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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카페에서 문학읽기 - <파우스트>에서 <당신들의 천국>까지, 철학, 세기의 문학을 읽다
김용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11월
평점 :
# 따뜻한 차와 함께 철학과 문학을 이야기 해요..
고전은 많은 이들이 읽어보라고 권하지만, 쉽게 다가서기 힘들게 한다. 철학은 왠지 모르게 거리감이 느껴진다. 겨울이 깊어갈수록 체감온도가 떨어짐을 느낀다.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며 지인과 나누는 담소는 추위를 잊게 한다. 마음 속까지 따뜻하게 만든다. 따스한 차와 함께, 13권의 고전을 철학적 주제를 담아 이야기를 나누면 어떨까? 인문적 소양과 철학의 깊이를 함께 가진 카페 주인이 건네주는 차 한잔의 여유, 13권의 책을 14번의 만남을 통해 철학 카페에서 담소를 나눈다.
# 쉽지 않은 주제, 편안한 설명 덕에 용기내어 다가서다.
카페주인이 이야기해주는 주제는 쉽지 않다. '자기 체념', '자기 실현', '성장', '만남', '질투', '가정', '일상', '권태', '반항',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인간공학', '사회공학', '회상'까지 쉽게 말하기 힘든 소재들이 주인의 따스한 마음과 친절한 안내 덕분에, 편안하게 다가온다.
아무런 사전정보 없이 파우스트를 읽었다면, 1부와 2부의 극심한 차이와 모호한 내용속에서 깊이있는 사유 이전에 지쳐버렸을 것이다. 카페주인이 따스한 음성으로 전해주는 괴테와 파우스트의 정보를 들으면서, 그레트헨의 '무한한 자기체념'과 파우스트의 '무차별한 자기실현'속에 어떤 철학적 의미가 담겨있는지 알게 되었다.
<데미안>과 <어린왕자> <변신>, <광장>, <1984년>,<오셀로> 처럼 읽어본 책도 있었고, <고도를 기다리며>, <페스트>, <당신들의 천국>, <멋진 신세계>, <구토>,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처럼 제목을 들어보기만 한 책들도 있다.
읽어본 책에서는 미처 고려하지 못한 사유의 알갱이를 만날 수 있었고, 읽어봐야 할 책은 사전정보를 통해 책을 읽고싶은 흥미를 가지게 된다. 어렵게만 느껴왔던 고전을 읽어보고 싶게 만들어준 호기심을 전해준 것만으로도 저자에게 고마운 생각이 들었다.
# 고전과 철학의 문외한에게 딱 맞는 교양 입문서.
마르코 폴로가 동방견문록을 출간했을 때, 서양 사람들은 그것을 믿지 않았다고 한다. 교수님 역시 북경에 가보고 그 화려함을 경험한 후, 동방견문록에 대한 서양인들의 반응을 이해하게 되었다고 말씀하셨다. 그러면서 사람은 자신이 본 만큼 믿고, 아는 만큼 생각한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고전과 철학 역시, 지혜로운 사람이 한 번에 깨닫는 것이 아니라, 많은 예비지식을 쌓아가면서, 지식이 어느정도 축적되었을 때 지혜로 변화한다고 생각한다. 책속의 책의 늪에 빠진다고 말할 만큼 한번의 만남에도 수많은 작가와 작품이 소개된다. 많은 책을 읽고 조사한 후 읽기 편하게 깔끔하게 정리된 책을 읽다 보면, 어렵게 느껴지던 문학과 철학에서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데미안을 이야기하며, 정호승님의 <수선화에게>라는 시를 소개받았고, <오셀로>를 이야기하며 사랑과 질투 그리고 소유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권지예의 단편 <꽃게무덤>과 황동규님의 <쨍한 사랑 노래>도 알게 되었다. 한 번의 만남에 최소 3권의 책과 한 명의 사상가를 만나게 된다. 읽어볼 목록에 적으면서, 함께 읽고 저자와 다시 한 번 만나기를 다짐해본다.
이번에는 카페주인의 친절한 대접을 받았으니, 책을 다 읽어본 후에는 나만의 솜씨를 발휘해서 그와 이야기를 나눠봐야겠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려 시도하다보면 생각의 폭이 넓어진 나를 발견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