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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쉽게 읽는 지식총서 1
니콜레 랑어 지음, 윤진희 옮김 / 혜원출판사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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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에서인지 만화에서인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어릴 적 한 캐릭터가 다른 캐릭터의 마음을 읽는 초능력을 발휘하는 장면을 접한 기억이 있다. 사람의 마음을 읽고, 그것을 이용하여 시의 적절하게 행동하는 캐릭터의 모습은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그래서 나도 그러한 기술, 독심술을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다른 작품에서 사람의 마음을 읽고, 알 필요가 없는 것까지 알고 괴로워하는 캐릭터의 모습을 본 후로는 그러한 생각을 버렸다.

 심리학은 마음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마음의 작용, 인간의 의식을 연구한다. 특정 행동을 관찰하여 왜 그러한 행동을 하는지, 어떠한 마음의 작용으로 인해 그러한 행동을 하는 것인지 분석하고, 잘못된 행동일 경우 고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다. - 어떻게 보면 독심술의 사촌이라고도 할 수도 있다.

 그러한 심리학은 고대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다. 학문적 형태는 고대 그리스 철학에서 갖추게 되었다. 그 후 기독교의 영향으로 한동안 위축 되었고, 17, 18, 19세기를 거치며 독립적인 학문이 되었다. 

 이미 말한바와 같이 심리학의 원점을 그리스 철학으로 보고 있는데, 심리학은 철학과 달리 나름대로 쉽고, 재미있다. 물론 심리학도 깊게 들어가면 골치가 아프다. 그러나 철학과는 달리 많은 전문가들의 노력에 의해 비전문가들에게도 비교적 친숙하게 되었다. 그것의 단적인 얘기 '000 심리학' 이라는 수많은 서적들이다. 전문가들이 어려운 심리학 용어와 설명을 쉬운 설명과 예로 대체하여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실생활에서 써먹을 수 있게 해주었다. 그렇게 심리학은 알게 모르게 많은 사람들에게 상당히 가까워졌다. 누구나 독심술을 사용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살기도 바쁜데 심리학에 관심을 둘 무슨 필요가 있을까? 그것을 알아야 할까? 사실 심리학에 관심을 둘 필요는 없다. 몰라도 사는데 전혀 지장 없다. 그러나 그것에 대해 안다면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인간관계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은 심리작용으로 인함인데 그때에 각 행동과 연관성 있는 심리학에 대해 미리 알고 있다면 보다 나은 대처를 할 수 있다. 물론 이미 말했듯이 꼭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 그것은 삶의 경험으로 조금씩 체득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알아두면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심리학의 역사에 대해서는 어떨까? 이것은 관심 있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알 필요가 없다. 실질적으로 사용 할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어쨌든 본인은 심리학에 관심이 있어 이 책을 읽었고, 비록 얇은 책이지만 심리학의 역사와 그 파생에 대해 잘 약술하고 있어 큰 유익이 되었다. 아쉬운 점이라면 매우 적은 분량 - 176페이지이지만 책이 작다. - 탓에 개론도 아닌 개론의 요약본 정도의 역할밖에 못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그것은 장점이 된다. 심리학의 각 이론에 대해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간단히 살펴보기에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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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의 심리학 - 숨겨진 욕망을 자극하는 치명적인 유혹
크레이그 네켄 지음, 오혜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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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사람들이 무언가에 중독되어 고통을 당하고 있다.
 '중독'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표적인 것은 '알코올 중독'과 '마약 중독'이 아닐까 싶다. 그 두 가지는 너무나 강력한 중독으로 우리 가정과 인생을 다른 중독들보다 쉽게 그리고 빠르게 파멸시킨다. 그보다 아래에 있는 중독이 있다면 '게임 중독', '쇼핑 중독' 등이 아닐까? 이것들은 앞에 중독보다는 수위가 낮지만 역시 심하면 만만치 않은 악영향을 끼친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중독의 정의이다. 사전에서는 중독을 다음과 같이 몇 가지로 정의한다.


