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나 - 당당하게 여유있게 멋지게
매튜 켈리 지음, 이창식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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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제목은 < 위대한 나 : 당당하게· 여유있게 ·멋지게 > 이다. 제목만 본다면 말그대로 주눅들지 말고 당당하게 살자는 내용의 책으로 추측된다. 그런데 원제(The Rhythm of Life : Living Every Day with Passion & Purpose) 를 보면 책의 내용이 보다 명확해 진다.

 최근에 자기계발서가 유행하여 수많은 자기계발서들이 쏟어져 나왔다. 그중에는 나름대로 쓸만한 책들이 있고, 반대로 괜히 읽었다 싶은 생각이 드는 책들도 있다. 그야 어떻든 중요한 것은 대부분의 자기계발서들의 내용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이는 그것들에서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바가 진리는 아닐지라도 각자가 바라는 성공을 위한 매우 기본적인 사항이라는 것을 나타낸다. 물론 독자 입장에서는 비슷한 책의 연이은 출간을 탐탁하게 여길 수 없다. 독자는 이미 아는 이야기가 아니라, 새로운 내용을 원하기 떄문이다. 비슷한 내용의 책인 줄 모르고 구입했을 때의 낭패감이란... ... 

 '위대한 나'는 여타의 자기계발서들과 맥락을 같이 한다. 그러나 분명히 다른점이 있다. 다른 자기계발서들은 추상적이고, 너무나 막연하다. 몽상가들에게나 어울릴법 하고, 현실과 매우 동떨어진 느낌이 든다. 평범한 일상에서는 실천이 불가능해 보이는 이야기만 늘어 놓는다. 물론 이 책도 같은 부류이기 때문에 담고 있는 내용이 같다. 그럼에도 다르다고 말한 것은 내용이 좀더 직설적이고, 구체적이다. 주장하는 바가 막연하지 않고, 분명하다.

 이 책은 다른 책들과 같이 성공을 강조하지 않는다. 꿈을 갖은 삶을 살라고 한다. 자신에게 집중하는 삶을 살라고 한다. 한 마디로 인생에 집중하고 가꾸며 즐기라 말한다. 그것이 이 책의 요지이다. 물론 성공에 대해 논한다. 그러나 그것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인생 그 자체에 집중한다. 성공은 인생에서 목적지가 아니라 여정이라 말한다. 그렇기에 다른 책들과 다르다고 말한 것이고, 분명히 다르다. 그 인생 여정에 필요한 사항들을 조목조목 설명한다. 그래서 이 책은 내가 지금까지 읽은 자기계발서 중 가장 각별하고, 가장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내 인생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나? 단지 흐르는 물에 떠밀려 목적도 없이 물이 이끄는 대로 나아가고 있지는 않나? 그렇다면 결국 폭포 아래로 떨어져 부서질 것이 아닌가? 망망대해로 흘러들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상황에 처해질 것이 아닌가?

 '위대한 나'를 읽으며 위와 자문해 보았다. 그리고 얼른 반성 했다. 또한 내 상태를 점검해 보았고, 계획 했다. 이제 실천하는 일만 남았다. 가장 어려운 첫 고비가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내 인생 여정이 어디로 흘를지 결코 알 수 없다. 그러나 내가 바르는 것은 흐르는 물에 맡겨 정처 없이 떠도는 것이 아니다. 땅에서 뻗어나온 나뭇가지를 잡아 뭍으로 올라가든지, 혹 폭포 아래로 떨어질지라도 아무렇게나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보다 멋지고 안전하게 떨어지는 것이다. 그러한 목적의식을 갖고 살기 원한다. 흐르는 물에 떠밀릴지라도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보고 싶다. 그게 내가 원하는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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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사로잡는 글쓰기 사람을 움직이는 말하기 - 일 잘하는 사람들의 논리적 커뮤니케이션 기술
니시무라 가츠미 지음, 김창남 옮김 / 리더스북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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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사람들이 글을 잘 쓰고 싶어하고, 말을 잘 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그 두 가지는 쉬운 일이 아니기에 어떻게 해야 잘 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이 책에서는 글쓰기와 말하기를 커뮤니케이션이라 통칭하고, 그것을 잘 하는 비결은 '논리적 사고'에 있다고 말한다. 나의 생각이 논리적이어야 글도 잘 쓰고, 말도 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의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크게 기초와 실전편으로 나눠서 가르쳐 준다.

