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의 진실 E.M. 바운즈 기도시리즈 2
E. M. 바운즈 지음, 홍성국 옮김 / 생명의말씀사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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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도' 의 정의를 말해보라. 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 대답은 '기도란, 하나님과 우리의 대화이다.' '하나님과 우리의 호흡이다.' 등일 것이다. 이 말은 기도란, 곧 일상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지극히 당연하고도 필수적인 것이라는 뜻이다. 그만큼 기도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매우 중요한 신앙 생활의 필수 항목이다. 그러한 기도의 모범은 당연히 예수님이시다.

 예수님은 언제 어디서나 기도하셨다. 그리고 생애 육체의 고통이 가장 컸던 십자가상에서 조차 기도하셨다! 그분은 가히 누구도 범접하지 못할 기도의 모범이라 할 수 있다! 그런 그분이 올바른 기도의 예시를 주셨다. 그것은 우리가 예배 때 마다 항상 읊조리는 '주기도문'이다.

 주기도문은 우리가 일생 동안 신앙생활을 하며 가장 많이 입에 담는 기도일 것이다. 평소에 기도를 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예배 때는 꼭 하게 되니 말이다. 어쨌든 그런 만큼 가장 의미없이 하게 되는 기도가 아닐까 싶다. 예배 말미에 그 형식과 의미를 머리속에 깊이 염두에 두고 주기도문을 읊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되겠는가! 이렇게 주기도문은 기도의 대명사인 동시에 중언부언의 대명사이기도 하니 그 현실이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누구도 예수님과 비견 될 만큼 기도를 한 이는 없을 것이다. 그래도 많은 신앙의 선진들이 예수님의 그것을 담기 위해 노력했고, 지금도 많은 이들이 노력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E. M 바운즈이다.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3시간씩 기도를 하고 하루를 시작했다고 할 만큼 기도에 전혀 힘쓴 사람이다. 그는 기도의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우리에게 귀한 가르침을 남겼으니 그것은 이 책 '기도의 진실(Reality of Prayer)과 더불어 여러 책으로 전해진다.



 이 책은 총 세 부분으로 구성 되어 있다. '기도에 관한 진실', '예수님과 기도', ''성령과 기도'이다.

 첫 장 '기도에 관한 진실'은 기도와 간구, 중보에 대해 정의하는 것을 시작으로 기도의 중요성과 한계에 대해 이야기 한다.
 두 번쨰 장인 '예수님과 기도'의 주요 내용은 예수님의 기도 모습에 대한 설명이다. 그분이 어떻게 기도하셨는지 그 모습에 대한 예를 든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유명한 기도 모델인 '주기도문', '제사장적 기도', '겟세마네 기도'에 대해 분석한다.
 마지막 '성령과 기도'에서는 기도에 있어 성령의 중요성과 역할을 설명한다.

 개인적으로 앞에 두 파트는 알고 있었고, 항상 생각하던 것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파트인 성령님과 기도의 관계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지만 별로 염두에 두지 않은 것이었다. 물론 기도할 때 성령님 안에서 하도록 노력하곤 했지만 그것을 잊고 내 마음대로 기도를 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그만큼 성령님에 관해서는 쉽게 간과한다. 기도에 있어서 그리고 그리스도인의 생활에 있어서 성령님은 매우 중요함에도 말이다. 이 책을 통해 그것을 다시 한번 마음에 깊이 새겼다. 그래서 특히 마지막 장이 가장 마음에 와닿았다.
 

 
 그리스도인이라면 기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매우 잘 알 것이다. 기도는 말씀과 더불어 신앙의 양대 산맥이다. 하지만 동시에 가장 외면 받는 것 중 하나이다. 그것은 대적 무리에 의해 가장 방해 받는 신앙의 요소라는 것을 말해준다. 이는 앞에서 말했듯이 신앙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 반증하는 것이다.

 우리는 기도를 할 때 성령님을 얼마나 염두에 두고 하는지 되새겨야 한다. 나 혼자 하는 기도는 아무 쓸모 없는 공허한 외침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유일한 진리이자 가장 큰 권위인 성경을 통해 하나님이 우리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 하신다. 
  "모든 기도와 간구를 하되 항상 성령 안에서 기도하고... ... (엡 6:18)"
왜 그런가?
  "기도의 능력은 우리 안에 계신 성령에 의해서 결정된다." p171
라고 바운즈는 이 책의 본문을 통해 말한다.