 '생체가 음식물이나 약물의 독성에 의하여 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일.'
 '술이나 마약 따위를 지나치게 복용한 결과, 그것 없이는 견디지 못하는 병적 상태.'
 '어떤 사상이나 사물에 젖어 버려 정상적으로 사물을 판단할 수 없는 상태.'

 이 책에서는 중독을 어떻게 정의할까? 그것을 살펴보기 전에 먼저 책의 구성을 알아보겠다.

 이 책은 총 4부로 이루어져 있는데 1부에서는 중독이 무엇인지 정의하고, 중독의 원인을 간략히 말한다. 2부에서는 중독이 어떻게 시작되는지, 그것이 삶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그로 말미암아 삶이 어떠한 변화를 겪게 되는지 3단계로 알아본다. 3부에서는 중독의 회복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어떻게 회복할 수 있는지 설망한다. 마지막 4부에서는 가정환경이 한 사람에게 어떻게 영향을 끼쳐서 중독자로 만드는지 이야기 한다.  그러면 이제 이 책에서 말하는 중독이 무엇인지 보겠다.

 이 책에서는 중독을 이렇게 말한다.

 "인력으로 어쩔 수 없이 변화되는 행복감을 통제하려는 시도... 가장 근본적인 수준에서 보자면 행복에 대한 갈망을 통제하고 충족시키려는 노력이다."(17p)
 "중독은 물질이나 행동과 맺는 비정상적인 관계이다."(32p)


 그리고 중독은 정서적 논리에 근거한다고 말한다.

 "중독은 중독자가 친밀함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물질이나 행동과 맺는 정서적인 관계이다."(29p) 

 대부분의 사람들은 음식, 쇼핑, 술과 같은 것들과 단순히 편의에 따라 관계를 맺는다. 그 대상과 그런관계를 맺으며 정서적인 유대를 느끼거나 친밀하다고 착각하지 않는다.(31p) 그것들을 단순히 이용하고, 가볍게 즐기는 것이다. 하지만 중독자는 이러한 관계를 통해서 자신의 정서적이고 친밀한 욕구를 충족시키려고 노력한다.(31p) 이것이 중독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왜 중독에 빠질까? 사람들은 지원, 보살핌, 안내, 사랑, 정서적, 정적인 성장을 위해 '가족과  친구', '보다 높은 영적 존재', '자아', '공동체' 등에 의존한다.(51~53p) 그런데 이 네 부류의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면 다른 관계에 의지하고, 그럴 때 중독이 개입된다고 한다.(53p)

 

 이 책은 중독에 대해 아주 쉽게 설명한다. 그것이 왜 발생하고, 어떻게 진행되며 어떻게 치료할 수 있는지 말이다. 여느 심리학 서적처럼 혹은 전문 서적처럼 딱딱하지 않다. 내용과 단어가 복잡하고, 어렵지도 않다. 쭉쭉 훑으며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이해가 쉽다. 이 책에서 말하는 바가 만고불편의 진리는 아니고, 전부가 아니겠지만 이 책 한 권만으로도 중독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능하다. 중독의 개관으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때문에 중독에 대해 간단히 살펴 볼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반면 중독에 대해 더 깊이 알기 원하는 이들에게는 많이 부족 할 것이다. 어느 쪽이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다.



 중독은 참으로 무서운 것이다. 자신의 인생을 파괴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자신과 관계된 사람의 인생까지 파괴로 몰아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중독이 마냥 나쁜 것만은 아니다. 중독의 선을 어디까지 긋냐에 따라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가벼운 중독은 인생에 활력소가 되고, 부스터(booster), 즉 보조 추진 장치가 된다. 앞으로 나아가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역시 중독은 중독이다. 일 중독 등과 같이 처음엔 좋아보이는 중독일지라도 중독은 결국 가장 먼저 자신을 파괴하는 독약이 된다. 

