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채화 쉽게 하기 - 투명 수채 기법
김충원 지음 / 진선아트북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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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료에 대한 공포감이 수채화와 만나 안정을 찾다.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와 피로가 목으로 옮겨가 목이 부었다. 침 삼키기도 힘든 나날과 중간고사가 며칠 남지 않아 이비인후과에 문을 두드렸다. 병원에 가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오랬만에 찾아간 병원은 소독약 냄새가 코를 찌르고 어두웠던 분위기의 병원분위기와 달리, 세련된 인테리어와 친절한 간호사 로 날 놀라게 했다. 하지만 병원에 대한 공포감을 사라지지 않았다. 

   순서를 기다리던 중 내 눈에 들어왔던 건 환자를 돌보고 있는 모습이 담긴 그림이었다. 의사선생님이 그림을 그린다는 것도 독특했지만, 그 작품이 지역 미술대전에 특선을 수상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명암과 그림자가 잘 드러나고 색감도 밝은 모습이 이런 그림을 그린 의사라면 치료도 잘 해하지 않을까 하는 편안한 마음을 갖게 했다.

   이름이 호명되어 들어간 진료 대기실에 해년마다 의사선생님이 그린 그림이 곳곳에 놓여 있었다.  조롱박 그림도 보였고, 배꽃의 모습, 정물화 등 수채화의 풍경들이 가지런히 담겨있었다. 진료에 사용하는 도구들에 대한 거부감과 낯선 의사선생님에 대한 불안감은 그림을 보자 어느새 안정이되었다. 그림이 주는 힘이라고 할까, 그 따스한 기운에 시간에 쫓기는데 아파서 속상했던 마음이 조금은 안정된 시간이었다.


# 화려한 색과 다양한 소재를 사용할 수 있는 수채화,

   학창시절 가지고 있던 미술 컴플렉스에 도전하다.

 
  많은 그림들 중에서 수채화는 가장 화려한 색과 다양한 소재로 나를 유혹한다고 생각한다. 먹을 갈아서 나온 먹빛 하나로 선과 그림을 담아내는 수묵담채화가 흑백사진이라면, 수채화는 컬러사진이라고 할까. 다채로운 색이 활력과 분위기까지 보여준다. 하지만 수채화는 내게 어려운 대상이다. 물감과 물이 만나 이루는 농담과 색의 변화와 물감이 마른 후에 변하는 모습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학창시절에 미술시간에 대한 안좋은 추억이 있는 내게, 수채화 쉽게 하기는 큰 맘먹고 도전하는 일이었다. 피하기만 했던 컴플렉스에 도전할 마지막 기회라고 할까, 색연필 쉽게 하기에서의 쉽게 다가설 수 있는 설명에 자신감을 얻었기에, 좀더 난이도가 있다 생각되는 수채화도 선뜻 도전하게 되었다.


# 초보자에게 알맞는 책

  초보자에게 맞는 입문서의 조건은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건 익숙하지 않는 소재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주는 것이다. 어려워 보이는 것이 그렇게 쉽지 않고 잘 할 수 있게, 자신감을 팍팍 부여넣어주면 더할 나위없이 좋다.

   책의 서두에 등장하는 수채화를 잘 그리는 10가지 비법은 누구나 조금 깊게 생각해보면 생각할 수 있지만, 막상 실천하기엔 놓치기 쉬운 10가지가 소개되어 있다. 실패와 조급해 하지 않고, 즐기며, 흉내내기인 모사부터 차근히, 작고 간단한 그림부터 조금씩 시작하라는 이야기는 수채화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닌, 글짓기를 할 때도 필요한 내용이라 다시 한 번 눈여겨 보게 되었다.   어느 분야던지 처음에 다가가는 과정은 조금 상황이 다를 뿐 같다고 할까.. 달라도 많이 달라보이는그림과 글 사이의 공통점을 엿보였다.  

   닦아내기 위해 사용되는 도구, 전용지, 팔레트, 접시, 붓 등 그림을 그리기 위해 사용되는 도구에 대해 하나씩 세심하게 소개되어 있다. 실내 뿐 아니라 야외에서 작업할 때 필요한 물품도 친절히 소개되어 있고, 채색하는 방법, 색을 만드는 방법 그라데이션, 스트로크,. 입체감을 주는 방법, 물감을 말리는 연습에 드라이기가 사용되는 것까지, 납작하거나 둥근 붓에 포스터 물감만으로 그림을 그린다고 생각했던 내게, 다양한 도구와 방법이 사용되는 수채화의 세계를 엿볼 수 있게 해 주었다.

   보고 싶은 마음과 그리운 마음이 모이면 그림이 된다고 한다. 쉽게 따라 해 볼 수 있게 준비된 연습종이에 스케치부터 하나씩 차근차근 따라하기 시작한다면, 어렵게만 보이던 수채화와 조금은 친해질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글도 그렇지만 그림을 잘 그리기 위해서는 많이 보고, 많이 연습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풍경화 정물화 인물화 등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많은 대상, 보고픈 이와 멋진 자연을 그대로 옮기고 싶은 수채화를 좋아하지만 어떻게 그려야 할지 몰라 주춤하는 이에게 이 책을 살짝 건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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