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무슨 책 읽고 계세요?
한국의 소리, 세상을 깨우다 대한민국 보고보고 시리즈 1
배연형.서희원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 소리에 관한 추억 하나.


  여행을 좋아합니다. 화려한 볼거리와 멋진 풍경이 넘치는 여행은 언제 떠나도 즐겁고 행복합니다. 사진을 찍고 추억을 남깁니다. 시간이 흐른 뒤 사진을 다시 보며 추억이 서린  그 장소를 떠올립니다. 제가 좋아하는 지인이 말해준 특별한 여행 방법이 생각났습니다. 멋진 풍경과 사진을 보는 것도 멋지지만, 녹음기 하나 들고, 그곳의 풍경을 소리로 저장해 놓는 것 또한 멋진 여행의 추억이 될거라 이야기했습니다.

  소리에 관한 특별한 기억이 하나 떠오릅니다. 이제는 나뉘어버린 좋아하는 그룹의 자료를 모았던 때가 있었습니다. 부산에 사는 팬클럽 누나에게 오래전 그룹의 콘서트 공연을 녹음한 테이프를 담은 기억이 납니다. 콘서트 공연을 다시 컴퓨터로 녹음한 후 마지막에 소음이 들리면서 함께 공연을 본 누나의 친구가 누나가 살짝 자리를 비운 사이에 남긴 메세지가 들렸습니다. 공연 잘 보았고, 함께 했던 우정 변치 말고, 앞으로도 잘 지내자는 부산 억양과 사투리가 섞인 말을 듣고 공연에 대해서 우정에 대해서 새롭게 생각한 기억도 납니다.

 


# 소리를 테마로 한 색다른 여행기.


  한이 서린 판소리, 창극과 남사당패, 가야금 병창, 말양 백중놀이, 천하지대본의 노래, 아라리,
소리의 명인이 몸담았던 터 등 소리를 주제로 한 색다른 여행의 책이 나왔습니다.


  광화문과 정동, 광무대, 안성 청룡사등의 소리의 터와 옛 문화가 시작된 터가 1부에, 판소리와 관련된 이동백, 송흥록, 정정렬 등의 명인과 판소리 여섯마당을 정리한 신재효, 서편제와 가사문학의 본고장인 순창과 담양군을 살피고 나면 2부가 끝이 납니다. 

  남원의 이화중선, 쑥대머리로 판소리 역사를 바꾼 임방울, 소리에만 빠진 구례의 명창 박봉술 명인과 보성소리와  창극의 흔적이 담긴 보성과 고흥에서는 명인들의 에피소드와 재미난 이야기들이 나들이 떠나는 곳을 더욱 즐겁게 합니다.  

  옛음악의 흔적이 잔뜩 담긴 4부에서의 낙안읍성의 가야금 병창, 밀양의 백중놀이, 예철과 안동의 농민의 노래,  정선의 아라리를 통해 옛 소리와 현대의 소리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 풍부한 삽화와 재미난 이야기, 섬세한 여행정보까지 알친 구성에 빠지다.


  하나의 소리와 하나의 여행장소가 잘 짜여진 책에서는 풍부한 삽화와 재미난 이야기들의 잔뜩 담겨있습니다. 녹차로 유명했던 보성과 가사문학과 대나무만 유명한 줄 알았던 담양에 서편제의 맥이 흐르는 명인들의 숨결이 살아있고, 그 터가 잘 보존되어 있다는 사실이 감사했습니다. 

  색다른 주제를 통해, 고정되어 있던 주변의 지역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이미 알고 있던 장소의 자세한 정보를 알 수 있어  더욱 신났습니다. 두 발로 우리 땅의 감각을 느끼는 국토대장정, 곳곳의 색다른 맛을 느끼는 맛집 기행, 눈을 즐겁게 하는  관광지 여행은 많은 사람들이 떠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쉽게 들을 수 있지만, 그만큼 쉽게 잊을 수 있는  소리 여행을 하는 이는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소리를 찾아 떠나다 보면 독특한 그 지역의 향도 느낄 수 있고  자연스레 맛과 시각또한 즐거워 질거라 생각합니다. 오감을 만족시키는 여행을 하기 위해서라도, 소리여행을 다룬 이 책은 제게 소중합니다. 

  또한 하나의 테마가 끝날때마다 나오는 추천음반은 꼭 들어봐야 겠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되었습니다. 엠피쓰리나 시디피 하나를 들고 떠나는 소리여행, 여행이 더욱 즐거워 질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러다 보면 우리의 얼과 우리의 문화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샘솟게 될 거라 믿습니다. 소리를 통해 나를 알고, 우리 문화를 알게 되는 즐거운 여행, 색다른 여행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어 신나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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