 우리는 기도할 때 성령 안에서 기도해야 한다. 그래야 능력이 나타난다.
  "외부로 드러나는 기도의 능력은 우리 안에 계시는 하나님의 능력이다." p171
우리 안에 계신 성령님이 역사하실 때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나게 된다. 우리에게는 아무런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능력을 행하는 것은 우리가 능력을 가졌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 안에 계신 성령님이 우리를 통해 역사하시는 까닭이다. 그분의 능력을 우리에게 쏟아주셔서 다만 그것이 우리를 통해 흘러 나오는 것 뿐이다. 이는 분명한 사실이고, 진리이다.

 자! 이제 성령님께서 내 안에서 원하시는대로 마음껏 역사하시도록 마음을 활짝 열어 드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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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전이라는 어감은 사실 그리 좋게 인식되지 않는다. 나부터도 그 말을 들으면 '낡은 것', '어려운 것'이 연상되니 말이다. 많은 분들이 이에 동감하는 눈치다.

 그 말은 고전이란 우리가 멀리해야 할 것이라는 의식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우리나라만 생각한다면 주입식 교육의 병폐라고 해도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사실 고전은 원석인데 말이다. 누가 어떻게 가공하느냐에 따라 가치가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원석 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그 원석을 가공 할 기술과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그냥 맨 돌맹이로 보는 것 같다. 그게 아니라도 잔뜩 부푼 기대를 품은 채 남이 멋드러지게 가공한 보석을 보고, 자신도 그것을 상상하며 그것을 얻기 위해 손을 댓다가 얼마 다듬어 보지도 않고 '어라? 달라진 게 없네? 이게 그거 맞아?' 라면서 이내 내팽개쳐 버린다. '내가 원한 건 이게 아닌데...' 라는 단말마의 한숨과 함께.

 하지만 원석은 가공 할 능력이 없으면 결코 보석으로 만들 수 없다. 원석을 가공 할 능력을 얻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 노력이 필요하다. 원석을 가공할 때 사용하는 도구의 사용법을 먼저 익히는, 배경지식 습득, 그리고 원하는 보석이 나오든 안 나오든, 비록 작은 보석이 얻어질지라도, 도구의 사용법을 몰라도 끝까지 다듬는, 완독 말이다. 가장 좋은 것은 그 두 가지의 병행이지만 그게 여의치 않다면 후자는 반드시 필요하다. 

 이해가 될 때까지 읽고 또 읽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 번에 모두 이해하겠다는 과욕은 버려야 한다. 

 읽고 또 읽을 때 이해되지 않았던 부분이 조금씩 이해 될 것이다. 그리고 거기서 더 읽으면 마침내 원하는 보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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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너를 선택했는가 - 낭만적 사랑에 빠진 남녀의 뒤로 숨긴 속마음을 분석한, 우리가 미쳐 몰랐던 짝짓기의 심리학
볼프강 한텔-크비트만 지음, 장혜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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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가 누군가를 선택하는 것인가? 누군가 나를 선택하는 것인가? 전통적으로는 남자가 여자에게 먼저 다가가는 것이 정석이다. 여자는 마음에 드는 남자가 있어도 바라만 봐야 했다. 이제는 그것이 조금 무너져 여자들도 남자에게 먼저 다가간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부족하다.

 많은 솔로들은 이렇게 묻곤한다. 사랑은 운명인가? 개척인가? 내가 원하는 사람을 언제 만날 수 있을까? 그 사람을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 등이다. 그에 대해 많은 이들이 이야기 했고, 설명하려 했지만 만족 할 만한 답을 내놓은 이는 아무도 없다. 사랑이랑 너무나 오묘한 것이기 떄문일까?



 이 책은 남녀의 내면의 심리를 다룬 책이다. 몇몇 차례를 통해 그 내용을 엿본다면, '연애에 관해 아는 것과 모르는 것' : 아름다운 여자가 연애도 잘 할까?, 능력있는 남자가 짝을 찾기 쉬울까?, 어떻게 접근하는 게 가장 효과적일까?, '진화생물학으로 본 연인 선택의 법칙' : 공작의 꽁지깃을 싫어한 다윈, 연애 게임은 두뇌의 진화에서 시작됐다, 짝짓기 방법을 바꾼 언어의 진화, '과거의 사랑이 현재의 사랑을 부른다' : 친숙한 감정은 어디서 오는가?, 부모와의 관계가 전이된 연인 관계 등의 흥미로운 내용들을 담고 있다.

