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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좌절, 이유 있다 - 하버드 박사 이창열의 슈퍼영어
이창열 지음 / 앱투스미디어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 그렇게 많이 영어 공부를 하는데에도 왜 영어가 잘 되지 않을까?
중학교 1학년부터 학교에서 영어가 정규과목으로 지정 되었다. 일주일에 6-8시간까지 영어를 잘 읽고 쓰는 공부를 했다. 회화시간도 일주일에 한 시간씩 있었지만, 원어민과 한 시간씩 단둘이 이야기 하는 것도 아니고, 50명이 넘는 아이들 틈에서 익숙하지 않는 얼굴들에 말 건널 용기는 나지 않았다. 조금 얼굴이 익숙해질 쯤이 되면 다시 다른 데로 발령가 버리고, 새로운 원어민을 보면 또 얼어버리고, 나에게 영어는 즐거운 시간이 아닌 재미없고 두려운 시간이었다.
대학교에 들어오니, Toeic을 해야 취업에도 유리하고, 사회 생활하는데 유리하다고 한다. 도움이 되는게 아니라, 당연히 해야 하는 영어 공부.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노력하는데에도 되지 않으니 화부터 나기 시작했다. 외국으로 유학을 가고 싶지만, 돈도 없고, 문화도 잘 모르고 우리나라에 외국인 노동자가 들어온 것처럼 어색하고 힘들다는 걸 알기에 일찍부터 포기했다. 번역공부를 시작하면서 읽고 쓰는데에 들이는 노력은 조금씩 하고 있지만, 아직 멀었다.
답답한 마음에 우울해 하고 있을때,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영어 잘 할 수 있다'가 아닌 '영어 좌절 이유 있다'라는 표현이 마음에 들었다. '문제점을 알게 되면, 조금 더 나아질 수 있을꺼야'란 마음으로 책을 넘기기 시작했다.
# 질문이 잘못되었잖아요!!!
올드보이에서 이유진이 오대수에게 한 명대사가 생각난다.
"당신의 진짜 실수는 대답을 못찾은게 아니야.
자꾸 틀린 질문만 하니까 맞는 대답이 나올리가 없잖아.
왜 이우진은 오대수를 가뒀을까가 아니라,
왜 풀어줬을까란 말이야"
책을 읽고 난 후, 처음 떠오른 생각은 이제껏 잘못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러 애 썼다는 것이었다. 영어공부를 무작정 잘하고 싶다는 생각에 어떻게 하면 '잘' 할수 있는지에 대한 답을 찾으려고 했다는 점이다. 영어에 대한 목표가 없었다. 원어민 실력으로 유창하게 누구하고나 원활하게 의사소통을 한다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경우라고 하지만, 실제로 영어와 한국어를 잘 사고하고 표현하는 사람은 미국 내에서도 극소수라고 한다.
정말 그렇게 하고 싶다면 13세 이전에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에 살면서 많은 노력과 적극적인 자세, 다양한 기회를 통한 여러가지 삶의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한다. 한국에서 영어 카드를 보여주면서 반복적으로 따라하는 방법이 영어를 익히는 것 뿐 아니라, 국어 사용능력까지 저해시키는 이유는 '영어'를 표현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영어로 쓰여진 단어를 암기하는 것일 뿐이라고 이야기 한다. 마치 숫자와 미적분 수식을 암기하고 있다고 해서 미적분 문제를 사고해서 풀 수 없는 것처럼 단어만 표현만 익히는 건 아무 도움이 안 된다고 이야기 한다.
# 말은 평생 배우는 것이다.
저자는 말은 평생배우고 학습하는 것이라고 한다. 하나의 드라마가 나오면 유행어가 생겨나고 삶의 방식이 변화하듯이 언어는 고정된 것이 아니기에, 그 시대의 문화와 표현 생활방식과 함께 언어를 공부하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노력이 병형이 되어야 잘 할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번역공부를 하면서 전업 번역가가 이야기하는 내용과 비슷해서 더 와 닿았다.
'번역을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요?' '많이 해보면 해 볼수록 늡니다.'
# 현실적이며 유용한 영어학습의 예.
3장부터 20장까지 영어를 공부하는데 현실적이면서 알찬 정보들이 가득하다. 발음에 너무 얽매이지 말 것, 잘 하면 좋지만 모두가 성우는 아니다. 의사소통이 될정도까지 하면 된다. '그 시간에 조금 더 말하고 읽는데 시간을 할애하라' '영어를 우리말로 이해해서는 안된다' '무작정 익히지 말고 그 지역의 문화를 먼저 공부해라' '같은 표현이면 속어보다 세련되고 다듬어진 어휘를 사용하라'와 같은 영어를 익힐 때 필요한 마음가짐과 '모음없이 발음할 수 있어야 한다' '리듬감을 익혀라', '가장 많이 사용되는 300단어는 어느 정도 공부한 당신은 이미 알고 있는 단어들이다''한국어는 명사이지만 영어는 동사가 더 중심이다' '이미 굳어져 버린 표현(관용표현)을 잘 활용해라'는 기본적인 기술도 알려준다.
4장에서는 다양한 표현력을 얻을 수 있는 비법에 대해서 알려준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동의어 사전'과 '관계어 사전'이었다. 접두어, 접미어에관한 단어암기장은 보긴 했지만, 미국인들도 영어 표현을 잘 하기 위해 동의서 사전과 관계어 사전을 사용한다는 사실은 소중한 정보였다. 영어 뿐 아니라, 국어를 잘 말하고 다듬는데에도 동의어와 관계어 사전이 필요하다.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영어를 잘하고 실력이 쑥쑥 늘어나진 않는다. 막연히 힘들고 어렵고 짜증나고 지겨운 영어공부, 왜 잘못된 영어 공부를 하는 것인지 집어주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책에 있는 내용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실천하느냐에 따라 당신의 영어실력은 좌우된다.
영어만 생각하면 머리가 지끈지끈 아픈 친구에게 보여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