 기초편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생각 정리를 도와주는 논리의 힘', '설득을 위한 7가지 논리적 사고법', '문제해결을 위한 7가지 논리적 사고법'이 그것이다. 그리고 실전편은 '핵심을 명쾌하게 전달하는 논리적 글쓰기', '상대방을 내편으로 만드는 논리적 말하기'의 두 가지로 나뉜다. 

 먼저 기초편을 살펴보면, 논리력이 왜 중요한지 그 유용성에 대한 설명을 시작으로 논리력을 강화시키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정확하게는 설득과 문제해결에 필요한 논리력 향상법을 제시한다.
 실전편에서는 글쓰기와 말하기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전체적인 내용은 저자가 책에서 주장하는 바를 충실히 실천하고 있어서 읽기에 부담이 없다. 상당히 명쾌하다. 너무나 이해하기 쉽게 핵심만 잘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장에 도해가 있어 내용의 이해를 효과적으로 돕는다. 내용을 읽지 않고 그림만 봐도 말하는 바를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기초편은 차치하고, 실전편의 내용이 빈약하다는 것이다. 기초가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은 두말 할 나위 없다. 하지만 이 책에서 제시하는 기초는 글쓰기와 말하기의 가장 밑바탕이 되는 논리력에 관한 것이지 실제적 기초, 스킬이 아니다. 물론 실제 스킬을 담고 있다. 그렇지만 - 원제는 모르겠으나 - '마음을 사로잡는 글쓰기 사람을 움직이는 말하기'라는 제목에 걸맞는 내용은 너무나 부족하다. 아니, 거의 없다 할 수 있을 정도로 적다. 실전편에 제시된 내용이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나 그것으로는 부족하게 느껴진다. 부정적으로 말하면 그렇고, 긍정적으로 말하면 엑기스만 가져다 놨다. 때문에 주어진 바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용 할 것이냐에 초점을 맞춰야 하지 않을까 싶다.

 글쓰기와 말하기에 관한 좋은 글과 책이 매우 많이 쌓여있는 지금, 자신은 그 능력이 왜 부족한가 한탄하는 사람이 있다면 매우 어리석은 사람이라 말하고 싶다. 방법을 몰라서 능력이 떨어지는 게 아니다. 능력이 부족해서 못하는 것이 아니다. 방법을 알 수 있음에도, 방법을 알고 있음에도 노력하지 않기 때문에 능력 향상이 없는 것이다. 능력을 기를 수 있음에도 그를 위한 행동이 없기 때문에 제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니 부족을 탓하지 말고 행동하지 않음을 탓해야 할 것이고, 지금 당장 시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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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믿음의 힘 - 평범한 사람의 비범한 성취, 뉴욕타임즈베스트셀러 #1
토니 던지 지음, 이기승 옮김 / 토기장이(토기장이주니어)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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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한 믿음의 힘의 저자 토니 던지는 2007년 미풋볼 경기에서 최종 우승한 팀인 인디애나폴리스 콜츠의 감독이다. 내가 아는 것은 이것이 전부이다. 그나마도 이 책을 통해 알게된 것이다.