 소제목들의 내용은 그리 길지 않다. 간략하다. 그렇기에 읽기에 부담이 없다. 그러나 반대로 자세하지 않아 부족함을 느낀다. 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은데 너무나 부족하다. 그리고 첫 부분인 '연애에 관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에서는 각 소주제의 내용들이 완결된 상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의문문으로 끝나기 때문에 그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 답을 찾기 위해 이 책을 본 것인데 오히려 의문을 주니 화가 났다.

 어쨌든 내용이 생각보다 흥미로웠다. 개인적으로 처음 들어본 내용인 '공작의 꽁지깃을 싫어한 다윈' 이나 '연애 게임은 두뇌의 진화에서 시작됐다' 등의 이야기에 특히 관심이 갔다. 
 
 마지막 장인 '진정한 짝을 찾기 위한 조언'의 마지막 부분의 말이 인상 깊었다.
  "올바른 파트너를 선택하는 문제는 우리 자신에게서 시작하여 우리 자신에게서 끝난다. 자신을 아는 자만이 자신이 찾아야만 하는 것을 알 수 있고, 왜 자신이 늘 특정한 파트너만 선택하는지 그 이유도 이해할 수 있다. 자기 인식은 사랑의 비밀 계획서를 찾아내는 길이다..."



 우리는 자기 자신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 너무나 모른다! 그 단적인 예가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말인, "나도 내가 왜 이런지 모르겠어." 이다. 왜 자신에 대해 모를까? 생각해 보지 않아서이다.

 우리는 외부에 대해서는 상당히 신경을 쓰지만 가장 중요한 내부,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직접적으로 그 영향력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나에 대한 외부의 영향력은 시시각각 피부에 와닿는다. 그렇기에 그것에 대해 계속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외부에 행사하는 자기 내부의 영향력을 자각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것은 이미 만성이 되었고,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기에 잘 느껴지지 않는 까닭이다.

 세상은 항상 존재하지만 나는 항상 존재하지 않는다. 비록 나는 세상에 속한 존재이지만 내가 있고 세상이 있는 것이지, 세상이 있고 내가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없다면 세상 또한 존재할 수 없다. 세상에 대한 인식은 자기 인식에서 시작된다. 

 마찬가지로 나를 알아야 남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누군가를 만나는 것은 나의 행동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내가 누군가에게 먼저 다가가든, 누군가 내게 다가오든 나의 행동이 그 결과를 좌우한다. 왜 그러한 일이 발생 했는가? 대부분은 외부 작용에 대한 나의 반응이 가져온 결과이다. 때문에 나를 온전히 이해할 때 외부에 대한 대응이 좀 더 유연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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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기억은 진짜 기억일까? - 거짓기억과 성추행 의혹의 진실
엘리자베스 로프터스.캐서린 케첨 지음, 정준형 옮김 / 도솔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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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주는 아니지만 종종 그런 일을 겪는다. 누군가와 대화 나누는데 한 가지 과거의 사실을 놓고 의견 대립이 이루어진다. 서로의 기억이 맞다고 우기는 것이다. 결국 내가 승리를 거머쥔다. 나의 기억이 더 정확한 기억이라는데 상대가 동의한다. 그런데 헤어지고 나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내 기억이 아니라, 상대의 기억이 맞다는 것이 분명해진다.

 그런 일을 겪고 나면 '과연 기억은 믿을만한 것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기억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왜곡, 추가, 수정 등이 이루어지기 떄문이다. 그렇다고 기억을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것은 나의 행동의 근거가 되니까.

 

 '메멘토'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주인공은 아내가 강간당하고 살해된 충격으로 단기기억상실증에 걸려 기억을 10분 이상 지속시키지 못한다. 때문에 범인을 찾는 과정에서 얻은 정보를 폴라로이드 사진으로 찍어 짤막하게 메모를 해두거나 심지어 몸에 문신으로 남기기도 한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기억의 변조가 조금씩 이루어진다.

