이 씁쓸하다.
뉴스에 나온 정보만 습득하는 대학생들이 읽어보기를 권하는 책이다. 한국 사회가 어떤 흐름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가장 큰 위험을 지닌 요소가 무엇인지 알 수 있는 책이다. 즐거운 답이나, 우울한 현실을 치유할 해결책은 제시되지 않는다. 늘 살면서 좋은 것만 입고, 좋은 모습만 보며,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현실의 밝고 어두운 면을 냉철하게 바라볼 수 있는 마음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사회의 거친 물살에 휩쓸리기 전에, 맑고 예쁘게 포장된 현실만, 난 능력이 되니까 괜찮을거야 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꼭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