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1 - 일타 큰스님 이야기
정찬주 지음 / 작가정신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 따뜻한 마음을 지녔던 일타스님의 수행지를 돌아보며, 완성된 소설.

  소중한 사람이 세상을 떠났을 때, 인생과 삶의 의미에 대해 한 번씩 되돌아 보게 된다. 어머니와 함께 일타스님의 법문을 들었던 고명인은 어머니께서 세상을 떠나신 후, 어머님의 소망을 들어드리기 위해, 스님이 머물렀던 해인사에 들려 혜각스님을 만나게 된다. 세상을 떠난지 7일째에 드리는, 초제를 드린 후 혜각스님에게  일타스님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일타스님의 입적 후, 행적지를 찾아 수행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머니의 일을 인연으로 혜각스님과 동행하기로 한다.  일타스님의 행적지를 돌아보며, 일타스님과 인연이 있던 도반들의 이야기와 일화를 통해 일타스님의 삶에 대해 알게 되는데..

 
# 일타 스님 주위의 인연과 에피소드로 만나는 일타스님의 구도기.


  불심이 깊었던 어머니와 아버지를 통해 자연스럽게 스님과 불법에 인연을 맺게 되고,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어머니의 출가와 함께 강제적으로 불도에 입문하게 된다. 스님의 외할아버지를 시작으로 한 출가의 입문과 어머니, 아버지, 외삼촌, 누나 등이 하나 둘 출가하는 모습과 일화들을 통해, 스님의 모습을 더욱 더 알 수 있게 한다. 외삼촌의 해수병과 어머니의 다친 다리의 일화를 통해 인과를 깨달아가는 모습과 옛 고승들의 일화등이 어우러지며, 일타스님이 정진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게 된다.
 
  각양각색이라고 할까? 구도를 위한 길은 하나이지만, 그 길을 향해 걷는 스님들의 모습은 연에 따라 제각각이었다. 엄격하고 깐깐했던 성철스님의 모습도 인상적이었고, 젊은 상자의 큰 실수를 감싸주어 더욱 정진할 수 있게 한 자비로운 마음과 제자들이 남들에게 들은 이야기를 듣고 비평을 했을때, 듣는 체하다가 읽던 책의 글귀로 콧노래를 부르며, 알아서 중단하게 하여 고하는 제자들의 마음까지 어루만지는 일타스님의 에피소드 등을 읽을 때는 마음이 더욱 훈훈해졌다. 강론을 중요시했던 고경법사의 제자로 입문했지만, 스승의 원과 자신의 재발심으로 선사의 길을 겉었던 모습을 보면, 인연이라는 것이 정말 존재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소문에 휘둘리지 않게 경계해주는 균형잡힌 이야기.


  기적이라고 해야 하나, 많은 사리가 나오거나, 기이한 현상이 일어났을 때 사람들은 그 현상에 빠지기 십상이다. 사리가 많은 스님이 더 불심이 깊을 것 같다거나, 친가, 외가 가족 모두가 출가했으니 더욱 불심이 깊을 것이라는 추측은 책을 읽기 전 내가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이었다. 고명인이 혜각스님이 나누는 대화를 통해, 41명의 친족 중에는 스스로 발심한 사람도 있지만, 남편의 권유로 들어온 아낙네도 있었고, 가족의 어린아이들은 고아가 되기로 했다는 인연을 이야기하며, 사실을 사실대로 바라볼 것을 이야기한다.

 

  불교는 마음이 부처라는 것을 체험하는 종교라는 말이 가장 인상에 깊었다. 일체유심조라는 말처럼 모든 것이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말, 이해하기는 쉽지만, 삶의 여러 고뇌의 순간들에 흔들리지 않고, 그것에 확신하는 것은 수양이 필요하다고 할까.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불교에 대해 잘 모르지만, 오랜 시간 공을 들인 작가의 노고 때문일까? 불교적 지식이 많지 않지만, 책을 읽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일타스님이 걸어온 길과 함께, 주변의 스님들을 통해 스님들의 정진하는 모습과 하나의 절에는 각 스님들과 연관이 된 이야기가 숨쉬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이야기를 알고 장소에 머무는 것과 그냥 찾아가는 것의 느낌은 다르다. 해인사, 내원사, 송광사, 정혜사, 통도사, 광덕사 등 일타스님의 행적지를 들리게 된다면, 일타스님의 행적들이 함께 생각날 것 같다. 

  게으름 피우지 않고, 자신의 길을 꾸준히 걸었던 일타스님의 모습을 보며, 게으름 피우지 말아야겠다 다짐했다. 만배, 십만배를 하면서 진심의 마음을 담은 한 번의 절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혜각스님의 말처럼, 마음을 하나로 모아, 목표를 삼고 도전한다면 내가 소망하는 일을 이룰 수 있을거란 생각도 들었다. 깨달음을 얻겠다는 간절한 마음이 구도심이라면, 목표를 이루겠다는 강한 도전의식과 항상심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마음을 스승으로 삼지 말고, 마음의 스승이 되라는 말! 잊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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