 중독은 아편이다. 좋지 않은 것인 줄 알면서도 한 번 손을 대면 끊기 힘든 아편 말이다. 처음에는 인생의 한 귀퉁이를 차지하지만 결국에는 인생의 전부가 되어 버리는 아편. 인생을 송두리 채 앗아가는 그것 말이다. 그렇기에 아예 처음부터 막는 것이 좋다. 그것의 자각 증상을 발견하면 즉시 차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게임 중독, 인터넷 중독 등과 같이 처음에는 좋은 의도로 접근 했지만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그것에 깊이 빠져 한시라도 멀리하면 참을 수 없는 답답함과 괴로움을 느끼는, 벗어나려 해도 벗어날 수 없는 중독 상태에 처하게 될 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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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너를 선택했는가 - 낭만적 사랑에 빠진 남녀의 뒤로 숨긴 속마음을 분석한, 우리가 미쳐 몰랐던 짝짓기의 심리학
볼프강 한텔-크비트만 지음, 장혜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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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가 누군가를 선택하는 것인가? 누군가 나를 선택하는 것인가? 전통적으로는 남자가 여자에게 먼저 다가가는 것이 정석이다. 여자는 마음에 드는 남자가 있어도 바라만 봐야 했다. 이제는 그것이 조금 무너져 여자들도 남자에게 먼저 다가간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부족하다.

 많은 솔로들은 이렇게 묻곤한다. 사랑은 운명인가? 개척인가? 내가 원하는 사람을 언제 만날 수 있을까? 그 사람을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 등이다. 그에 대해 많은 이들이 이야기 했고, 설명하려 했지만 만족 할 만한 답을 내놓은 이는 아무도 없다. 사랑이랑 너무나 오묘한 것이기 떄문일까?



 이 책은 남녀의 내면의 심리를 다룬 책이다. 몇몇 차례를 통해 그 내용을 엿본다면, '연애에 관해 아는 것과 모르는 것' : 아름다운 여자가 연애도 잘 할까?, 능력있는 남자가 짝을 찾기 쉬울까?, 어떻게 접근하는 게 가장 효과적일까?, '진화생물학으로 본 연인 선택의 법칙' : 공작의 꽁지깃을 싫어한 다윈, 연애 게임은 두뇌의 진화에서 시작됐다, 짝짓기 방법을 바꾼 언어의 진화, '과거의 사랑이 현재의 사랑을 부른다' : 친숙한 감정은 어디서 오는가?, 부모와의 관계가 전이된 연인 관계 등의 흥미로운 내용들을 담고 있다.

 소제목들의 내용은 그리 길지 않다. 간략하다. 그렇기에 읽기에 부담이 없다. 그러나 반대로 자세하지 않아 부족함을 느낀다. 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은데 너무나 부족하다. 그리고 첫 부분인 '연애에 관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에서는 각 소주제의 내용들이 완결된 상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의문문으로 끝나기 때문에 그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 답을 찾기 위해 이 책을 본 것인데 오히려 의문을 주니 화가 났다.

 어쨌든 내용이 생각보다 흥미로웠다. 개인적으로 처음 들어본 내용인 '공작의 꽁지깃을 싫어한 다윈' 이나 '연애 게임은 두뇌의 진화에서 시작됐다' 등의 이야기에 특히 관심이 갔다. 
 
 마지막 장인 '진정한 짝을 찾기 위한 조언'의 마지막 부분의 말이 인상 깊었다.
  "올바른 파트너를 선택하는 문제는 우리 자신에게서 시작하여 우리 자신에게서 끝난다. 자신을 아는 자만이 자신이 찾아야만 하는 것을 알 수 있고, 왜 자신이 늘 특정한 파트너만 선택하는지 그 이유도 이해할 수 있다. 자기 인식은 사랑의 비밀 계획서를 찾아내는 길이다..."



