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어린이가 어른들에게 꼭 알려주고 싶은 열가지 - 어른들이 알아야 할 자폐에 대한 오해와 진실
엘런 노트봄 지음, 신홍민 옮김 / 한울림스페셜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 사촌동생과 '말아톤'의 초원이가 생각나서 고른 책.
 
 
  '세상사람과 다른 자기만의 세계에 빠진' 초원이가 어머니의 권유에서, 스스로 마라톤의 매력에 빠져 달리는 감동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말아톤'은 자극적이지 않지만, 가슴 뭉클한 잔잔한 이야기들로 눈가를 촉촉하게 했던 영화였다. '말아톤' 의 실제 주인공인 배형진군은 그후 철인3종경기까지 완주하였지만 지금은 달리지 않고 있다고 한다는 뉴스를 보았다. 정부의 지원을 받는 장애인 고용사업장에서 직장생활을 했지만, 적응에 실패하여 회사를 그만두고, 어머니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적고 배려가 깊은 일본으로 귀화하려 일본어 공부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마음이 아팠다. 옛날보다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의 '편견'의 틀은 강하게 유지되고 있는 거니까.  

  영화 '말아톤'에 나오는 '형진'이의 일상과 사는 세상에 대해 알고 싶은 마음에 책을 골랐다. 무엇보다 아동전문가가 아닌, '아이'의 시각에서 보는 관점을 깊이 이해하고 응원해주는 현명한 '어머니'가 이야기하는 사랑이 담긴 이야기이기에 더욱 관심이 끌렸다. 사촌동생 중 하나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ADHD)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ADHD를 겪은 첫 아이와 두 번째 아이는 자폐증 진단을 받은 브라이스의 어머니인 저자는 브라이스와 함께 보낸 시간이 축복된 시간이었다고 말한다. 힘겨운 고통, 많은 한계와 이루지 못하는 제약, 그리고 많은 헌신을 필요로 하는 보호자로서의 삶을 딛고, 그녀가 이야기하는 자폐증 진단을 받은 아이에게 드리워진 편견과 의도하지 않는 고정관념을 벗기기 위해, 그녀와 같은 처지의 부모들에게 힘을 주기 위해 그녀는 아이의 시각에서 이 책을 집필했다. 

   
# 자폐증 진단을 받은 아이에게 씌워진 편견을 벗겨주는 책. 

    
  저자는 자폐증 진단을 받은 아이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세태에 대해 경고한다. '뚱뚱한 사람'을 처음 보았을 때, '이 사람은 자기관리를 못하는구나'라는 편견을 가져서는 안되는 것처럼, 소아자폐증 아이에 대해서도 그래서는 안된다고 이야기한다. 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가능성에 주목해서, 사회적으로, 신경정상인, 보통 아이에 비해 특수하고 예측불가능한 행동을 하는 아이의 행동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해 주기를 권한다. 바이올린 4대를 했던 집안의 아이가 바이올린에는 재능이 없지만 야구에는 소질을 보일 수 있다면, 야구와 더 함께 하고 싶은 아이의 욕구를 존중해야 하듯이, 긍정적, 잘하는 방향으로 격려해야 한다는 말은, 모든 아이에게 다 해당하는 말이란 생각이 들었다.

   자폐증 진단을 받지 않았더라도 저자 아이를 생각하는 마음과 세심한 관찰과 원인분석, 긍정적 행동으로 유도하기 위해 노력했던 끊임없는 인내의 힘이 있었기에 저자의 아들인 브라이스는 남들과는 다른 발달관계를 밟았지만 어머니의 기다림의 힘에 힘입어, 보통아이가 하는 많은 행동들과 사회적 활동에 어려워하지 않고 해내게 되는 결과를 빚어냈다. 저자의 실제 육아경험담이 생생히 10가지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어 매우 설득력이 강하다.

  자폐진단을 받은 아이들은 감각인지에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오감과 전정감각(균형), 자기수용감각에 장애가 있기에,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고 일상생활을 해내기 힘든 것처럼, 아이는 우리가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롤러코스터를 탄 환경으로 인식된다는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아이에게 너무 지나치거나 둔감한 자극이 오게 되면 아이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는데, 어휘력이 부족하기에 적확하게 자기의 의사를 표현하기 보다는 자기통제를 잃어버리게 된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난폭해지거나, 상식에 어긋나는 행동 뒤에는 아이를 자극하는 여러가지 환경적 요소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할까. 아이가 일부러 그러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되는 것만으로도 자폐진단을 받은 아이의 이상행동에 대해 우리가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하는지 알 수 있었다. 