 토니 던지의 풋볼 인생은 아직 미완의 진행형이다. 그래서 그의 지난 승리가 마지막이 될 수 없고, 또 한번의 승리를 장담하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이 책이 볼만한 것은 지금까지의 풋볼 인생 동안 하나님을 어떻게 의지하였고, 하나님께서 그의 삶을 통해 어떻게 역사하셨는지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믿음과 역사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풋볼 선수로서의 토니의 삶은 그리 볼만하지 않다.
 고등학교에서부터 시작된 그의 풋볼 선수로서의 삶은 대학교까지는 괜찮았다. 하지만 NFL에 발을 처음 내딛었을 때 원하는 포지션을 얻지 못하게 되고, 그후 2년간의 NFL 선수 생활 동안 세 팀에 트레이드 되는 내세우지 못할 만한 경력을 얻게 된다. 결국 유명새를 제대로 타보지도 못하고 선수로서의 수명을 마감하게 된다. 이후 미네소타 대학교 미식축구팀 디펜시브백 코치를 시작으로 약 15년 간 코치 생활을 하다 1996년에 탬파베이 버커니어스 감독이 된다.

 탬파베이 버커니어스 감독이 되자 그는 팀의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팀의 분위기나 선수들의 생활 방식은 변화시킨 것은 물론 바닥에 가까운 팀의 성적을 상위로 끌어 올렸다. 하지만 갖은 노력에도 슈퍼볼에는 입성을 못한채 항상 그 언저리에만 머물렀다. 결국 하나님은 다른 계획이 있으셨는지 그를 인디애나폴리스 콜츠 감독으로 자리를 옮기셨고, 지금에 이르고 있다. 

 이 책은 20년이 넘는 던지의 풋볼 인생동안 그가 하나님을 어떻게 의지하였는지, 주위 사람들에게 하나님을 어떻게 전하였는지 보여준다. 그 가운데서 그가 가장 중요시 했던 것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믿음'이다. 믿음 하나로 지금의 자리에 있게 됐음을 고백하고, 오직 믿음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말한다. 처음으로 감독이 되어 매우 정성을 들이고 아꼈던 팀에서 해고 되는 아픔을 믿음으로 견뎠고, 그의 사랑하는 아들 제이미의 죽음이라는 가장 고통스런 상황도 믿음으로 이겨냈다.

 그는 성공을 이루어 냈다. 하지만 완전한 성공은 아니다. 그는 아직 달리고 있다. 때문에 언제든지 더 성공할 수 있고, 실패도 할 수 있다. 어쨌든 그가 말하는 성공은 다음과 같다.
 
  "세상은 성공을 성취와 상, 물질적인 소유, 명예라는 관점에서 본다.
   그러나 하나님의 관점에서 보는 성공에 대한 정의는 다르다.
   우리를 둘러싼 세상에 영향을 끼치기 위해 받은 것들을 어떻게 잘 사용하는가가 하나님의 관점에서 보는 우리의 '성공'을 결정하는 것이다."

 내가 추측하기에 그는 아직 성공에 배가 고플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그는 아직도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나 또한 그렇다. 성공에 매우 배가 고프고 그것을 갈망한다. 내가 생각하는 성공 또한 부나 명예, 더 많은 것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내게 원하시는 것을 무사히 완수하는 것이다. 그것을 아직 이루지 못했기에 나는 매우 배가 고프다.

 나의 삶은 그의 삶의 절반도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더 기대가 된다. 나에게도 하나님께서 그와 동일하게 역사하실 것이라 믿기에 기대가 된다. 그리고 그분이 역사하실 그 날이 기다려진다.
 

