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0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야기하고 관심 갖는 주제는 바로 재테크이다. 출판시장 또한 다르지 않아서, 한 달에도 수십 종씩 ‘알고 보면 너무 쉬운’ 재무 기술에 대한 책이 쏟아져 나온다. 그런데 그 책들의 수준이라는 것이 참으로 조악하다. 아무래도 서로 비슷한 아이템을 다루고, 또 저자들이 엇비슷한 경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 듯하다. 독자의 반응도 냉정해서 재테크 서적 중 오랫동안 읽히는 책은 거의 없다. 지금 소개하는 단 한 권의 책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만일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마저 없었다면 대한민국 재테크 서적의 수준은 얼마나 초라했을지.

이 책이 던지는 첫 번째 화두는 부자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30년 전에는 양옥에서 쌀밥을 먹는 사람이 부자였고, 20년 전에는 차 한 대만 있어도 부자로 인정받았다. 지금은 자가용을 굴리고 집에 김치냉장고가 있다고 자신을 부자라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과연 우리는 얼마를 가져야 부자라고 여기며, 이만하면 됐다는 만족과 행복을 느낄까? 저자는 말한다. 부자가 되겠다는 생각보다는 구체적으로 얼마를 벌어야 하는지,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사용할지가 중요하다고.

그렇다면 어떤 전략이 있을까? 저자는 금리와 인플레이션을 기준으로 부동산, 주식, 채권, 실물 자산에 대해 설명한다. 이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인구이다. 인구를 부동산에 대입하여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수도권이라는 한정된 공간 내에서 집에 대한 수요가 늘면 가격은 당연히 뛴다. 우리 사회는 이미 고령화사회에 진입했고, 2000년 이후로는 인구가 정점에 다다랐다. 50년대 생의 자식인 70년대 생이 장성하여 결혼을 하고 각자 집을 갖기 원하는 상황에서 수요가 늘었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은 지난 10년간 급격히 뛰었다. 더군다나 FTA나 농수산 시장 개방으로 농촌 경제가 피폐화되면 농촌인구는 수도권으로 몰린다. 수도권 집값은 더욱 올라 살기 힘들어지고, 지방 역시 인구 부족으로 살기 힘들어진다.

흥미로우며 독창적인 내용의 훌륭한 재테크 서적이지만 이 책의 주제는 우습게도 재테크에 신경 쓰지 말고 각자 직업에 충실하라는 데 있다. 재테크로 돈 벌기란 로또 맞는 만큼이나 확률 낮은 일이기 때문에 재테크에 대해서 공부하느니 차라리 자기 직업적 능력을 개발하는 데에 성의를 쏟아 부으라는 것이다. 자신의 직업적 능력을 한 단계 도약시키기 위해 이번 주말 도서관을 방문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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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이야기 2009-07-17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내구름 님의 추천 덕분에 이 책을 읽었습니다. 드디어 다 읽고 리뷰도 썼군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