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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의경의 우주콘서트
태의경 지음 / 동아시아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 항상 우리 곁에 있지만 쉽게 보지 못하는 곳. 우주, 별
예전에는 밤에 전기가 없기 때문에, 구름이 개인 날 밤하늘에 별을 쉽게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별을 보는 게 쉽지 않다. 가로등과 네온싸인 등의 거리와 도시에 밝은 빛이 많아서 오히려 먼 곳에 있는 별들이 내는 빛을 보기 힘들다고 한다.
학창시절에 완도인지, 진도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그곳 수련원이 매우 높은 곳에 있었다. 밤 하늘에 별이 쏟아질듯이 많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함께 들려오는 잔잔한 여행스케치의 '별이 진다네'를 들으면서, 별에 대한 호기심과 잔잔한 포크음악에 빠지기 시작했던 즐거웠던 추억이 있다.
별과 우주는 항상 우리 주변에 있다. 하지만 일상에 지쳐, 밤이 되면 하늘 한 번 쳐다보지 못하고 집에 들어가 잠을 청하기 바쁘고, 간혹 한번 고개를 들었을 때는 가로등과 밝은 빛에 의해 오히려 맑은 별을 보지 못한다. 사람들의 마음이 점점 더 삭막해지는 건 별을 자주 보지 못하고 시선이 자꾸 자기 주변에만 고정되기 때문에,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이 된다는 소설가의 글을 읽은 기억이 난다.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은 아니지만, 현대화의 과정 속에서 잃고 사는 것 중의 하나가 별을 보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 흥미로운 도입, 깔끔한 설명, 풍부한 사진
첫 시작은 가가린 우주 비행 센터에서 모의훈련을 받는 것에서 시작된다.
특수훈련보다 더 극심한 훈련을 거쳐야만 갈 수 있는 우주여행, 실제 모의 훈련을 받는 것처럼 생생하게 설명되어져 있다. 아직은 멀게만 느껴지는 우주여행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면서, 실제 별과 우주에 관한 여러가지 이야기에 빠져들게 하는 맛깔난 이야기에 책을 읽는데 어려움을 느낄 수 없었다.
전문가 못지 않는 소양과 책 뒤에 나오는 80여권이 넘는 참고문헌은 한 권의 책이 나오기 까지 저자가 얼마나 꼼꼼하고 깊이있게 준비했는지 알 수 있었다. '노력은 사람을 배반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책을 만나서 기분이 좋았다.
별에 대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여행은 우주와 유성에 관한 이야기로, 혜성과 예전 문헌에 기록된 신비 현상에 대한 해석으로, 고흐의 작품에 설명되어진 별에 관한 이야기에 대한 분석으로, 종교적 경전에 나와있는 별에 대한 견해로 까지 이어진다. 우주쓰레기의 위험성, 우주에 있는 작은 파편하나가 우주여행을 하는 우주선이나 위성들에게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지구에 쌓여가는 쓰레기 문제를 함께 생각해 볼 수 있게 하였다. 우리가 버리는 쓰레기가 우주처럼 초속 7.9km로 날아다닌다면, 사람들이 쓰레기 버리는데에 좀 더 신중해지지 않을까.. 지나고 난 뒤에 후회하면 소용이 없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거기에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과학 영화에서 나온 별들의 이야기와 한국 첫 우주인, 고흥에 완공될 예정인 외나로도 우주센터까지. 상식과 지식이 함께 결부되어 우주에 관해 궁금했던 사항들을 쉽게 잘 알 수 있게 해 준다. 두페이지에 하나씩은 꼭 등장하는 생생한 보조자료와 사진들은 천문대에 온 것처럼 아름다운 은하와 별들의 모습을, 관련 자료들을 보다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 아직은 먼, 하지만 이제 시작되는 인간의 꿈. 우주탐사, 우주와의 소통
수성에서, 화성, 그리고 먼 행성까지, 인간의 우주에 관한 도전은 끝이 없다.
냉전시대에 미국에서 추진했다는 스타워즈의 미친 계획은 아직도 기분이 섬?하지만, 먼 별에서 온 통신을 관측하기 위해 쉬고 있는 컴퓨터의 자료 처리를 이용한는 SETI계획과 먼 별로 파장을 보내는 CERI 계획등의 정보도 알 수 있어서 유익한 시간이었다.
110장의 아름다운 메시엔 마라톤은 권장목록과 사진들도 한 페이지에 간명하게 소개되어 있다.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도전해 볼 수 있다니, 상당히 매력적이였다. 물론, 쌩쌩부는 추위와 밤하늘을 계속 관찰해야 하는 끈기가 필요한 일이니,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도전해 봐야겠지만, 조금 어렸을 때 이 책을 만났더라면 어쩌면 나 또한 우주 개발에 관련된 학문을 공부하는 학생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이공계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부족과 이미 먼저 발을 내딛은 선진국을 넘어서야 하는 어려운 문제가 많은 한국의 항공공학 현실에서, 그래도 꿈이 있고, 보이지 않게 묵묵히 지원해주는 많은 사람들이 있기에 외국에 소형위성분야에 관한 기술을 수출할 수 있는 힘을 키워낸 것 같다.
책을 읽다가 든 생각 하나. 어쩌면 개미처럼 작은 생각을 가진 존재가 자신의 몸과 비슷한 망원경으로 주변을 바라보는 것이 현재 인간이 하고 있는 우주탐사와 여행의 단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개미의 눈에 보이는 세상은 영원히 탐구해야 할 것이 많고, 신비로울 것이다. 그리고 당장 개미의 인생에 큰 도움은 되지 않을 것이다. 당장 도움은 되지 않지만, 작은 망원경으로 꾸준히 관찰하기 시작하면, 자연의 원리와 세상의 원리에 대해서도 어느정도 해답을 얻게 될 것이고, 꾸준히 도전하게 될 것이다. 개미와 같은 작은 존재가 세상의 현상을 이해하는데에 아주 많은 시간이 걸릴것이다. 수천년이 지나도 해결할 수 없는 어려운 숙제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나 하나 만들어가는
작은 땀방울 들이 모인다면, 그리고 큰 발견과 극복에 대한 파이는 모든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행복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