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환상 문학 단편선
김이환 외 지음 / 황금가지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개인적으로 '단편집' 하면 떠오르는 것은 세밀함은 떨어지지만 상당히 압축적인 내용, 넘치는 박진감, 빠른 전개다.

 단편은 중,단편에 비해 그 분량이 적고, 매우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작가의 역량이 더 크게 발휘되어야 한다. 작가의 모든 것을 쏟아야 한다. 그렇기에 작가의 실력이 한눈에 드러나게 된다. 밑바닥이 순식간에 다 드러난다.

 한정된 분량으로 인해 세밀성이 떨어지고, 독자에게 주어지는 정보의 양이 부족하다. 그래서 어렵게 느껴진다. 그리고 자칫 주제 전달이 너무 일러서 초반부터 흥미를 떨어뜨리거나 혹은 주제 전달이 불명확해서 조기에 책을 덮게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단편들은 별로 인기가 없고, 잘 씌어지지도 않는다.

 본인은 판타지 소설 붐이 일기 전부터 판타지 소설과 만화에 빠져 살았었다. 그래서 판타지 붐이 일고부터 발간되기 시작한 우리 작가들에 의한 많은 판타지 소설들에 흐뭇한 마음이 들었다. 
 초반에는 좋은 작품들이 꽤 있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개성이 없는 작품과 그 내용이 그 내용인, 읽은만 하긴하나 돈주고 사보기에는 아까운 수준 낮은 책들이 우후죽순 발간 되었기 때문에 회의를 품고, 외국 유명 판타지 소설쪽으로 눈을 돌렸다. 그러나 곧이어 개인적인 사정으로 그마저도 끊게 되었다.

 그 몇년 후인 오늘 우연히 '한국환상문학단편선'이 발간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얼른 읽게 되었다.

 소설들의 출처나 배경 그리고 작가 등에 관한 이야기는 차치하고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고자 한다.

 이 책 '한국환상문학단편선'에는 총 10 명의 작가, 10 개의 작품이 담겨 있다.
 '미소녀 대통령', '크레바스 보험사', '마산 앞바다', '문신', '윌리엄 준 씨의 보고서', '서로 가다', '할머니 나무', '초록연필', '콘도르 날개', '몽중몽'이 그것이다.

 다 살펴보기에는 글이 장황해질 것 같아 개인적으로 관심이 갔던 몇 개의 작품만 - 줄거리에 대한 언급은 최대한 피하며 - 간단히 살펴 보고자 한다. 앞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개인적인 평가이므로 가볍게 생각해 주시길 바란다.



 첫 단편인 '미소녀 대통령'.
 주인공 '철수'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치료를 마치고 병원 로비로 갔는데 곧이어 한 떼의 두더지가 그를 찾아와 차에 태우고 대통령이 있는 청와대로 안내한다. 
 철수는 곧 우리나라 대통령을 만났는데 놀랍게도 '문근영'이었다! 조금 후에는 미국 대통령과 영국 총리, 그리고 일본 총리까지도 보게 되었는데 각각 '다코다 패닝', '엠마 왓슨', '이시하라 사토미'였다! 지금까지의 등장인물이 참으로 흥미로웠다. '문어 의사', '카나리아 간호사', '두더지 운전사', '여자 경호원', '각국의 유명 여배우 대통령들' 재밌게 느껴지면서도 유치하게 생각 되었다.
 글을 읽으면서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인 'X반X리X'이 생각났다. 물론 이 단편은 그것과 내용 및 주제가 다르긴 하나 두 이야기가 연결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어쨌든 글을 읽으면서 무슨 내용인가 싶었는데 다 읽고 난 후 작가의 의도가 이해되었다. 나름대로 독창성이 있고, 이야기에 사회 문제를 잘 연결시켰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조금 유치하다는 것과 주제와 내용의 매끄럽지 못한 연결이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마산 앞바다'
 한 번 읽고나서 말하려는 바가 도대체 무엇인지 도무지 감이 오지 않았다. 몇 번 읽고나니 그제서야 겨우 감이 왔다.
 독창성은 있다. 그러나 아무리 단편이라지만 이야기의 정보가 너무 부족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재에 대한 정보 - 이를테면 '림보' - 가 거의 없다시피 하여 그것이 무엇인지, 작가가 말하려는 바가 얼른 잡히지 않았다.

