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이 사랑한 예술
아미르 D. 악젤 지음, 이충호 옮김 / 알마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 '구조'에 대한 연대의 힘, 세상을 바꾸다. 그 원천은 수학자 집단 '부르바키'!

 
  수학은 명짐함을 생명으로 한다. 문화에서는 서로 다른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하지만, 수학의 세계에서는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는 명제가 환영받는다. 어쩌면 세상에 유일하게 영원하다고 할 수 있는 존재라고 할까. 구조주의가 나오기 이전에는 수학에서의 증명과정이 엄밀하지 않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세계대전이라는 큰 전쟁이후, 수학자들은 생존을 위해 발버둥 쳤고, 세계 제일의 수학은 독일이 잡고 있었다. 아직 세상에 유명세를 얻지 못했던 수학 교수들은 교과과정 선택에 대한 공통점을 찾기 위한 모임을 가지게 되고, 그 모임의 이름을 '부르바키'라고 짓는다.    
 
  해석학개론 위원회라는 모임으로 시작된 그들의 모임은, 좀 더 넓고 깊게 수학과 세상 사람들에게 기여하려 하였고, 공동모임으로, 저작권을 공동의 단체에 놓고, 만장일치로 회원을 받아들이는 등, 공동의 연구를 시작한다. 앙드레 베유가 주축이 된 모임은 구조주의가 여러 학문의 분야에 전달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실존주의에서 구조주의로 변화는 과정의 가장 큰 역할은 레비-스트로스의 저작이었고, 레비-스트로스가 자신의 저술을 완성하는데 큰 도움을 앙드레 베유가 제공하였다. 세상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은 수학이, 어떻게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끼쳤을까. <수학이 사랑한 예술>은 이미 사라진 사조인 구조주의에 큰 역할을 한 '부르바키'의 형성과 발전, 그리고 변화의 기회와 몰락의 과정을 알려준다.

 
# 흥미진진하게, 전개되는 '부르바키' 이야기

 

  알렉상드르 그로텐디크의 실종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부르바키의 한 단계 더 큰 발전을 기여할 수 있었던 그는 정치권으로 도전했다가 상처를 입은 후, 부르바키 회원들과의 대립으로, 은거를 택해버린다. 초창기 앙드레 베유의 전쟁당시의 흥미진진한 에피소드와 함께, 각 수학자들의 간단한 일화들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수학이야기가 아닌, 수학자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일까. 어렵고 딱딱하지 않고, 그들의 부르바키 형성과 발전 과정을 재미있게 따라 읽을 수 있다. 언어학, 인류학, 심리학, 정신의학, 경제학, 문학, 예술까지 부르바키 수학자들과 그들의 사상이 어떻게 각 분야에 영향을 끼치는지 알려준다.  

  각 부족간의 결혼이 아닌, 각 개체의 관계에 주목했던 사상, 발전하던 상대성이론을 화가 등의 예술가등에게 알려준 수학자 등 타 학문과의 연계와 공동토론과 공동저술의 합의로 오랜시간 함께 공동의 실적을 낸 그들의 성과는 상상이상이었다. 고등학교 수학책의 첫번째에 나오는 공집합의 기호를 앙드레 베유가 만들었다는 사실, 그리고 베유와 그로텐디크의 서로 다른 성향과 반목이 '부르바키'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하지 못한 점은 아쉬웠다.  
 
  하나의 이익을 위해 공동의 사람들이 헌신의 마음으로 기여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그들이 무명이기 때문에 가능했을까. 보이지 않는 작은 연대의 힘은 한 시대의 조류를 변화시킨다고 할까. 어쩌면 전혀 존재하지 못하는 존재로 잊혀질 수도 있는 대상이 하나의 세상에 큰 족적을 남긴 과정이 흥미로웠다. 보이지 않는 작은 틈들이, 서로 연계되어 큰 폭발을 일으킨다고 할까. '부르바키'를 통해 한 시대의 흐름을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