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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 경제학
도모노 노리오 지음, 이명희 옮김 / 지형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 이기적이고 냉철한 '경제적' 인간의 숨겨진 얼굴이 드러나다.
이제까지 알고 있던 경제학에서는 인간은 합리적인 존재라는 전제로 수많은 이론들이 전제되었다. 합리적이기 때문에, 비정함이라고 할까, 감정이 들어나지 않고 이성적으로 냉철한 사람들이 피도 눈물도 없이 간명하게 결정을 내리는 것이 경제학이라고 알고 있었다. 포커케이스 얼굴인 줄 알았는데, 행동경제학 에서는 그것이 본 얼굴이 아니라, 차가운 가면을 쓰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이야기 한다. 인간은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라 자신을 합리화하는 존재라고 말하며, '감정'과 편향된 경제적 인간의 본 모습을 보여준다.
매끄럽고 흥미롭고 재미있고 신나는 새로운 경제학이 될 것 같았다. 완성된 자아가 아닌, 조금씩 커 가는 아이처럼 이제 태어나 아장아장 발걸음을 내딛는 '행동경제학'과의 데이트는 여러가지 심리 이론과 함께 시작되었다.
# 인간은 합리화 하려는 존재이다.
2-3장에서는 합리적 결정이 힘든 이유를 여러가지 딜레마와 함께 소개해 주고 있다.
때론 익숙하기도 하고, 낯설지만 아차 하고 깨닫게 되는 많은 실험들은 재미와 함께 유익한 정보까지 알려주고 가독성까지 있다. 경제학이 재미없는 것이 아니라, 재미없게 경제학 교재를 써서 경제학을 어렵게 생각한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만큼 편향된 내 자신의 행동의 방향을 보는 건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명쾌한 것이 아니라, 모순되면서 알수 없이 톡톡튀는 행동 경제학은 불안정한 인간의 심리가 보여 즐거웠다.
4-9장까지는 프로스텍스 이론과 프레이밍 효과, 사회적 선호, 행동경제학의 최전선인
감정의 움직임과 신경 경제학, 진화의 힘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다. 그냥 보기에는 복잡하고 어려워 보이지만 실상 우리가 심리적으로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사실들을 경제학 사실과 결부시켜서 적용한 것 뿐이었다.
준거점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과, 지금껏 사용하고 있는 '소유하고 있는 물건'에 귀속되는 경향이 강하고, 내가 선호하고 있다는 사실 역시, 질문의 표현의 방식이 달라졌을 때 변하기 십상이라는 너무나 당연한 사실들.. 그리고 현재를 중요시하게 여기고 점점 나아지는 삶을 꿈꾼다는 것 역시, 합리적으로 생각했을 때는 이해가 되지 않지만 현재가 중요한 나에게는 충분히 이해가 갈 뿐만 아니라 공감이 되는 이야기였다.
이전의 경제학 이론에서 비정함과 함께 다가가기 힘든것과 달리, 공감이 되는 매력적인 이론을 만난 즐거움에 하나 하나의 용어를 이해하는데에는 시간이 조금 걸리기 했지만, 기꺼이 시간을 투자해서 이해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싶게 잘 포장된 책이다.
# 특히 마음에 들었던 사회적선호와 유전자와 문화의 공존화.
경제학 역시 인간의 경제 활동을 좌우 하기 때문에 이해타산도 중요하지만, 타인의 시선, 평판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던 즐거운 시간 이었다. 삼성이나 대그룹에서 주장하는 투명 경영과 사회공헌활동의 뒷모습에는 기부금만큼의 면세의 경제적 이익의 효과와 함께 사회적 이미지의 긍정적 모습을 한 긍정적 마케팅과 이미지의 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 또한 그런 행위가 다시 부를 창출하게 한다는 사실을 이론으로 알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다.
처벌이론이 등장하면서 윤리가 격하되기 시작했다는 부문에서 안타까움과 현실적 인정이 되긴 했지만.. 평판의 무서움과 매력이 조금 더 알려져서, 경제학에서도 따뜻한 모습들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는 경영학 선배는 기업은 살아남는거 자체가 사회적으로 공헌하는것이라 하지만, 기업의 윤리역시 중요하다는 생각을, 그리고 뒷받침 할 수 있는 이론을 만나게 되어서 행복한 시간이었다.
유전자와 문화는 가문과 가정환경으로 접목해서 생각해 볼 수 있다. 가문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가정환경이 중요하다고 많이 들 이야기하고 강조하는 추세이지만, 현재의 경향에서는 어느 하나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둘이 결합되었을 때의 시너지를 강조하는 추세라고 한다. 자신을 둘러싼 환경이나 생태에 가장 적합한 결정을 하는 인간의 모습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다른 경제학 서적과 달리, 마음이 움직이는 재밌는 시간이었다. 수식과 도표가 나오긴 했지만, 딱딱하게 공식화 되어 외우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살펴보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는 책이다.
후기에 나오는 구두 수선공은 구두를 잘 만드는 지식보다는 발에 관한 지식이 필요하다고 언급되어 있다. 경제활동의 활성화의 구두를 만들기 위해 좋은 지식인 '정책'을 잘 아는것도 중요하지만, 경제활동의 주체인 '인간'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이다.
합리화 하고 모순적인 존재이지만, 인간미를 가지고 있기에 아름다운 우리의 일상, 행동경제학과 함께 딱딱한 경제의 새로운 흐름을 느껴볼 수 있었던 즐거운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