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 아시아의 힘
KBS 인사이트아시아 유교 제작팀 엮음 / 예담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 2500년의 나이를 먹은 유교. 오해와 편견에 숨겨진 새로운 아시아의 힘을 찾다.


  유교하면.. 공자, 맹자등의 뛰어난 사상가들이 생각난다. 그리고 조선시대에 예송 논쟁등의 불필요한 당쟁이 떠오른다. 매 달마다 지냈다는 제사와
서당, 명분과 충, 효, 열녀문, 향교와 사립문, 동몽선습, 사자소학, 대학,
시,서,화, 서원까지.. 모두 유교적 기틀아래 남겨진 게 참 많다. 그래도 유교가 부정적인 가장 큰 이유는 유교의 성리학을 국학으로 삼은 조선이라는 국가가 나라를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 후 100년간 서구의 문물의 적극적 수용과 경제발전이란 기치아래 유교 문화의 많은 흔적들이 부정되었다고 생각한다.
    
'아름답다, 추하다', '옳다, 그르다', '정의인가, 불의인가' 하는 답을 하기 이전에 그것의 '존재'을 규명하는 것이 먼저라는 강연을 들었다. 맞는 말이라 생각한다.
유교가 우리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을까?라는 의문에, 답을 할 수가 없다. 유교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유교를 어디서부터 살펴야 할까? 그 수 많은 고전과 유교에 관한 수 많은 책들... 에휴.. 막막하다. 

  KBS가 중국, 일본, 싱가포르와 함께 2006년부터 아시아 컨텐츠를 대상으로, 2010년까지 9편의 대형 다큐멘터리를 기획했다. 그 첫 시작이 '유교 2500년의 힘'이다. 시간이 맞지 않아 방송은 보지 못했다. 다행이 책으로 출간이 되었다. 이 책을 안다고 유교를 다 안다고 할 순 없다. 하지만 1년 반의 준비과정과 6개국 이상의 나라들을 살펴서 공동으로 준비한 흔적들이 유교의 과거와 현재를 살피는 작은 힘이 될거란 믿음은 생겼다. 냉소보다는 기대를 더 안은채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 [인,의,예,지], 인간, 경제, 관계, 공부, 네 개의 길을 살피다.
   

  유교에서 중요시 하는 사덕, 인, 의, 예,지를 인간의 길, 경제의 길, 관계의 길, 공부의 길로 연결지어 '사랑의 여정', '빠르고 좁은 길', '신비로운 힘', '세상을 위한 수양'이라는 부제아래 유교의 장점과 단점을 골고루 비추었다 생각한다.. 물론 아시아의 힘이라는 부제처럼, 절망보다는 희망에 더 무게를 두었다고 생각한다. 가장 좋았던 부분은 중국,일본,베트남 등 다른 나라에서 유교의 기치가 어떻게 자리잡았는지 알 수 있다는 점이었다.

  우리의 흔적과 함께 다른 문화에서의 같은 공통부분의 변화 모습을 살필 수 있어 좋았다. 효의 이름으로 방치되고 집안을 위해서 '열녀문'을 수록받기 위해 반의도된 '사회적 타살', 원하지 않는 충성의 강요 '가미가제 특공대'의 일본사람들이 원하지 않았다는 부분에서는 국가와 사회적 목적을 위해 개인이 어떻게 피해를 입을 수 있는지 느낄 수 있어 섬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효의 진정한 의미는 '진정한 사랑을 베푸는 것'이며, 인의 근본으로서 '배려의 마음'이 스며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 기뻤다. '무조건적 사랑'을 베푸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에,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 시작하고, 그 사랑을 확장해서
다른 사람도 사랑하라는 글에 공감했다.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있다'는 경구와 다르지 않다고 느꼈다.


  인 뿐 아니라, 경제, 관계, 공부 모두 유교 문화권 국가에서 이전에 살았던 대표적인 인물과, 현재의 모습 그리고 숨겨진 의미를 차근차근 잘 살핀 모습에 '무지한 내가'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각 장의 마무리에 원문과 상세설명을 통해 익숙하지 않거나 소개된 인물들을 좀 더 상세히 설명한 부분도 좋았다. 

 
# 책을 덮으며.. 균형감있게 바라보고, 바르게 실천하자.

  
  '유교에 대해 얼마나 알았을까' 생각해 보았다. 솔직히 모르겠다. 마음속에 '그래 이건 이래야지' 하면서 유교적 사단을 마음속에 담고 있으면서도 형식적인 예식과 부정적 모습들의 부정적인 마음이 강했던 마음의 벽이 조금은 갈라진 느낌이다.


  빛과 어둠을 같이 본 느낌이라 할까, 모든 만물이 그러하듯이 장점과 단점이 함께 존재한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되어 즐거웠다. 과거의 기록에 연연하지 않고, 그것의 '긍정적인' 측면을 잘 활용한다면, 이천년 넘게 흘러온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것들을 잘 발전시킬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단점을 잘 파악해서 거기에 매이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책이라는 거울을 통해 '유교'라는 얼굴의 잡티와 매력을 함께 발견하였다. 잡티를 없앨 것인가, 매력을 발전시킬 것인가는 개인의 선택의 문제이다. 단지 부분을 전체로 보아, 추종하거나, 멸시하지 않아야 겠다고 다짐했다. 

  난 어떤 마인드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어 좋았다. 시간에 따라, 기분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많은 것들 속에서 변하지 않는 '나의 가치관'을 잘 살펴보면서 가꾸어야 겠다고 다짐했다. 무언가 배운다는 건 즐거운 일이다. 전에는 가치관은 고정되어 있고, 그 가치관에 맞게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고정된 틀이 아닌, 조금씩 나아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정화 틀을 만들면서 정형적이 되고, 그 의식에 매여 극단으로 빠질 수 있는 틈이 만들어지기도 한다는 생각을 했다. 책을 통해 생각의 화살이 길어지는 건 즐겁다. 중요한 건 적시에 잘 쏘는 일이다. 아직 서툰 나는 화살을 늘리는 데도 힘겹다. 

  조금 더 공부를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를 좋아하는 자와 함께 가면

마치 안개 속을 가는 것과 같아서


옷은 젖지 않더라도 때때로 물기가 배어든다.

무식한 자와 함께 가면

마치 뒷간에 앉은 것 같아서


옷은 더럽혀지지 않지만 그 냄새가 맡아진다.



 '지'를 얻는 건 꼭 책에만 있는 건 아니라 생각한다. 매 순간 순간 배움의 끈을 놓지 않으면. 매일 조금 씩 나아지는 나를 만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작은 것 하나를 배워도 나에게 칭찬해주고 격려해 주면, 다른 사람에게도 관대해지고, 세상도 밝게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꿈을 꾸어본다. 배움의 시작, 도서관과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주저하지 말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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