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오프 더 레코드 - 여자들끼리만 공유하는 연애의 모든 것
박진진 지음 / 애플북스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 솔직한 30대 언니의 연애에 관한 40가지 코멘트.


  세상에서 가장 특별하고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은, 누군가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일이라 생각한다. 사랑에 빠지는 일도 설명하기 어렵지만, 누군가와 사랑을 지속하는 일도 만만치 않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짝을 찾아 다양하게 연애를 하지만, 특별한 공식도 특별한 비법도 없기에 서로간의 노력이 있어야 가능한 2인 3각게임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30을 훨씬 넘긴 작가가 여성들에게 행복한 연애를 바라는 마음으로, 40가지의 칼럼을 썼고, 그 칼럼이 모여 한 권의 책이 되었다.

   '섹스'에 관한 언급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헤어진 연인과의 '관계', '그의 사이즈의 진실' 등 좀처럼 말하기 쉽지 않은 부분들을 자연스럽게 기술한 부분이 인상적이다. 소소해서 놓치기 쉬운 부분이 중요한 이유를 이해하기 쉽게 글로 전한다는 점에서 어설픈 연애지침서보다는 더 낫다고 생각한다.

 

# 연애의 시작부터, 섹스, 결혼까지,  솔직하게 '연애'에 대해 이야기하다.

 
  솔직하게 연애를 이야기 한다는 일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닌데, 과감하다고 할까. '섹스'에 관한 거침없는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관계를 맺는 방향의 솔직함이라고 할까. 쉽게 놓치기 쉬운 디테일한 부분을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는 부분에서 공감할 부분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경험으로 이해하는 일과 경험을 글로 풀어내는 일은 넓은 강의 폭 만큼 큰 차이를 지니고 있다 생각한다. 살아가는 동안 만나는 수많은 관계 중 마음으로 이해하고, 상처받기 가장 쉽고, 힘든 연애의 감정을 공감하는 건 쉽지만, 그것을 글로 풀어내는 일은 만만치 않다. 적지않은 삶을 살아온 경험과 솔직함으로 연애에 대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이미 공감했었던 부분에 대한 저자의 글은 지루하지 않아서 좋았다. 결국 다 아는 이야기이지만, 자연스럽게 공감할 수 있었다고 할까.

  모든 여성이 저자와 같지 않겠지만, 이렇게 생각하는 여성도 있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어 좋았다. 너무나 짧기에 더욱 아름다운 사랑의 순간과 단점을 눈감아 줄 수 있었던 시간이 지나고 난 뒤의 대처법, 사랑만이 전부라고 올인하는 일이 겁다는 이유가 '사는게 무섭기'때문이라며,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을 수 밖에 없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서로 다른 '남녀', 차별이 아닌, 차이를 인정하는 사회를 꿈꾸다.

  
  읽고나면 진부하다고 느껴질 수 있는 건, 이성적으로 우리가 다 인정하는 내용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여성 스스로 자신의 성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스스로 관계를 리드할 수 있는 상태가 되어야 한다는 것, 사회 통념에서 벗어나, 남녀 모두 솔직하고 당당하게 자신의 연애를 살아가야 한다는 주장은 매우 당연하지만, 그렇지 않는 현실의 통념이 있기에 더욱 주장이 조금 무리가 아닌가 싶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거침없이 말하는 건 쉽지만, 거침없이 행동한다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책을 다 읽은 후, 프로필을 보고, 자유로운 표현으로 연애에 대한 칼럼을 썼던 모 사이트의 연재글이 대부분 실려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3년의 시간동안 자신이 쓴 글을 정리해서 다시 한 편의 책으로 만들었다고 할까. 여성과 연애하는 완벽한 비법을 책을 통해 알지 못했지만, 저자가 꿈꾸는 이성관과 '잘하는 남자'가 되는 방법이 그다지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렵지 않지만, 쉽게 할 수 없다는 것도, 또한 연애는 둘 사이의 관계이기에 더욱 더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부제가 여자들끼리만 공유하는 연애의 모든 것이지만, 20대 남성이 읽어보더라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친구는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오랜 시간 교제를 할 수 있지만, 연인관계는 결혼으로 이어지지 않는 이상, 한 번 관계가 끝난 후 친구로 되돌아가는 일은 매우 쉽지 않은 일이라 생각한다. 마음이 쏠려, 정에 끌려 연애를 시작하지만, 서로 관계를 이어가면서 서로에게 후회없이 충실한 관계를 맺는 일은 쉽지 않다. 연애가 지속될수록 '초심'의 마음과 설레임을 늘 간직하고 표현해주길 바라는 여성의 마음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 가장 큰 소득이었다.

   알면서도 귀찮아서, 때론 어린 마음에 그렇게 하고 싶지 않은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 생각한다. 수많은 싱글들을 커플로  맺어 주었지만 제 머리 못 볶는 미장원 언니같은 저자에게도 즐거운 연애의 기운이 닿길 기원한다. 생각이 너무 많은 여성들은 단순하게 생각할 것을, 생각이 너무 없는 남성들에게는 작은 소소함의 소중함을 강조하는 저자의 말은 잊지 않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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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시보 2009-01-10 0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플라시보 입니다.

님의 리뷰를 읽으면서 문득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예술이건 작품이건 뭐건 간에. 아무튼 어떤 결고물을 대중에게 내어놓은 작가가. 자신이 의도한바 보다 훨씬 자신의 작품을 잘 이해하고 또 좋게 봐주는 이를 만났을때 얼마나 행복한지를 알 것 같다는. 지금의 제가 딱 그런것 같습니다.

사실 제가 책에 적은 내용들은 말씀하신바와 같이 이미 다 아는 내용들이지요. 하늘에서 뚝 떨어진 새로운 이론이 아닌. 익히 알고 있거나 혹은 막연하게나마 생각하고 있던 것들입니다. 그래서 그에 대한 고민도 조금 했었습니다. 무릇 연애서라 함은 몰랐던 것을 '아하' 하고 무릎을 탁 치게 만들어줘야 하는거 아닐까? 하지만 결과적으로 제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특별한 나만의 비법 같은걸 전혀 갖고 있지 않은 인간인지라 이 고민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

그리고 또 언급하신 거침없이 말하는건 쉽지만 거침없이 행동하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라는 말. 백프로 공감합니다. 저도 제가 써 놓은 글처럼 연애하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그 글을 썼다고 해서 앞으로도 그렇게 될 확률은 미약하구요.^^ 연애의 모든 문제는 몰라서가 아닌. 어쩌면 알지만 그렇게 하지 못함이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 여자는 여자대로의 사회적 통념상. 또 남자는 남자대로의 사회적 통념상. 자신이 진짜로 하고싶은대로 할 수 있게 되는 경우는 드물지요. 우린 늘 여자란.. 남자란.. 이런 것에 많이 갇혀 사니까요.

아주 간만에 제 책을 클릭해 보았는데 못 보던 댓글들이 많이 달려 있어서 이 늦은 밤에 참 기분이 좋습니다.
많이 늦어버렸지만 새해 인사를 드려도 될까요?
진부하지만 복 많이 받으세요.^^ 그리고 행복한 연애도 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