 물론 그것은 단기기억상실증이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인한 것이지만, 우리 기억의 불완전성을 보여준다.

 

 '우리 기억은 진짜 기억일까?' 라는 한국어판 제목을 가진 이책의 부제는 '거짓 기억과 성추행 의혹의 진실'이다. 한때 미국에서 유행 했던 성추행 기억의 회복에 대해 다루고 있다.

 20세기 말, 미국은 삶의 문제로 심리치료사를 찾아간 많은 여성들이 치료 과정에서 어린 시절 부모나 가까운 사람들에게 당한 끔찍한 성추행 기억을 회복하는 일대 사건이 발생한다. 그것은 여러 사람들에게 급속도로 번져 친인척 혹은 지인들 사이에 고소가 오가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진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것은 그 사건들의 중심 논쟁이었던 기억의 왜곡, 즉 '억압된 기억'이다.

 억압된 기억이란 한 마디로 (어릴적 겪은) 충격적 사건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우리의 뇌가 그 기억을 억압하여 떠올리지 않게 한다는 것이다. 이는 수많은 의문과 논쟁을 불러 일으켰고, 결국 그것을 반박하는 과학자들의 승리로 시대의 해프닝이 되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앞서도 이야기 했지만 많은 여성들이 삶의 문제로 심리치료사들을 찾아갔는데 그 문제의 원인이 어릴적 성추행으로 인한 것이라는 진단을 받는다. 참으로 기가막힐 일이다. 대부분 처음에는 그런 기억이 없지만 사례를 통해 나타난 심리치료사들은 그런 기억을 떠올릴 것을 강요한다. 치료과정이 거듭됨에 따라 급기야 그런 기억을 만들어 내게 한다. 물론 그것은 그들의 고의적 행태가 아니었다. 일부러 거짓 기억, 없는 사실을 만들어 내려는 것이 아니었다. 그렇게 해야 억압된 기억을 자유롭게 해방시킬 수 있다고 배웠기 때문이다. 그것이 치료과정의 방법이라 배웠기에 그랬던 것이다. 여기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그러한 방법으로 정말로 뭍혔던 성추행 사실을 밝혀낸 경우가 있는가 하면 없는 성추행 기억을 치료사들의 유도로 인해 만들어내었고, 그것이 문제가 되어 가정 파탄에 이르게 된 경우가 있었다. 그래서 그것이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것이다.

 이 책은 그러한 사례를 바탕으로 우리의 기억이 어떻게 왜곡과 조작이 되는지 보여준다. 우리 기억의 취약성, 불완전성을 이야기 한다.

 아쉬운 점은 500페이지에 가까운 그 많은 공간의 5분의 4 가량이 사건 사례로 채워져 있다는 점이다. 기억 왜곡과 조작에 대한 학계의 이론은 거의 얘기하지 않는다. 그것이 참으로 아쉽다. 물론 이론을 100% 믿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론이 등장하면 지루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사례를 들고 이론으로 그것을 풀어 설명 했으면 기억의 불완전성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오히려 이론은 말하지 않고 사례만 잔뜩 들어 지루하게 느껴졌다.

 이론이 별로 없다는 것은 저자가 책에서 조사의 어려움을 토로 했던 바와 같이 억압된 기억에 대한 연구가 그동안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반증이니 이해 할 만도 하다.

 

 우리의 뇌는 한  정보(거짓이든 진실이든)를 얻게 되면 자신의 경험과 그로 인한 정보, 그리고 습득한 지식에 견주어 보고 자신의 그것들과 상충되는 부분이 없으면 사실로 받아들인다. 반대로 맞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거짓이라 결정한다. 사실의 진위 여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나의 기억만이 중요 할 뿐이다. 그러나 기억을 완전히 믿어서는 안 된다. 우리의 기억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변조가 이루어지니까.

