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송어낚시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리차드 브라우티건 지음, 김성곤 옮김 / 비채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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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 이 책이 미국에서 출간되었다. 미국내에서의 반미운동과, 급진적인 페미니스트의 운동과 인권 평화에 대한 열망이 강해있었을 때 나온 책이다. 베트남 전쟁의 반성이라고 할까, 양극화와 열심히 노력해서 행복하게 살 수 없다는 것을 알아버렸을 때,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평화로운 삶을 꿈꾸면서 만들어진 책이라는 걸 알고 책을 읽기 시작하면 책을 이해하기가 좀 더 수월하다.

  이미 사라져버린, 다시 돌아오기 힘든 것을 대상으로 하여 한 편의 소설이 완성되었다. 미국의 송어낚시는 실제의 송어낚시보다는 근대화 경제적 발전이 이루어기 전의 목가적인 낭만이 스며있는 미국인들의 꿈이다. 프랭클린 자서전이 많이 팔리고, CIA에 의해서 공산주의자에 대한 검열이 강화되고 많은 집회들이 자유, 평등, 인권에 대해서 소리치고 있을 때 그 당시를 산 사람이라면 쉽게 알 수 있는 시대상황과 표현들을 이용하여 소설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40년의 시간차와 미국에 대한 문화를 잘 알기 못했던 사람에게는 생소하고 어색하게 느껴진다. 마치 1980년대 미국에서 유행했던 스탠딩 개그를 1990년대에 심형래 등이 유행했던 슬랩스틱 개그에 익숙했던 그 당시 우리에겐 말 한마디에 관중들이 다 쓰러지고 웃는것이 생소하게 느껴진 모습과 다르지 않다.

  친절하게 번역자는 뒷면에 각주를 넣어서 그냥 읽으면 이해하기 힘든 표현들에 대한 시대적 정치적 의미를 알려주고 있다. 책을 볼때 뒷면의 각주를 함께 읽는다면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번역자와 저자와의 대담이야기는 작가의 그 당시 미국에 대한 시각을 잘 이해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어쩌면 지금의 미국이 이만큼 민주적이고 발전적인 나라가 될 수 있었던 건, 전쟁 지향적인 국방부 인사가 아니라, 반미에 서서 평화와 인권을 중요시 한 사람들 때문이라 생각한다. 집값이 사정없이 오르고, 양극화가 심해지고 평생 돈을 벌어도 특정 계층과 균형을 이루기 힘든 이 시점에 이 책이 출간된 건 어쩌면 경제 성장 이전에 우리가 가져야 할 꿈, 그리고 절망등을 다시 한 번 돌이켜 보기를 원하는 건 아니였을까. 경제 성장을 해야 되, 남보다 더 성공해야 한다면서 우리를 자꾸 경쟁의 사회로 만드는 현실에서 잠깐 호흡을 가다듬고 읽어봐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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