 이 책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단 하나이다. 토니 던지의 삶 가운데 하나님께서 역사하시는 모습이 세밀히 그려지지 못했고, 그가 하나님을 어떻게 의지했는지에 대해서도 그리 세밀히 묘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책 전채에서 맏음과 역사에 대한 모습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다뤄지지 않았다. 그것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하나님의 역사를 느낄 수 있고, 믿음의 사람은 어떠해야 하는지 배울 수 있는 매우 귀중한 책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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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라무슈
프로메테우스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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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21년 출간 되어 작가 라파엘 사바티니를 인기 작가로 등극 시켰다는 활극소설 '스카라무슈'.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제대로된 활극소설'이라 말하고 싶다. 활극소설의 주 요소인 싸움, 도망, 모험 등이 제대로 그려졌기 때문이다. 그런 작품이 이제야 완역 되어 나오다니! 지금과 같이 유명 외서들을 재깍재깍 번역 소개하는 한국 출판 시장에 아쉬움이 들면서 동시에 안도감이 든다.

 시대배경은 '프랑스' 하면 우리가 가장 먼저 떠올리는 프랑스 역사상 가장 의미 있고, 격동적 시대라 할 수 있는 프랑스 혁명기의 한복판이다. 떄문에 그 시기의 주요 사건들이 일부 그려져 있다. 
 

 
 주인공인 앙드레 루이는 부모가 없는 고아이다. 그런 그의 양육과 교육을 가브리악의 영주 켕텡 드 케르까디유가 대부로서 책임 졌다. 때문에 가브리악 사람들 사이에 여러 추측들이 오고갔다.

 루이의 직업은 총 세 번 바뀌는데 그것은 변호사, 연극배우, 검객이다. 그것의 원인은 그의 친구 빌모렝이 드 라 뚜르 다쥐르 후작의 모략으로 죽음을 당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빌모렝의 부당한 죽음에 격분한 루이는 대부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렌에 있는 국왕대리인의 법정을 찾간다. 비롯 높진 않지만 변호사라는 조금은 도움이 될 만한 지위와 그만의 영민함 그리고 뛰어난 말솜씨로 다쥐르 후작을 고발한다. 하지만 거기서도 다쥐르의 후작이라 높은 지위에 부딪혀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한다. 재판소를 나오던 길에 거리에 모여 있는 사람들에게 특권계급을 고발, 비난하고 그들을 선동한 죄로 도망자 신세, 즉 본격적으로 그의 파란만장한 삶이 시작된다.

 두 번때 직업인 연극배우로서의 삶은 초반에 비교적 순탄하게 흐른다. 하지만 다쥐르 후작과의 악연으로 그 삶은 막을 내리게 된다. 

 세 번째 검객, 정확히 말하자면 펜싱 마스터로서의 삶 또한 초반에는 굴곡 없이 이어지나 결코 끊을 수 없는 다쥐르와의 악연이 또 다시 발동해 막을 내리게 된다.

 주인공 루이는 그렇게 세 가지, 아니 총 네 가지의 직업(펜싱 마스터 이후에 짤막한 정치인으로서의 삶)을 갖는 동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처음에는 사회적 지위가 낮은 사람들로부터 시작하여 높은 사람들 그리고 증간 계층의 사람들까지 사회가 정한 각 계층의 사람들을 모두 만나게 된다. 실로 파란만장하다 하지 않을 수 없는 삶이다! 그 모든 원인이 다쥐르 후작으로 인함이었고, 그의와 질긴 악연은 소설이 막을 내릴 때까지 이어진다.

 처음에는 다쥐르에 대한 분노와 원한으로 시작된 루이의 삶의 굴곡이 사실은 그게 아니었음이 말미에 밝혀진다. 다른 원인에 의해 발생된 것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의 출생의 비밀 또한 마지막에 밝혀져 소설을 읽는 동안 쌓인 모든 궁금증이 한번에 속시원히 풀어진다.

 우리에게는 익숙치 않은 프랑스어 몇 가지가 등장하여 낯선 느낌이 들게한다. 그리고 어느 부분에서는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하고 지나가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는 흐름이 너무 빠르고, 세밀하지 못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500 페이지가 넘는 긴 내용임에도 상당히 몰입이 되어 개인적으로 매우 재미있게 읽었다. 