  부모의 조건부 기대와 희망이 아이를 망친다는 점도 알 수 있었다. ...하게 해 준다면, 내 아이는 .. 할 수 있을거야 라는 헛된 믿음이 아이를 얼마나 망치는지, 아이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아니라, 긍정적인 마음과 끝없는 인내로 아이가 사회생활에 할 수 있는 긴 여유를 주어야 한다는 말을 책을 통해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 세상과 다른 자기만의 세계를 가진 아이에게는, 

  사회로 안내하는 인내심 많은, 사랑이 넘치는 부모가 필요하다. 
 
   
  자폐진단을 가진 아이는 일부러 부모를 속상하게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부모는 꼭 알아야 한다 생각한다. 모든 행동은 의사소통이다.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다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끊임없는 관찰과 원인분석을 통해, 아이의 행동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유도하는 일이 부모에게 필요하다. 사랑하는 마음을 적확하게 표현하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할까. 어린아이, 특히 자폐아 진단을 받은 아이는 더 의사소통 능력이 부족하고 시각에 많이 의지하기에, 그에 맞는 시각행동표와 아이의 특성에 맞는 맞춤식 학습, 그리고 무조건적인 사랑과 인내, 인내, 또 인내가 필요하다. 자폐진단을 받은 아이 뿐 아니라, 어린 자식을 둔 부모, 성인들 모두가 한 번은 읽을 필요가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글 첫머리에 언급했던 초원이는 지금은 엄홍길 대장과 함께 히말라야 등반에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칼럼을 보았다. 칼럼에서는 그의 새로운 도전을 칭찬하면서도, 안쓰러운 마음을 감출 수 없다고 했다. 무감각한 이웃과 사회의 시선을 끌어내기 위해 그에게 힘든 도전과 극복을 강요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일상속에 충분한 배려를 받으며 살아가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돋움공동체 대표의 칼럼에 공감한다. 저자의 아이 브라이스가 이뤄낸 성과는 '조기개입' 프로그램이라는 미국정부의 지원과 학교에서의 많은 배려와 지원이 뒷받침되어 있었다. 많은 지도와 배려가 있음에도, 자폐진단을 받은 아이는 사회생활을 할 때, 일반적 아이와 어울리는 일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그런 지원조차 부족한 우리 사회에서 자폐진단을 받은 아이와 함께 생활하는 부모는 얼마나 더 많은 스트레스와 힘겨움을 겪고 있는지 마음이 아팠다. 

  제도적 지원도 필요하지만, 그에 선행되어 사회에서 자폐진단을 받은 아이,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지원과 배려에 대한 인식이 필요함을 느꼈다. 부끄럽게도 사촌동생이 ADHD를 겪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면, 이 책을 읽은 기회는 더 나중으로 미뤄졌을 것이다. 작은 관심이 사라지기 시작할 때 희망도 함께 사라진다고 할까. 책을 읽기 전에는, 버스에서 사람들에게 불편한 행동을 하는 아이와 그 옆에 있는 부모를 보게 되면, '가정교육이 문제야'라고 생각했었는데, 책을 읽고 나니, 아이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 걸까? 라는 생각이 먼저 들게 되었다.   

  불편한 마음은 아이와 부모 잘못이야로 책임을 돌리면 마음이 편해지지만, '그 아이가 왜 그런 행동을 하게 되는 걸까?'라는 생각은 좀 더 사회적 관심을 낫는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그  작은 관심들이 모여서, 작은 지원이 되고, 사회적 연대가 모아지면, 좋은 제도로 정비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제도정비와 함께 사회적 공감이 필요하다고 했을 때, 공감을 쉽게 할 수 있는 작은 열쇠와 같은 책이었다. 내 아이가 매우 소중한 부모가 타인의 아이와 그 부모에 대한 배려의 마음을 가질 수 있게 꼭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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