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 칵테일 - 세상에서 가장 달콤하고 상큼한 세계사가 온다!
역사의수수께끼연구회 지음, 홍성민 옮김, 이강훈 그림, 박은봉 감수 / 웅진윙스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 독자는 바텐더! Shake! Shake! Shake!   130개의 원료를 입맛에 맞게 섞여 봐요!!

  '세계사 칵테일'이라는 말에 무척 흥미가 끌렸다. 한나라의 역사를 공부하는데에도 책 한권으로는 도저히 부족한 많은 분량의 내용이 있다. 거기에 고대사부터 근현대사까지 수많은 나라와 시간이 흐른 세계사를 제대로 이해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흥미로운 주제에 맞게 잘 담겨진 칵테일처럼 개성 강한 책을 찾게 된다.

  역사를 읽는 두 가지 관점, 역사적 사실 그대로를 이해하려는 입장과 현재의 시대에 맞게 재해석하려는 입장을 둘 다 만족시키려면, 칵테일처럼 양질의 원료를 잘 섞어서 흔들어 주어야 한다.

  책은 130개의 역사적 의문들에 대한 답으로 이루어져 있다.  책 제목만 보았을 때는 완성된 칵테일을 마시기를 기대했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일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독자가 바텐더가 되는 것을 염두해 두고 쓴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러스트를 활용한 친근성 확보와 여러가지 흥미로운 질문들이 잘 어울려서 잊을 수 없는 매력의 칵테일이 아닌, 재료들을 제공한 뒤, 독자의 노력과 마음의 여유를 필요로 하는 책이였다.


# 7가지 무지개 빛으로 나눈 역사적 흐름과 상식으로 알아두면 좋은 유익한 내용들의 모음.
 
  책은 수수께끼의 원시*고대여행, 찬란한 문명의 그리스*로마 여행,
많은 나라들이 패권을 다툰 고대 아시아 여행, 철학이 종교의 시녀로 전락한 중세 여행
피와 권력 욕심의 향연 근세 여행, 한때는 유럽보다 더 발달했던 중세 아시아 여행,
제국주의 경쟁과 패권, 자본주의가 우세했던 근대*현대 여행으로
무지개의 색깔을 7개로 인식하고 있는 것 처럼, 시대별로 나누었다.

  외울게 많은 역사서의 한계를 벗어나고자 알아두면 유익한 상식과 흥미로운 주제들로만 질문을 선정해서 독자의 가독성을 높이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였다.

 

#  하나, 하나 따로 보아도 어색하지 않는 단편적 구성.

 

  상식 백과사전, 한국사 명장면 100, 이런 책들처럼 하나 하나 독립적으로 이루어진 구성은 심심할때나 잠시 쉬고 싶을때, 호기심이 동할때 쉽게 책을 꺼낼 수 있게 만들었다.

   거기에 각 파트별로 나갈때마다 전체 흐름에 맞게 큰 맥락을 지도를 통해 인식하게 해 주고, 각 장면마다 적절한 삽화를 통해서 보다 쉽게 이해하도록 애쓴 점, 그리고 간단한 유머가 적절이 섞여 있어 하나, 하나 장면을 보는데에는 큰 무리가 없었다.

  단지 단편적구성의 큰 단점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는데 흐름이 끊긴다는 점이다. 장편소설을 볼때 큰 이야기 줄기가 있어 끝까지 책을 읽어가는 힘을 주지만, 단편적인 글들의 나열은 하나 하나가 지나치게 독립되어 있기 때문에 순간의 흥미는 만족시켜주지만 꾸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책을 멈추게 한다.

  상윤과 이연의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해서 하룻동안 상보의 방학연구주제를 돕는 형식으로 시작해서 돌아오는 방식으로 꾸몄지만, 크게 전체적으로 책을 읽는데 큰 매력을 느끼진 못했다.

  뭔가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건 단편적 완성도와 함께 전체적 짜임새까지 요구한 내 욕심일지도 모른다. 잘 짜여진 단편 연작소설을 기대했는데, 들쑥날쑥한 소설집을 본 느낌이다. 기대가 크면 역시 실망도 크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어 볼 만한 책.

     
  내 욕심이 컸기 때문에, 실망감과 애잔함이 강했을 뿐 책 자체로 보면 충분히 매력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어느 정도 역사 지식이 있는 독자보다는, 세계사에 약한 중, 고등학생의 보조수업교재나 간단한 역사상식을 알고 싶은 이, 그리고 세계사를 조금 알아보고 싶은 문외한에게 쉽게 읽는 단계로 추천하고 싶다.

   루브르 박물관을 짓기 위해서 만든 'Loto'와 우리의 조상인 크로마뇽인은 '전쟁'을 좋아하는 폭력적 성향이었다는 것, 영국에서 의원내각제가 발달하게 된 에피소드, 영어가 세계 공통어가 된 까닭, 네덜란드와 포루투칼이 번성할 수 있었던 이유, 골드러시로 가장 돈을 많이 번 사람은 아마 청바지를 만든 리바이스일 것이다라는 주장 등.  사람들과의 만남에 쉽게 화제로 꺼낼 수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와 중간 중간 들어있는 역사적 사실, 그리고 여러가지를 고민해 볼 수 있는 내용까지 다양하게 담겨 있다.

   단지 책이 많은걸 잘 정제되어 만들어 낸 칵테일을 기대하는 이에게는 그다지 권하고 싶지 않다. 칵테일이 아니라, 칵테일 원료들을 바탕으로 독자의 마음속의 열정과 호기심으로 Shake, Shake, Shake 하고 싶은 이나 가볍게 읽고 싶은 독자에게 잘 맞는 책은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세계화 시대, 이제 한국안에서의 내용만 안다고 생존 할 수 없는 만큼 문은 열렸고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다. 앞으로 진행될 세계화는 하나의 문화가 지배하는 패권이 아닌, 각자의 문화가 만들어낸 원료들이 잘 섞이어 만든 칵테일이 되기를 꿈꾼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문화를 잘 아는것과 함께 상대의 문화도 잘 이해해야 한다.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역사를 알아야 한다.     

   세계사 칵테일이 작은 호기심을 일으켜주는 작은 불씨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조금 더 신경썼더라면... 큰 불씨도 될 수 있었을텐데... 책을 놓으면서도 많은 아쉬움이 남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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