  

 소설을 읽는 동안 사회 계급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지배 계급과 피지배 계급의 갈등은 언제나 자신의 위치를 남용하고, 악용한 지배 계층의 폐단으로 발생했다. 민중의 요구를 무시함으로 발생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쥐르 후작의 말과 같이 계급은 결코 없앨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을 없애기 위해 개혁을 이루어 새 집단을 만들어 내면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어떨 수 없이 계급이 다시 정해지게 된다. 단체 유지를 위해 계급 형성은 불가분의 관계인 것이다. 그렇기에 계급 발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각 계급, 각 계층의 사람들이 자신의 위치를 악용하지 않고, 모두의 이로움을 위해 얼마나 그 자리에 충실하고 책임을 다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현실에서 그것은 이룰 수 없는 이상향에 불과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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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송필환 옮김 / 해냄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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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인간의 실존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무엇으로부터 자신이 살아 있음을 느낄까?
 호흡하고 있다는 가장 원초적 사실로부터?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그들이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으로부터? 아직 사망일이 찍히지 않은 서류로부터? 그것들보다 자신의 실존에 알게 모르게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이름의 유무일 것이다. 이름을 함부로 부르면 대단한 모욕으로 여기듯 이름이라는 것은 한 사람의 가치이며, 인격 등으로 대변된다. 그리고 이름은 실체이다. 그렇기에 이름이 없다는 것, 이름이 남겨지지 않았다는 것은 자신의 존재를 잃는 것과 같다.

 '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라는 제목을 통해 유추할 수 있듯이 이 책의 등장 인물들 중 주제씨를 제외하고 그 누구도 제대로 호명되지 않는다. 단지 소장, 할머니, 여인 등 최소한의 지칭어만 등장한다.

 내용은 이렇다. 주제씨는 유명인들의 자료를 모으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날 자신이 근무하는 중앙등기소에서 우연히 한 여인의 기록을 얻게 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느닷없이 찾아든 기록, 한 여인에 홀린 주제씨는 그 여인의 행적을 이유도 모른채 쫓는다. 그 과정에서 몇 가지 중요한 장면이 나온다. 중앙등기소에서 직원들을 모아놓고 앞으로 전통을 깨고, 산 자와 죽은 자의 서류 구분을 없애겠다는 소장의 말이 그것이다. 거기에 무덤에서 만난 양치기와의 죽은 자의 이름에 대한 이야기가 거든다. 그 이야기들은 우리에게 이름에 대해 그리고 삶과 죽음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는 이름을 매우 중요시 한다. 나와 동일시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름이란 중요한 것인 동시에 꼭 그렇지만은 않다. 이름이 없다고 자신의 존재를 잃게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자신을, 타인을 인식하는 것이 곧 실재이다. 단지 이름은 한 사람을 보다 더 쉽고, 빠르게 기억하는 도구에 불과하다. 이름이 실재인 것은 아니다.

 주제씨가 쫓던 여인은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그럼에도 소장은 그녀를 서류상 존재하는 이로 돌려 놓으라고 지시한다. 그것은 인식과 실재의 벌어진 간격을 좁히려는 의도이다.

 인식과 실재.
 앞서 말했듯이 이름은 단지 실체의 인식을 위한 도구이다. 이름이 없어도 그 실체는 우리의 인식을 통해 우리 안에 존재하게 되고, 실재하지 않아도 그 인식을 통해 우리 안에 존재하게 된다. 곧 이름은 아무 것도 아니고, 우리의 인식이 중요한 것이다. 실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우리의 인식이 중요한 것이다.

 이 책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내용이 아니라, 편집이었다. 단락 구분이 거의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화도 다른 줄로 구분되어 있지 않고 문장 속에 하나로 뭍혀 있다. 원작이 그러해서 같게한 것인지, 그것이 작품을 살리는 묘미이거나 작가의 의도된 바인지 모르나 독자로서는 읽는데 상당히 불편하다는 사실에 더 배려룰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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