 바로 다음에 나오는 '문신'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문신은 - 최소한 우리 사회에서는 부정적인 의미에서 - 과시용으로 사용 되었다. 그러던 것이 얼마 전부터는 개성을 나타내는 도구 중 하나로 이용되기 시작했다.
 이 단편에서는 문신이 범죄 기록으로 사용 된다. 범죄를 저지를 때마다 재판을 받고 처음에는 얼굴에서부터 팔까지 하나하나 기록하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백인이라고 생각 될 정도로 팔 등 몸이 범죄기록 문신으로 가득 차 있다고 나온다. 
 흥미로웠던 것은 주연급 등장 인물인 '세이라'는 죄를 짓지 않아 몸에 문신이 하나도 없었는데 그것이 그녀에게는 '주홍글씨'가 되었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문신이 있기에 그 사람이 무슨 죄를 짓는지 알수 있어 그것만 주의하면 되는데 세이라는 죄가 전혀 없었기에 앞으로 무슨 죄를 지을지 알 수 없어 사람들이 그녀를 고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객이 전도된 상황. 참으로 어이 없게 느껴지면서도 우리 사회를 돌아보게 되었다.

 '할머니 나무'
 나무가 되는 피를 타고나는 - 주인공 집안의 - 여자들은 늙으면 몸이 굳어 나무가 된다는 내용인데 처음에는 소설속에서 장난으로 하는 말인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것이 소설속 현실인 것을 꺠닫게 되니, 작가가 말하려는 바를 깨닫게 되니 내용이 상당히 아릿한 느낌이 들었다.

 '몽중몽'
 말그대로 환상 문학이라 할 만큼 몽환적이다. 그러나 도대체 나와 같이 기초 배경과 지식이 없는 독자들에게 읽으라는 것인지 말라는 것인지, 적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심오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소재로 인한 어려움이 아니라, 도대체 말하려는 바가 무엇인지 내용상의 설명이 너무 부족하여 글이 제목과 같이 '몽중몽'으로 느껴졌다.



 나는 환상 문학에서는판타지 소설 - 고전적인 의미와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시각(중세를 배경으로 기사, 왕자, 공주, 검, 용, 성 등이 등장하는)에서의 판타지- 만 봐왔기에 이 단편선 또한 그러한 소재로 쓴 작품들이 실려 있을 것이라 착각했다. 그런데 왠걸? 말그대로 환상 문학이었다. 때문에 글들을 읽는내내 우리도 이런 작품들을 쓰는 작가들이 있다는 -  뒤늦게야 깨달은 - 사실에 흐뭇했다.

 앞에서 말했듯이 단편은 쓰기가 상당히 어렵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에 실린 10 개의 작품도 내용들이 상당히 흥미로웠으나 많은 아쉬움이 들었다. 특히 결론부에서는 확실히 주제를 전달해주고, 이야기를 마무리 지어주어야 하는데 그것이 오리무중이 된 작품이 많다.

 아무리 단편집이라 해도 주제와 소재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를 주어 독자의 이해를 도와야 하는데 모두 그것이 너무 부족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주제를 너무 심오하게 다룬 몇 작품은 말그대로 내용이 심오해서 어려운 것이 아니라, 말하려는게 불명확해서 어렵게 느껴졌다.

