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안간 그(윈스턴)는 극도의 공포감을 느끼고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등줄기에 땀이 흘렀다. 그는 자신이 크게 외치는 소리를 들었던 것이다. "줄리아! 줄리아! 줄리아! 줄리아!" 그는 한동안 그녀를 실제로 본 것 같은 환상에 빠져 있었다. 그녀는 그와 함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자신의 내부에 있는 것 같았다. 마치 그녀가 그의 살갗을 뚫고 몸속으로 들어온 듯했다. 순간 그는 둘이서 자유롭게 지내던 때보다 훨씬 더 큰 그녀에 대한 사랑을 느꼈다. 그와 동시에 그녀가 어딘가에서 살아 있어 자신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윈스턴은 다시 침대에 누운 채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애썼다. 그는 대체 무엇을 했단 말인가? 한순간의 나약함으로 이 굴종의 생활이 얼마나 더 연장될 것인가?-392쪽
그(윈스턴)는 열에 들떠서 마구 외쳐댔다. "줄리아한테 하세요! 줄리아한테! 제게 하지 말고 줄리아한테 하세요! 그 여자한테 무슨 짓을 하든 상관없어요. 얼굴을 갈기갈기 찢어도, 살갗을 벗겨 뼈를 발라내도 말예요. 저는 안 돼요! 줄리아한테 하세요! 저는 안됩니다."-401쪽
"저는(줄리아) 당신을(윈스턴) 배반했어요." 그녀가 또렷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도 당신을 배반했어." 그가 말했다. 그녀는 다시 혐오의 눈빛으로 그를 흘끗 쳐다보았다.-409쪽
싸움은 끝났다. 그(윈스턴)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했다. 그는 빅 브라더를 사랑했다.-4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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