 우리는 자기 자신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 너무나 모른다! 그 단적인 예가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말인, "나도 내가 왜 이런지 모르겠어." 이다. 왜 자신에 대해 모를까? 생각해 보지 않아서이다.

 우리는 외부에 대해서는 상당히 신경을 쓰지만 가장 중요한 내부,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직접적으로 그 영향력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나에 대한 외부의 영향력은 시시각각 피부에 와닿는다. 그렇기에 그것에 대해 계속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외부에 행사하는 자기 내부의 영향력을 자각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것은 이미 만성이 되었고,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기에 잘 느껴지지 않는 까닭이다.

 세상은 항상 존재하지만 나는 항상 존재하지 않는다. 비록 나는 세상에 속한 존재이지만 내가 있고 세상이 있는 것이지, 세상이 있고 내가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없다면 세상 또한 존재할 수 없다. 세상에 대한 인식은 자기 인식에서 시작된다. 

 마찬가지로 나를 알아야 남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누군가를 만나는 것은 나의 행동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내가 누군가에게 먼저 다가가든, 누군가 내게 다가오든 나의 행동이 그 결과를 좌우한다. 왜 그러한 일이 발생 했는가? 대부분은 외부 작용에 대한 나의 반응이 가져온 결과이다. 때문에 나를 온전히 이해할 때 외부에 대한 대응이 좀 더 유연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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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기억은 진짜 기억일까? - 거짓기억과 성추행 의혹의 진실
엘리자베스 로프터스.캐서린 케첨 지음, 정준형 옮김 / 도솔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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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주는 아니지만 종종 그런 일을 겪는다. 누군가와 대화 나누는데 한 가지 과거의 사실을 놓고 의견 대립이 이루어진다. 서로의 기억이 맞다고 우기는 것이다. 결국 내가 승리를 거머쥔다. 나의 기억이 더 정확한 기억이라는데 상대가 동의한다. 그런데 헤어지고 나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내 기억이 아니라, 상대의 기억이 맞다는 것이 분명해진다.

 그런 일을 겪고 나면 '과연 기억은 믿을만한 것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기억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왜곡, 추가, 수정 등이 이루어지기 떄문이다. 그렇다고 기억을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것은 나의 행동의 근거가 되니까.

 

 '메멘토'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주인공은 아내가 강간당하고 살해된 충격으로 단기기억상실증에 걸려 기억을 10분 이상 지속시키지 못한다. 때문에 범인을 찾는 과정에서 얻은 정보를 폴라로이드 사진으로 찍어 짤막하게 메모를 해두거나 심지어 몸에 문신으로 남기기도 한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기억의 변조가 조금씩 이루어진다.

 물론 그것은 단기기억상실증이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인한 것이지만, 우리 기억의 불완전성을 보여준다.

 

 '우리 기억은 진짜 기억일까?' 라는 한국어판 제목을 가진 이책의 부제는 '거짓 기억과 성추행 의혹의 진실'이다. 한때 미국에서 유행 했던 성추행 기억의 회복에 대해 다루고 있다.

 20세기 말, 미국은 삶의 문제로 심리치료사를 찾아간 많은 여성들이 치료 과정에서 어린 시절 부모나 가까운 사람들에게 당한 끔찍한 성추행 기억을 회복하는 일대 사건이 발생한다. 그것은 여러 사람들에게 급속도로 번져 친인척 혹은 지인들 사이에 고소가 오가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진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것은 그 사건들의 중심 논쟁이었던 기억의 왜곡, 즉 '억압된 기억'이다.