 어쨌든 글은 써야 늘기에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는 10 명의 작가들에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언젠가 그들 중 외국을 대표하는 유명 작가들과 같은 실력과 명성을 겸비한 작가가 탄생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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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부분의 사람들이 결혼 적령기에 이르기 전에는 결혼에 대한 환상과 이상, 바람이 매우 큽니다. 드라마나 영화 아니면 소설 같은데서 봐오던 아름다운 면만 생각하며, 그것이 자신의 것이 되길 꿈꿉니다. 하지만 막상 결혼이 현실로 닥치면 그동안 갖고 있던 생각에 대한 회의를 품습니다. 

 저도 아직 그 때에 이르지 못하여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는 없지만, 마음이 잘 맞는 사람을 만나야 겠다는 바람이 듭니다. 아니, 마음이 잘 맞는 사람이 있을 수 있나? 라는 생각이 들어 앞서의 생각은 물리칩니다. ^^ 

 20년 넘게 살아온 가정, 문화 환경과 그에 따른 사고와 생활 방식 등이 다른데 마음이 원하는 만큼 잘 맞는 사람이 있을 수 없죠. 혹 그런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에도 한계는 있게 마련입니다. 심지어 형제조차도 그런데 남남은 오죽할까요. 그렇기 때문에 나와 맞는 사람을 찾는 것은 올바른 접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 

 나와 맞는 사람을 찾는 것이 아니라, 누구를 만나든 나와 다름을 기꺼이 인정하고, 상대와 맞는 사람이 되도록 서로가 함께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그러기 위해서는 물론 어느 정도의 공통 분모가 있으면 좋겠지요. 하지만 그것은 옵션일 뿐이라 생각합니다. 어쨌든 서로에게 맞추기 위해서는 충분하면서도 속깊은, 진솔한 대화를 통하여 서로의 생각을 조율하고, 공감대를 형성해야 겠지요. ^^ 그것이 조화롭게 이뤄진다면 자신과 극과 극의 사람을 만나도 서로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때론 뼈를 깎는 고통을 겪겠죠. 그러니 서로 부단하고도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죠. ^^ 너무 이상적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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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로이드 존스와 그의 독서 생활
프레데릭 캐서우드 외 / 양무리서원 / 199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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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독서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대개 유명하신 분들의 독서량과 독서 습관이 어떨지 무척궁금해 합니다. 보고 배울 점이 많으니까요. ^^ 그래서 저도 전부터 마음에 품던 몇몇  대가(?)들이 있는데요. 그중 한분이 이 책의 저자이신 너무도 유명한 데이비드 마틴 로이드 존스 목사님(이하 로이드 목사님) 입니다!
 
 세기의 명 설교자로 꼽을 수 있는 로이드 목사님을 많은 분들이 존경합니다. 저 또한 예외가 아닙니다. ^^ 목사님의 그 깊은 설교 말씀을 보노라면 - 이미 천국에 가셨기에 우리는 들을 수 없으니 -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지 크게 감탄 합니다! 저도 목사님과 같이 그렇게 깊은 넓은 사람이 되고 싶은데 한참 멀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은 로이드 목사님이 직접 쓰신 책이 아닙니다. 그분의 딸 엘리자베스 캐서우드 여사와 그녀의 남편 프레데릭 캐서우드 경이 함께 쓴 책입니다. 목사님 생전의 생활과 모습에 대한 그들의 기억을 더듬어 기록한 책입니다. 좀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앞서의 두 사람이 런던의 복음주의 도서관 연례강연회에서 강연한 내용을 담은 책입니다.
 
 전체 페이지 수는 69페이지로 상당히 얇습니다. 하지만 내용은 두께와 달리 큰 값어치를 합니다. ^^
 
 책 내용은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전반부는 프레데릭 경이 다뤘는데 로이드 목사님의 관심사와 가정생활사 등 목사님에 대한 일반적인 부분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후반부는 캐서우드 여사가 맡아서 목사님의 독서생활, 즉 그분의 독서방법이나 독서에 관한 소견 등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면 먼저 전반부에서 본문을 인용하여 몇 가지 살펴보겠습니다.
 
