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페포포 안단테
심승현 지음 / 홍익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 그림과 함께 있는 책에 대한 단상.

 

    가끔 책으로만 읽기에 눈이 피로할 때가 있다. 그럴때면 마음속에 그림 하나를 그리는 상상력을 잠시 멈추고 쉬게 된다. 그림이나 사진을 통해서 많이 연상하지 않고 글을 보고 싶을 때가 있다. 그림과 함께 있는 글은 잘 조합이 되면 글의 표현의 한계를 드러내 주는 매력적인 요소이지만 자칫 잘못하면 상상할 수 있는 자격을 빼앗아 버린다.

   마린블루스, 포엠툰 등의 소소한 일상과 그림이 잘 결합된 글과 함께 파페포포 메모리즈를 만나게 되었다. 삶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나 또한 겪어보았던 일들에 대한 튀지 않는 따스한 캐릭터와 함께 흘러나오는 따스한 이야기들.. 내용들에 공감하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던 기억이 난다. 두번째 투게더라는 제목이 주는 함께라는 좋은 이야기거리와 함께 다가온 즐거웠던 추억.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잘 구매하려 하지 않는 나이지만, 파페포포에 대한 저자의 신뢰도 때문에 세 번째 파페포포 안단테도 꺼내들게 되었다.

  부끄럽지만, 한정판으로 나오는 미니북 파페포포 메모리즈와 투게더를 받고 싶은 마음도 들어 있었다.

 

#  조금은 천천히.. 파페포포 안단테.

 

파페포포 투게더에서 한 문장에서 Chpter의 제목짓기는 안단테에서도 이어진다.

투게더에서는 외로움에/ 지쳐있을때 / 언제든 달려와 /

                   나를 위로해 주었던 / 친구들에게 이였다면

 

안단테에서는 내게 허락된 삶의 길이만큼/ 내게 허용된 삶의 넓이만큼/ 

             조금은 느리게, 느리게.../ 이렇게 살고 싶습니다./ 라고 표현되어 있다.

  누구에게나 주어진 시간, 어떤이는 높은 목표를 향해 열심히 시간을 쪼개가면서 자신의 길을 걷고, 다른 어떤이는 거북이처럼 천천히 자신의 목표를 향해 주변을 둘러보면서 발걸음을 내 딛는다. 또 다른이는 걷는 것을 멈추고 주변을 돌아보기도 하고, 누군가는 함정에 빠졌다고 생각하고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막막해 한다.

   주어진 시간이라는 건 시작이 있고 끝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 삶의 시작은 내가 원해서 선택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 태어나버렸다. 그리고 모든 이에게 똑같은 시간이 흐른다. 길이는 조절할 수 없지만(-때론 누군가는 조정하지만) 삶의 깊이는 자신이 선택해서 조절할 수 있다.

   피천득님의 '인연'이란 제목의 수필집 안에 담겨있는 '서영이에게' 에  한 부분이 생각났다.

  

아빠가 부탁이 있는데 잘 들어주어
 
밥은 천천히 먹고
 
길은 천천히 걷고
 
말은 천천히 하고
 
네 책상 위에 '천천히' 라고 써 붙여라.
  
눈 잠깐만 감아봐요. 아빠가 안아 줄게.
  
자 눈떠!
  
              
             11월 1일 서영이가 사랑하는 아빠.


   

  사랑하는 딸에게 주는 따듯한 마음이 좋아서 항상 간직하고 있었는데, 의도는 다르지만 조금 느리게 삶을 바라보는 그 시선이 마음에 들어 더 빠져버린 책이였다. 나 또한 길이에 연연하지 않고, 내 삶의 폭을 넓이면서 천천히 천천히 그렇게 걸어갈 계획이다.

 

# 파페포포 시리즈 조금 더 즐겁게 보고 읽기.
   
   
 그림으로 이어지는 짧은 이야기 형식의 매력은, 긴 시간을 뺐기지 않고 편하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짧은 시간에 읽어진다고 하루에 빠르게 읽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주제를 정해서 아침에 시작할 때 본다면 하루를 즐겁게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달콤한 인생에 나오는 스승과 제자 1,2의 내용이 만화에도 담겨있다.

잔잔한 여운이 남는 내용, 기분을 즐겁게 하고 싶으면 코믹버전으로 바꾸어 보면 어떨까? 다른 이에게 내용을 전달할 때 어떻게 각색할 수 있을까? 등등 깊이를 만들어 보는 것도 조금 더 책을 재밌게 읽을 수 있을거라 생각해 보았다.

   
  근심의 신이 인간을 흙으로 빚었기 때문에 항상 인간은 근심에 빠져 생활하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어차피 일생을 살 동안 해야 할 근심이라면, 자신의 일에만 근심을 하지 말고

타인의 작은 일에 근심을 해 주는 건 어떨까? 타인의 일에 하나하나 근심해 주고

걱정해 주는 마음이 하나씩 모여 따뜻한 마음의 세상이 이루어질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책에 나오는 사랑, 이별, 상실, 아픔.. 등 여러가지 주제들은 내가 살면서 항상 고민해 보는 문제이다. 만약 사랑을 한다면, 추억이 남지 않는 사랑을 해서는 안된다는 걸 배웠다. 배려라는 이름의 뒤에 생긴 상처받지 싫은 마음.. 조금 더 용기내서 상처를 받는데에도 상처를 주는데에도 겁내지 않아야 겠다. 아마 솔직해 진다는 것이 그런게 아닌가 하고 생각해 보았다.

    사랑과 인생에 서툰 나에게는 읽는 내내 많은 걸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작은 마음을 지닌 이에게, 10000원 이내로 선물을 하고 싶지만 마땅한 것이 없는 이에게 가벼운 마음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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