 우리가 지금 기억하고 있는 것들은 대부분 최초의 기억과 완벽히 일치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남에 기억을 조금씩 잃게 되고, 그 빈공간을 그동안 얻은 다른 기억과 정보로 채우는 까닭이다. 그 과정에서 왜곡이 이루어지고, 마침내 기억은 어그러진다. 그렁에도 우리는 자신의 기억이 100% 정확한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그것만 보더라도 인간은 기억만이 아니라, 그 자체도 참으로 불완전한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은 존재이기에 끊임없이 완전함을 꿈꾸었고, 갈망 했다. 그리고 그것을 향하여 나아갔다. 그 덕에 원시상태에서 벗어나 지금의 우리가 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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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과 무생물 사이
후쿠오카 신이치 지음, 김소연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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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공학 또는 생명과학이라고 번역되는 바이오테크놀러지[biotechnology]는 21세기를 선도하는 과학기술이라 불릴 정도로 수 년 전부터 급작스레 커다란 관심과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도 그에 동조하여 세간의 많은 관심과 투자가 이루어졌다.
 우리나라 생명과학 분야의 중심에는 황우석 박사가 그 대표격으로 대두되었으나 얼마 전에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자신은 물론 관련 분야의 관심과 지원이 급격히 감소했다.

 생명과학은 생명이란 무엇인가? 과연 생명은 어디에서 왔는가?와 같은 생명의 근원을 파헤칠 수 있는 놀라운 분야이다. 때문에 매우 흥미로우면서도 동시에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위협할 수 있는 위험한 기술이기도 하다. 덕분에 관심과 우려를 함께 받고 있다.

 

 이 책은 생명과학, 정확하게는 분자생물학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와 관련된 이야기가 한창 언론 매체를 통해 흘러 나왔을 때 가장 많이 들어봤을 법한 'DNA(deoxyribonucleic acid])', '단백질', '세포'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처음에는 그 분야와 관련된 일본의 한 과학자에 대해 이야기를 하여 관심을 끌고, 이내 DNA에 대한 이야기로 내용을 옮긴다. DNA가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에서부터 그것의 발견 과정과 그 뒷이야기 그리고 동적평형, 단백질, 세포까지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줄을 잇는다. 

 책의 내용은 분자생물학의 전반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 분야에서 다루는 다양한 부분들에 대한 설명으로 '생명이란 무엇인가?'를 풀어간다.
 해당 분야에 대한 관련 지식이 없을 독자를 배려하기 위함인지 아니면 저자의 성격 탓인지 문외한들을 위해 언급하는 사항들을 하나씩 차근차근 자세하게 설명한다. 그러한 저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배경지식이 없다면 '그렇구나'라며 어렴풋한 개념도만 그려질 뿐 내용들이 확실히 와닿지는 않을 것이다. 
 
 처음 이 책의 제목만 봤을 때는 철학적 혹은 과학적으로 생물과 무생물에 대해, 그 차이에 대해 논하는 책인 줄로만 알았다. 그래서 첫 장을 펼쳤을 때 다소 실망했다. 원하는 내용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의 형이 동분야에 몸을 담고 있기에 자연스레 조금이나마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고, 평소 형에게서 그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어온 덕에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그 분야의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대목에 특히 관심이 갔다. 형에게서 동일한 이야기를 들은 덕이다.

 아무튼 조금 어렵긴 했지만 저자의 설명을 통해 보이지 않는 세계를 들여다 보는 재미가 쏠쏠 했고, 이 책을 읽고난 후 생명에 대해 다시 한 번 숙고해 보게 되었다.

 

 생명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보는 방식에 따라 답이 다양하게 정해진다. 많은 사람들이 그 물음에 대해 고민하고 이야기 하였지만, 과학자들 만큼 실제적인 답을 제공하지는 못한다. 과학만이 그것에 대해 가시적인 답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생명이라는 말은 인간을 크게 자극하는 몇 가지 단어 중 하나이다. 그것은 인간의 실존, 곧 인간의 삶 그리고 죽음에 직결되는 문제인 까닭이다. 그래서 과학이 그것에 대해 다루고 이야기 하면 사람들은 신에 대한 도전이니 뭐니라고 말하며 애써 제동을 걸어왔다. 하지만 생명의 문제는 인간이 가진 모든 물음의 최고 위치에 있는 것이기에 아직은 너무나 멀리 있고, 어려운 문제이지만 그것이 완전히 풀리기 전에 혹은 전인류가 세상에서 사라지기 전에 답을 찾으려 노력은 결코 누구도 멈출 수 없을 것이다. 신이 막지 않는 이상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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