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러브 유 - Everyone Says
이미나 지음 / 갤리온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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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ve is.. <사랑에 대한 나만의 정의 내리기.>

 

  한때 좋아했었던 그룹이 출현한 라디오 방송이 있었다. 사람에 대한 짧은 생각이라고 청취자들이 보내온 메시지를 읽는 시간이 있었다. 해체되기 전까지는 매번 들으면서, 설레고 좋아했었다. 방송했던 기록들을 일일이 다 녹음한 후, 디지털로 변환해서 mp3로 만들었다. 그 파일을 CD로 보관해두고 책상 옆에 두고 항상 곁에 두었었다. 남녀간의 사랑만을 사랑으로 정의내리지 않는다면, 그 순수함에 정말 미친듯이 '사랑'했던 그룹이었다.

  군대에 있을 때, 그 그룹이 해체를 하게 되고,  많은 상처를 받은 후,
CD는 쓸쓸히 한쪽에 먼지를 맞아가며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신세가 되었다.

  수없이 고민해도 알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정의... 옛사랑에 대한 추억과 함께 다른 사람들의 생각도 들어볼 겸 주춤주춤 CD를 꺼냈다. 파일을 하드로 복사한 후 재

생하였다. 익숙했던 음성과 사랑에 관한 자신들 만의 생각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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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1 = 무한대
1 - 1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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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
사랑은 그대에게

- 주저하지 말고 상의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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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에서 누군가를 만나게 되는 것은

운명이 결정하지만

우리의 삶 속에서 어떤 사람이 머무르게 될것은

우리의 태도와 행동이 결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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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입니다.
정의 내리기 어려운 수학문제입니다.
찍어서도 맞출 수 없는 주관식 문제입니다.
동심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는 첫번째 문입니다.
기쁨과 슬픔이 만나는 교차입니다.
성남과 화해가 만나서 교차하는 자리입니다.
갈대같이 부는 성난 바람입니다
고요한 바다를 비추는 등대입니다.
목이 메이는 그리움으로 흘리는 눈물입니다.
여린 마음에 꽂히는 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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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하고나 할 수 없는 사랑.. '그 남자 그 여자'의 숨겨진 독백들의 만남으로 익숙해진 작가의 첫번째 연애소설이였기에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 7가지 무지개 빛처럼 다채로운 사랑이야기.

 

  작품내에는 많은 사랑이 존재한다. 헤어진 그녀를 잊지 못해 떠나는 성재를 바라보는 동희의 사랑이 보이고, 그런 동희를 묵묵히 바라보는 동욱의 사랑도 보인다.
일상 통념에서 허락받지 못하고 있는 숨어서 지켜보고 있는 동욱에 대한 승민의 사랑도 볼 수 있다. 송자와 지훈의 중년의 사랑과 이름만 전지현인 여성과 얼굴은 스머프에 몸집은 슈왈츠제네거인 진철의 애틋한 사랑도 보인다.
동희의 어머니인 송자와 동희의 아버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과
성재와 승민을 힘들게 했던 승민의 여자친구의 사랑도 들어있다.

 

  전체적인 큰 틀은 동희와 성재의 헤어진 사랑에서 다시 재결합하는 과정을 큰 축으로, 주변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사랑과, 외면하고 싶은 짝사랑, 중년의 어른들의 따스한 사랑까지 종합선물세트처럼 골라서 읽을 수 있는 매력이 있는 책이다.

 

# 여전히 매력을 발하는 '독백'형 이야기.

 

  독백의 매력은, 자신의 내밀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다지 특별하지 않는 주인공들이 등장해 쉽게 공감할 수 있었다. 짝사랑의 아픈 마음과 멀리서 봐야만 하는 마음에 슬퍼하기도 하고, 그런 사랑이라도 할 수 있었다는 걸 행복하게 생각하는 동욱의 모습은 참 멋지다고 생각해 보기도 했다.

  유치하지만, 알콩달콩한 사랑을 해 나가는 지현과 진철의 애틋한 독백은
'예쁘게 사랑하는 구나'라는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독백'은 소리내서 읽어보는 걸 추천한다.
공감되는 '독백' 부분은 소리내면서 오감으로 느끼는 읽었더니, 글자에서 활기치던 등장인물들이 보다 더 생생해지고, 더 가까워지는 느낌이었다.


# 나는 많이 부족해요.. 사랑해 주세요..

 

 

  멋지고 좋은 사람이 되어야, 사랑을 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 것이 있었다.
내가 좋은 사람이 되어야 나도 그에 맞는 좋은 사람을 만날수 있다는 생각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부족한 사람이라면, 내가 더 채워줄 수 있게,
보다 성숙한 사람과 멋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부족하고 어리고 치기어리고 이기적인 마음으로 시작하는 사랑은..

나에게는 아픔을, 상대에게는 슬픔을, 주변사람들에게는 지켜봐야만 하는 무력함을 준다고 생각했었다. 마음이 따뜻하고 멋지고 유능하고 성실하고 매력만점인 사람들이 혼자서 지내는 모습을 자주 보게된다. 멋지고 매력이 넘쳐서 좋은 사람들이 끊이지 않을거라 생각햇는데, 예전 유행가 제목이였던 '풍요속의 빈곤'처럼, 오히려 더 혼자서 힘들어하고 외로워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엇다.

  사랑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건, 능력과 재력보다는 부족한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용기와 많이 다툰후에도 자존심을 내세우지 않고 화해할 수 있는 소통능력.
그리고 상대의 상처를 보둠어 줄 수 있는 노력이 아닌가 생각해 보았다.

 

 
# I Love You

 

 

  사랑에 대한 종합선물세트 같은 책의 어쩔수 없는 구조적 모순은 내가 좋아하지 않는 부분에는 관심이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의 부분에 집중적으로 안배가 되지 않기 때문에  독자에 대한 더 많은 사유를 요구한다.

  사랑에 대한 깊이있는 내용을 알기를 원하는 분 보다는, 이제 사랑에 대해 떨리고 알고 싶어하는, 때론 지나가 버린 사랑에 아파하는 분에게 살며시 얹어주고 싶은 책이다. 깊게 사유하지 않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책을 읽는 내내, 사랑해요 라는 말이 한 번도 나오지 않은 것 같다.
평소에 쉽게 꺼내지 못하는 말이기에 책을 읽는 핑계로 한 번 외쳐보고 싶었는데..
가슴 떨리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사랑에 상처받을 것에 미리 겁먹지 말고 외쳐봐야겠다.

 

"사랑해요!!!, 당신을 만나게 되면서 매일 보던 버스도, 시계도 다 새로운 것으로 바뀌어 버렸어요. 이 가슴떨리게 한 순간을 잊지 않을께요. 태어나 주어서 감사해요~" 라고..


P.S  해피엔딩보다 슬픈 사랑에 더 마음이 가고 눈길이 가는 건 왜일까?

 

     애잔한 영화속 명대사가 떠올라버렸다.
   
     
"바보처럼 왜 나같은 사람을 좋아해요? 난 나이도 많고 아이도 있는데..."
   
"그럼 당신은 왜 날 좋아하죠? 난 나이도 어리고 아이도 없는데.."

 

-영화 <정사>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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