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연필화 쉽게 하기 - 일반 색연필 기법
김충원 지음 / 진선아트북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 왜 그림이 싫었을까?


  음악과 미술, 내가 제일 싫어하는 분야이다. 유년시절부터 소질이 없었고, 소질이 없기에 흥미가 없어지고, 흥미가 없어지니 외면하게 되었다고 할까. 어렸을 때의 우울한 추억과 함께, 절반의 동경과 절반의 외면은 미술과 음악에서 날 멀어지게 했다. 대학생이 되고 난 뒤 미술을 싫어한 것이 아니라, 학교 시절에 미술선생님을 싫어하게 되었다는 것과 그것으로 인해 미술에 흥미를 잃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이미 늦어버렸다고 생각하며 손을 놓고 있었다.

  초보자도 쉽게 할 수 있는 스케치 쉽게 따라하기 시리즈를 보며, 간편하고 쉬운 구성에 나도 한 번 해 보아야지 하는 마음이 샘솟게 되었다. 색연필로 그려지는 다채로운 세계, 꿈과 같아 보였지만, 초보자도 쉽게 할 수 있다는 구성과 좋은 평에 힘입어 도전해 보기로 마음 먹었다. 일단 시작이 어렵지만, 조금 익숙해지면 어렵지 않게 시작하게 된다. 이 책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나의 스케치와의 인연 역시 더 오랜 시간을 기다렸어야 했는데, 책을 좀 더 만나지 못한게 아쉽다고 할까.. 후회가 들지 않는 시간이었다.

# 간명한 이론과 풍부한 예제가 돋보이는 책.


  많은 이론들 보다 실제 그림 그릴 때 필요한 부분에 대한 지식을 간단히 소개하는 것에서 책은 시작된다. 오랜 경험으로 다져진 노하우와 색연필로 그릴 수 있는 다양한 기법과 실제 완성된 예, 단색으로 칠하는 법과 재미있는 기법들로 그려진 예화를 보며, 색연필로 만들어지는 다채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었다. 단순히 수채화처럼 예쁜그림이 만들어질거라 생각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다양한 그림들의 모습은 나도 한 번 도전해 보아야지 하는 욕심이 마음속에 채워지게 했다.

  가장쉬운 드로잉부터 시작되는 드로잉의 기초부터, 먹선 - 사물 - 정물 - 동물 - 곤충 - 과일 - 식물 - 꽃 - 나무 풍경 - 건물 - 인물 - 인체 - 크로키 - 이미지 드로잉 - 캐릭터 드로잉 까지, 쉽게 그릴 수 잇는 것부터 조금씩 난이도가 높아지는 구성이 마음에 들었다. 책의 이론 설명과 노하우 알림에 버금가는 풍부한 연습장은 전반부에서 마음에 들었던 그림을 따라 그리며 똑같이 완성해 보는 기쁨을 느끼게 해 주었다.


# 표현 수단을 하나 더 얻다.

 마음에 드는 풍경이나 사람을 만나면, 사진의 공간에 갇히게 하고, 글로 그를 표현하는데 급급했는데, 색연필로 그의 인상을 담아 둘 수 있는 표현의 수단을 하나 더 얻게 되었다. 사진에 담긴 모습을 보며 그를 그릴 수도 있고, 글로 표현된 그의 모습을 그림으로 바꾸어 볼 수 도 있다. 그림으로 맺어진 모습을 다시 글로 표현할 수 도 있는 경계를 넘어선 표현을 하다 보면, 이미 고갈되어 버린 감수성과 표현력도 조금은 채워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하게 되었다.

  뭔가를 배운다는 것, 시작한다는 건 쉽지 않다. 잘 짜여진 책은 쉽게 그 분야에 빠져들게 한다. 문외한인 내게 색연필화의 기초를 맛볼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다. 색연필화를 통해 차갑고 멀게만 느껴졌던 그림도 조금은 따스하게 다가왔다. 거북이처럼 느리지만 꾸준히 노력한다면, 내가 좋아하는 이의 모습도 색연필로 담을 수 있는 날이 올거라 믿는다. 쉽게 만날 수 없는 그를 담을 수 있게  꾸준함을 잊지 말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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