 억압된 기억이란 한 마디로 (어릴적 겪은) 충격적 사건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우리의 뇌가 그 기억을 억압하여 떠올리지 않게 한다는 것이다. 이는 수많은 의문과 논쟁을 불러 일으켰고, 결국 그것을 반박하는 과학자들의 승리로 시대의 해프닝이 되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앞서도 이야기 했지만 많은 여성들이 삶의 문제로 심리치료사들을 찾아갔는데 그 문제의 원인이 어릴적 성추행으로 인한 것이라는 진단을 받는다. 참으로 기가막힐 일이다. 대부분 처음에는 그런 기억이 없지만 사례를 통해 나타난 심리치료사들은 그런 기억을 떠올릴 것을 강요한다. 치료과정이 거듭됨에 따라 급기야 그런 기억을 만들어 내게 한다. 물론 그것은 그들의 고의적 행태가 아니었다. 일부러 거짓 기억, 없는 사실을 만들어 내려는 것이 아니었다. 그렇게 해야 억압된 기억을 자유롭게 해방시킬 수 있다고 배웠기 때문이다. 그것이 치료과정의 방법이라 배웠기에 그랬던 것이다. 여기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그러한 방법으로 정말로 뭍혔던 성추행 사실을 밝혀낸 경우가 있는가 하면 없는 성추행 기억을 치료사들의 유도로 인해 만들어내었고, 그것이 문제가 되어 가정 파탄에 이르게 된 경우가 있었다. 그래서 그것이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것이다.

 이 책은 그러한 사례를 바탕으로 우리의 기억이 어떻게 왜곡과 조작이 되는지 보여준다. 우리 기억의 취약성, 불완전성을 이야기 한다.

 아쉬운 점은 500페이지에 가까운 그 많은 공간의 5분의 4 가량이 사건 사례로 채워져 있다는 점이다. 기억 왜곡과 조작에 대한 학계의 이론은 거의 얘기하지 않는다. 그것이 참으로 아쉽다. 물론 이론을 100% 믿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론이 등장하면 지루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사례를 들고 이론으로 그것을 풀어 설명 했으면 기억의 불완전성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오히려 이론은 말하지 않고 사례만 잔뜩 들어 지루하게 느껴졌다.

 이론이 별로 없다는 것은 저자가 책에서 조사의 어려움을 토로 했던 바와 같이 억압된 기억에 대한 연구가 그동안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반증이니 이해 할 만도 하다.

 

 우리의 뇌는 한  정보(거짓이든 진실이든)를 얻게 되면 자신의 경험과 그로 인한 정보, 그리고 습득한 지식에 견주어 보고 자신의 그것들과 상충되는 부분이 없으면 사실로 받아들인다. 반대로 맞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거짓이라 결정한다. 사실의 진위 여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나의 기억만이 중요 할 뿐이다. 그러나 기억을 완전히 믿어서는 안 된다. 우리의 기억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변조가 이루어지니까.

 우리가 지금 기억하고 있는 것들은 대부분 최초의 기억과 완벽히 일치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남에 기억을 조금씩 잃게 되고, 그 빈공간을 그동안 얻은 다른 기억과 정보로 채우는 까닭이다. 그 과정에서 왜곡이 이루어지고, 마침내 기억은 어그러진다. 그렁에도 우리는 자신의 기억이 100% 정확한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그것만 보더라도 인간은 기억만이 아니라, 그 자체도 참으로 불완전한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은 존재이기에 끊임없이 완전함을 꿈꾸었고, 갈망 했다. 그리고 그것을 향하여 나아갔다. 그 덕에 원시상태에서 벗어나 지금의 우리가 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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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박의 심리학 - 감정적 협박을 이기는 심리의 기술
수잔 포워드 지음, 김경숙 옮김 / 서돌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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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심리학은 1879년 독일의 분트(wundt)에 의해 새로운 학문으로써 그 기틀이 마련 되었다. 그로부터 오늘날까지 심리학은 여기서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모양으로 세분화 되었고, 발전하였다. 과학이 발달 할수록 심리학의 입지가 줄어들 것도 같지만 오히려 심리학은 그 만의 영역을 조금씩 넓혀가고 있다.

