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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움직이는 착각의 법칙
이철우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02년 10월
평점 :
# 착각속에 살고 있는 일상의 나날들
외출을 하기 위해 매번 들리는 정류장이 있다. 횡단보도를 건너 정류장에 갈 때, 내가 발걸음을 정류장에 멈추었을 때, 시간에 맞춰 버스가 오기를 기대한다. 횡단보도 앞에서 버스가 지나치는 모습을 보거나 놓치면 기분이 나빠진다. 버스가 잘못을 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오랜 시간 공을 들여 로또 번호를 선택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곤 한다. 시간을 많이 들인다고 맞출 확률이 높아진다고 말씀드리지만, 그다지 효과가 없다. 부동산 거품이 잔뜩 끼어있지만, 빚을 내서 부동산을 산 사람들은 집값이 떨어지더라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계속 부동산을 움켜지고 만다. TV를 돌렸을 때 나오는 홈쇼핑 광고, 매진임박과 마치 사지 않으면 안될것 같은 충동에 전화기로 손이 움직인다. 오늘도 수 많은 착각에 빠져 하루를 보냈음을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 인간은 합리적 존재가 아닌, 합리화 하는 존재이다.
일상생활, 쇼핑, 마케팅, 주식과 경마 등의 사행성 사업, 정치론의 정책까지 수많은 착각들의 사례와 연구결과를 통해 인간의 행동의 원인들이 밝혀진다. 왜 지나가는 말로 들리는 소리에 쉽게 넘어갔는지, 무시하는 듯한 발언에 욱하고 비싼값의 제품을 구입하는 심리, 큰 가격에는 실제 금액을, 작은 가격에는 퍼센트로 유혹하는 마케팅 전략, 음모론, 지역감정, 점, 하면된다 다들 그렇지 라는 사회적인 착각들의 실례속을 보다 보면 인간은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존재가 아닌, 자신의 상황을 합리화 시키는 존재라는 점을 깨닫게 된다.
43가지 사례들을 살펴보다 보면, 물건을 고르는 작은 선택에서도 심리의 움직임을 고려해서 더 많은 매출을 올리려는 기업의 심리와 정책의 반발을 이용해서 자신의 목적을 이루는 정부관계자와 경영자의 임금 정책 등 수 많은 '착각'들을 통해 우리 사회에 많은 일들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된다. 남의 일이라 생각되었을 때는 현명하게 잘 조언할 것 같은 재테크와 연애문제에서도 막상 자신이 겪게 되면, 자신이 통제할 수 있고, 로맨스라고 착각하고 마는 현실과 그 이유와 경향에 대해 알 수 있다.
쇼핑, 재테크와 같은 실제 자신의 경제생활과 관련이 있기도 하고, 회사내의 사회생활 등 인간관계에서도 '착각'이 일으키는 영역이 많다는 점을 알고 나니, 주변에 보이는 많은 부조리한 상황에 대해서도 감정적 대응을 일으키기 보다 '.. 이기 때문에 ..하는 구나' 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5페이지 정도의 짧은 분량으로 하나의 글이 이루어져 있기에, 순서에 관계없이 자신이 마음에 드는 순서대로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학 새내기들이 교양입문으로 알아두면 좋다고 할까. 깊이 있는 내용보다는 공감할 수 있는 사례들을 통해 쉽게 마음의 경향성을 알게하는 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 착각에 빠지지 않으려면..
저자는 착각에 빠지지 않기 위해 전문가, 매스컴, 먼저 사용한 이들의 말을 아무 비판 없이 믿지 말라고 권유하고 있다. 상대가 주는 칭찬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고, 다른 사람과의 비교를 통해 자기 만족을 하려는 경향을 버리라고 말한다. 수 많은 사건과 그에 대한 기사들을 보면서 전문가의 견해라면 무조건 맹신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주가의 대폭락 시기, 뉴스에는 전문가 중 누군가는 지금 반토막 난 자금을 일단 환매하지 말고, 내년 하반기 증시상승의 시기까지 기다렸다가 상반기까지 기다렸다가 환매하라며, "성급한 환매는 손실을 확정짓는 셈"이라고 말한다. 전문가의 말은 틀린 말이 아니지만, 하나의 전망일 뿐이다. 그랬다가 더 폭락의 참사가 벌어졌을 때 전문가가 손해를 보상해 주지 않는다. 하지만 이미 너무 많이 잃어버린 사람들은 그 말을 기대하며 기다리고 싶어진다. 전문가들의 말 역시, 하나의 의견일 뿐 맹신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저자가 권한 착각에 빠지지 않는 법 중 거울을 자주 보자는 말에 동의한다. 충동적으로 물건을 사거나, 거래를 하는 상황이 온다면 거울을 보며 깊은 한숨을 쉬고 잠시 생각의 여유를 찾은 후, 자신의 결정을 확정짓는 것도 좋을 것이다. '자기 각성'의 효과 뿐 아니라, 무언가 빨려들어갔던 충동에서 잠시 주춤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얻게 된다. 자신의 결정이기 때문에 책임져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고, 그것을 노린 다양한 착각의 함정이 많은 사회이다. 자신만의 원칙선을 정해놓지 않으면, 마음의 충동과 함정에 빠져 일상을 후회 하며 보내기 십상인 세상이다. 좀 더 냉정하게 선택들을 바라볼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