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만 - 당당한 나와 오만한 너 우리는 무엇이 다른가? 우리를 지배하는 7가지 욕망의 심리학 7
마이클 에릭 다이슨 지음, 이창신 옮김 / 민음인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 적절한 자부심과 오만의 경계는 어디일까?


  유교를 현대적 감각에 맞게 재 해석한 책을 볼 기회가 생겼다. 유교 문화권의 사람들은 관계 지향적이라 다른 사람들에게 창피함을 당하지 않기 위해 죄를 짓지 않고, 서양 사람들은 개인을 중요시 해서, 죄를 지으면 벌을 받기 때문에 죄를 짓지 않으려 한다는 글을 본 기억이 난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과, 타인의 눈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는 차이라고 할까.. 적절한 자부심과 오만의 경계는 스스로 생각하는 가치 판단과, 타인의 눈에 비치는 모습 두가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계 찾는 일이 오렌지를 손으로 껍질 벗기는 것처럼 쉽지 않다. 칼집을 내어 살짝 데친 후 쉽게 벗겨지는 오렌지 처럼 오만과 자만의 경계를 쉽게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자만이라는 제목 아래에 적힌 당당한 나와 오만한 너 우리는 무엇이 다른가? 오만과 자부심 사이가 궁금해진 마음에 책을 펼쳤다.

 


# 자기 비하와 오만 사이.

 
  서문 '자만은 죄악인가'에서는 자부심에 관한 두 가지 시선을 보여준다. '자기도취, 자기 중심주의'로 보여지는 부정적인 모습과 '자존심, 자긍심'으로 표현되는 긍정적인 모습을 함께 보여주며, 철학적, 종교적, 개인적, 인종적, 국가적 뿌리를 탐색한다고 한다.

  1부에서 나온 '정당한 자부심의 경계는 어디인가'에서 종교와 철학적에서 나온 자만에 대한 내용을 정리해 준다. 다양한 인용은 작가의 성실한 준비와 수긍할 수 있는 발언은 참 멋지다. 하지만, 그 분량이 너무 많아서 자신의 생각은 없고,  인용글 모음집이란 느낌이 줄 정도로 지치게 한다. 핵심 내용이라 생각되는 건강한 정신과 건강한 도덕이 내재된 자기 존중은  축복이라는 저자의 견해에 동의한다. 

   많은 종교에서 자만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겸손'을 대안으로 내세웠던 점과 '오만'에 반대하여 '자기성찰'을 주장했다는 이야기, 아리스토 텔레스가 주장한 '부적절한 자기겸손'의 폐해등은 지적 지식이 허약한 내게 유익하고 많은 견해를 알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다.


# 자부심에 대한 개인적 고백과 함께 미국 백인의 유색인종에 대한 오만을 지적하다!

 
  '미국에 흑인으로서 사는 건 어떤 느낌일까?' 하는 궁금증을 조금은 해소해 준 2장과 3장과 4장에 걸쳐 나오는  백인종의 인종에 대한 우월감, 그리고 '미국'이라는 자긍심이 주는 폐해를 조목조목 지적한 부분이 흥미롭다. 자신이 읽은 책과 글쓰기를 통해 자기고백을 하는 독특한 방법이 인상 깊었다. '자신의 가치를 아는 것이 선'이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견해는 내 마음에 들었다. '겸손은 미덕이지만, 자기비하는 악이다'에서 적절한 자부심의 경계를 찾고 싶었지만 역시 이해할 수 없었다.

  인종이란 사회적 신화이며, '좌파는 미래를 제시하지 않는다'는 지적은 냉철하다고 생각했다. '백인 소망하기'의 모습 뒤에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선망이 겹쳐 보여서 안타까웠다. 그리고 한국 내 외국인 노동자를 바라보는 시선과 그들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또한 '의식적으로 닮아간다고 할까', 지독한 백인의 자부심이 흑인의 내밷는 말에도 존재한다는 말과 흑인 내부에서도 피부색을 따지는 모습은 충격이었다.


"우리는 흑인 교수를 간절히 원하다가도 막상 흑인 교수를 만나면 합당한 존경심을 보이지 않는다."
 

  내 모습안에 그런 모습이 담겨져 있지 않나 돌아볼 수 있어서 좋았다. 백인과 흑인에 비켜션 황인종이 아닌, 그냥 인간으로 볼 수는 없는 걸까? 그러기엔 쌓아온 역사와 산물들이 너무 많고 해결해야 할 과정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인종과 차별이라는 틀을 벗어난 모습을 무엇일까? 내 조국은 무조건 옳다는 '자만'과 '종교와 테러의 상관관계', '전쟁의 첫 번째 희생양은 표현의 자유'라는 말에 동의한다. 
 

# 인종으로 차별하지 않는, 모두가 공존하는 세상을 꿈꾸다.


  흑인 내부와 소수인종과 백인 내부의 비판적 지성들과 연대하고 대화하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세상은 경제와 체제는 급변하기도 하기만, 의식은 조금씩 물들면서 변화한다고 생각한다. 당장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고 포기하지 않는다면 다음 세대에게는 더 좋은 세상을 줄 수 있을 거라 믿는다.  

  물직적 풍요는 넘쳐나지만, 조화로운 분배가 이루어지지 않아 모두가 괴로운 세상이다. 태생적 차이로 구별짓기 되지 않고, 경제적 능력으로 차별받지 않고, 모두가 공존하는 사회는 절대 그냥 오지는 않는다. 뛰어난 지도자가, 효과적인 규제가 이루어 줄 수 없다. 하나의 종교가 해결해 주지 않는다. 우리 모두의 의식적인 구별짓기의 폐해에서 벗어났을 때, 그 작은 시작에서 출발점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건 먼저 지치지 않는 것이다. 

  읽기는 편하지만 그 의미는 머리에 오래 남는다. 기독교인에게 조금 친절할 수 있지만, 비기독교인이라고 해서 읽기 어렵지는 않다. 종교적 색채를 싫어하는 사람은 3장부터 읽어도 저자의 주장을 이해하는 데 어렵지 않다고 생각한다. 생각의 자극을 주는 책을 만나서 좋았다.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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