 뇌에 대한 연구가 진행됨에 따라 점점 많은 비밀을 캐내고 있다. 하지만 인간의 뇌는 소우주라 불릴 만큼 방대하고 오묘해서 그것의 완전한 정복은 아직도 멀게 느껴진다. 뇌에 대한 연구 못지 않게 이루어지고 있는 연구가 인간의 심리분석이다.

 인간의 지적 능력은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인간의 심리는 점점 불안해지고 있다. 경제와 사회 그리고 과학 등이 고도화 되어 인간의 심리도 고도화, 안정화를 찾을 것 같지만 오히려 불안정해지고 있다. 문명의 고도화가 사회의 안정과 질서를 반드시 보장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고도화와 동시에 수많은 모순과 병폐가 일어나 인간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인간의 심리를 불안으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한 노력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

 

 심리학은 참으로 재미있다. 우선은 어느 분야에든 자리를 틀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기억심리학, 발달심리학, 사회심리학, 상담심리학, 생물심리학, 아동심리학, 임상심리학, 조직심리학, 청소년심리학, 학습심리학 등 여러 분야에 자리를 마련할 수 있다. 그리고 긍정의 심리학, 부모의 심리학, 선택의 심리학, 설득의 심리학, 소비의 심리학, (이 책의 제목처럼) 협박의 심리학 등과 같이 학문적 분야가 아닌 우리의 일상에도 자리를 잡을 수 있다.

 이 책 '협박의 심리학은' 기존의 심리학 서적의 계보를 잇는다. 다른 심리학 서적들과 마찬가지로 심리학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지만 학문으로서가 아니라 일종의 실용서로써의 기능을 한다.

 '협박의'라는 단어로 두 가지 내용이 추측 가능하다. 그것은 내가 남을 협박하는 이유와 심리. 또는 남이 나를 협박하는 이유와 심리이다. 이 책은 후자의 경우를 다루고 있다. 즉 비해자로서의 나. 당하는 내가 어떻게 하면 그것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지, 가해자의 심리와 그의 영향력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본문은 크게 2부로 나뉘어 있고, 그 아래 총 11장의 내용이 담겨 있다. 
 본서에서 다루는 협박자의 유형은 네 가지로 처벌형, 자해형, 비해형, 보상형 협박자이다. 각각의 협박자는 우리의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하여 우리가 자신이 원하는 행동을 반드시 취하게 만든다. 그것은 고도의 심리적 계산이 깔린 것이지만 의식적인 계략에 의한 것이 아니라, 무의식적이면서 몸에 밴 습관에 의한 것이다.

 협박자의 유형은 네 가지이지만 그들에 대한 대책은 동일하다. 그것은 바로 'SOS'로 1단계 '멈추기', 2단계 '관찰하기'이다. 그리고 다른 중요한 대안이 한 가지 더 있는데 '안개 극복'이다. 그 대안들은 뭔가 거창해 보이지만 솔직한 표현으로 '새로운 것들은 아니다.' 알면서도 어떠한 이유에서건 시도하지 못했던 것들이다. (물론 몰랐던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안을 제시할 때 뭔가 거창한 것을 내놓는 듯 말을 하니 잔뜩 기대하면 실망 할 수도 있다. 그리고 대안은 제시되어 있으나, 방법은 제시되어 있으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지면의 한계 때문인지, 노하우를 공개하면 소득 감소가 우려 되기 때문인지 모르나 - 설명되어 있지 않아 아쉽다.



 지금까지 누군가에게 참을 수 없는 은근한 협박, 가슴을 조금씩 옥죄는 협박에 당해온 이라면 읽어 볼 만하다. 아무리 유명한 격언과 속담 등이 나를 감동시켜도 정작 삶을 변화시키지 못하는 것은 실행이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에 나온 대안들이 모두에게 효과적일 것이라 장담은 못하지만 실행해 본다고 손해볼 것은 없을 듯 하다. 밑져야 본전이라고, 마냥 당하는 것보다 시도 해보는 게 낫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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