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조기유학? 성공한 영재교육?
고등학교 2학년을 마치기도 전에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것에 대해서 당시 야구계에서는 많은 이견이 있었다. 편법을 이용한 메이저리그 진출이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너무 이른 진출이다, 또는 오히려 일찍 가서 그곳에 적응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 등 다양했다.
당시 나로서는 다른 경우의 수를 생각하기에는 메이저리그의 제안이 너무나 적극적이었던 게 사실이다. 더불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난 이후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우리나라의 제도상 힘들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었다. 결과적으로는 메이저리그를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후회 없다. 하루라도 빨리 선진야구를 경험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었다. 이후 정식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하기까지 5년이라는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통상적인 메이저리그 데뷔에비하면 늦은 게 아니었다.
실제로 미국에서 야구선수로서 진로를 결정한 고등학생 중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하기까지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그 확률 또한 매우 낮다. 메이저리그로 가기 위해서는 루키리그부터 트리플A까지 6단계로 이루어진 마이너리그를 통과해야만 한다. 개인의 실력에 따라서 좀 더 높은 리그에서 시작하거나 다른 사람보다 빠르게 통과할 수도 있겠지만, 정상적인 과정을 거친다면 6개의 리그를 거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