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부마을 이야기 2
제임스 캐넌 지음, 이경아 옮김 / 뿔(웅진)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 지긋지긋한 전쟁.. 누구를 위한 전쟁일까?

 

  전쟁의 정의란 무엇일까? 많은 정의들이 있겠지만, 나만의 사전안에서는 싸움을 통해서 자신의 이익을 관철하려는 마지막 시도라고 정의된다. 대화, 협상, 회유등의 여러가지 비물리적 수단을 최대한 관철하려고 노력한 후에도 처리되지 않았을때 내려지는 최후의 선택이다.

  누구를 위해서 하는 전쟁일까?

처음에는 술이 좋아서 마시기 시작하다가 나중에 과도하게 되면 술이 사람을 마신다. 좋은 생각으로 만들어진 이념이 고립되다 보면, 이념을 위해 사람의 생명을 희생하게 된다. 그 어떤 좋은 명분으로도 폭력과 살인은 정당화 될 수 없다. 감추어진 마성마저 합리화 시켜버리는 전쟁. 타국과의 전쟁은 민족성을 고취시키고, 편협된 국수주의를 조장한다.

  더 슬픈 건 같은 민족끼리의 이념에 대한 분쟁은 서로에 대한 미움을 증가시켜
다시 하나됨을 어렵게 만든다. 6.25를 시작된 체제와의 갈등, 그리고 이념에 대한 차이와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의 갈등 등 세계의 모순들이 한국의 곳에서 모조리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이 느껴지는 이 때. 50년 전의 아픔과 5.18의 비극이 아직 서려있어서 콜롬비아의 내전이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 남자들이 사라졌다. 곤란한 사람들과 힘든 나날들.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해 준다는 이념을 가지고 게릴라들이 또 찾아왔다. 30년이 넘는 지긋지긋한 전쟁은 사람들을 피폐하게 만든다. 게릴라들이 찾아오지만 도와주지 않지 않는다.

화가 난 마음에, 폭도로 변신해서 사람들을 사살하고 약탈하는 게릴라들은 단지 게릴라의 문제가 아닌, 전쟁에 물들여버려 이성을 점점 잃어가는 불쌍한 영혼의 마지막 몸부림이다.
남자들은 다 사라지고 12세 미만의 아이만 남게 된다. 공동체 였을때 이루었던 다리,수도,전기등의 많은 일들은 불가능하게 되고, 홍등가의 포주인 여성부터 몰락을 시작하면서 변화가 시작되고 어려움은 점점 진행되어 진다. 종교가 종교답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가는 라파엘 신부의 자기합리화와 미친짓들에 의해서 알 수 있었다.

  새롭게 시대가 바뀌려면 말세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한다. 8년이라는 시간동안 지치고 힘든 시기를 겪은 후 치안판사 로살바는 클리오틸테와 함께 생리주기를 기준으로한 28일 13단의 달력과  거꾸로 달이 지나가는 흐름으로 지금의 체제를 비꼬고 전복시킨다. 집단 경제체제로의 전환, 사유재산을 가진 많은 여성들이 동물들을 데리고 마을을 떠나려 한다. 진실된 설득을 해 보지만, 성공하지 못한다. 흐린날씨에 쏟아지는 비로, 동물들이 다시 마을로 돌아온다는
설정은 비현실적이지만, 이해해 줄만 했다.

 

 

# 누군가의 차별을 부당하다고 당연하게 느낄 수 있는 사회를 꿈꾼다.

 

  세상은 많이 부유해졌다. 사람들의 의식수준은 많이 향상되었고, 부정부패가 만연한건 사실이지만, 사람들의 청결에 대한 기대또한 그에 못지 않게 상승하였다. 하지만 아직도 뿌리깊게 남아있는 동성애에 대한 편견은 여전하다. 과부마을 이야기가 진행될 때마다 마지막에 따라오는 우익병사, 게릴라 병사, 농부, 등의 이야기는 모두 전쟁으로 인한 피해와 상처 그리고 비현실성을 고발한다.

 

  상대가 죽여야 내가 사는 죽음의 게임이지만, 모두가 냉철한 현실 인식이 아닌 끌려나와서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결국 부유한 애들은 좋은데서 편안히 살지만, 가난한 이들은 목숨을 담보로 하기 싫은 일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지속된다.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한 상태에서 모두가 이해하는 평화로운 마을을 만들어야 하기에 군데 군데 작위적인 설정이 수긍하기 힘들었지만, 상황자체가 독창적이기 때문에 감내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하였다.

  동성애에 대한 따뜻한 시각과, 여성주도의 남성 협조의 사회가 마지막으로 끝나는 점도 인상적이였다. 그만큼 콜롬비아의 현실이 사람들의 마음에 여유를 주지 않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굶주리고 내전의 상처로 집을 잃고 기본적인 생활을 하기 힘들어진다.
북한과의 우호적인 관계가 유지되고 있다고 하지만 우리 또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또한 현실이다. 빨리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고 통일에 대한 한 걸음을 평화적으로 점진적으로 나가지 않으면. 우리 마을또한 과부, 홀아비 마을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지 않을까?

  여러가지 피하고 싶은 여러 숙제들을 한 번에 받은 소설이었다. 천천히 고민하고 잊지 말아야 할 숙제, 피하지 말고 고민하며 아파해 나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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