 "로이드 존스 목사님은 청중이 잊지 않도록 가르칠 뿐만 아니라 장차 청중들 자신들이 제기된 문제들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를 배우게 했습니다. 그런데 그분의 가르침은 언제나 성경에 기반을 둔 것이었습니다."(12p)
 
 위의 이야기는 당시 목사님이 시무하시던 웨스트민스터 채플의 교육관에서 금요일 밤마다 있었던 토론회에서의 목사님 모습입니다. 그것과 딱 맞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로이드 목사님은 항상 성경을 중심에 두셨기에, 가장 중요한 것을 잃지 않으셨기에 명설교가 가능했나 봅니다. ^^
 
 "로이드 존스 목사님은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깊은 애정을 쏟았으며, 더 넓은 영역의 교회 가족과 목회자들에게까지 가장 따뜻한 마음을 가진 자로서의 온정을 부었습니다."(16p)
 
 "로이드 존스 목사님은 광범위한 세상 지식과 영적 식견 그리고 감동적인 일반 상식으로 개인들의 문제를 다루었습니다."(17p)
 
 "그는 강한 성품의 소유자였습니다. 그는 확고한 견해를 가졌었고 강력하게 자신의 입장을 주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상대방을 제압할 뜻이 있으면 언제나 사용할 수 있는 지적 능력과 두드러진 개성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나 가족들에게는 한없이 온화하고 인자하였습니다."
 
 뛰어난 지식과 설교 못지 않게 좋은 성품을 갖고 계셨던 목사님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될만 합니다. ^^
 
 그러면 이제 두 번째, 로이드 목사님의 독서생활에 대해 살펴 보겠습니다. 눈여겨 볼 만한 몇 부분만 보도록 하겠습니다.
 
 목사님은 당신의 딸들에게 강조해서 가르치신 것이 있는데 "독서가 마약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이었습니다"(36p) 독서가 독자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가 독서를 지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37p)
 
 다른 사람들에게 드러내기 위한 독서를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 하셨답니다. 남에게 뽐내기 위한 자기 선전 도구가 아니라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하고 심원(深遠)한 이유에서 행해져야 한다셨답니다.(37p)
 
 놀라운 사실이 있는데 목사님은 속독을 못하셨다고 합니다. 책을 매우 더디 읽으셨다고 합니다.(38p) 책을 많이 읽으시는 분들은 당연히 속독이 가능하실거라 생각했었는데요. 의외였습니다. 저도 속독을 못하기에 마음에 위로를 얻었습니다. 그러나 빨리 읽지는 못하셨지만 정독을 했으므로 당신이 읽은 모든 내용을 다 기억하셨답니다!(39p) 속독보다 더 좋은 능력을 가지셨다니! 앞에서의 위로가 무색해졌습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목사님의 식구들이 "요즘 책들이 여간 비싸지 않다고 그를 설득하려고 애셨"(33p)다는 것입니다. 지금도 책값이 비싸다고 난리고, 저도 그렇게 느끼는데 당시에도 그랬다니 예나 지금이나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책값이 항상 비싸게 느껴지나 봅니다. ^^
 
 
 
 책은 얇지만 다룰 내용은 결코 적지 않아서 몇몇 부분만 추려서 살펴 보았습니다. 전반부는 목사님의 평소 모습에 대한 내용이 너무 간략히 나와서 아쉬움이 느껴졌습니다. 더 알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말이죠. 떄문에 목사님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전기를 읽어야 할 것입니다. 후반부는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독서에 대한 목사님의 생각, 독서방식 등 대가의 독서생활을 충분히 알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겨우 수십 페이지밖에 되지 않았지만 내용에 매우 깊이 빠져 들었고, 분량도 결코 짧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이 책을 읽고, 목사님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니 그분에게 더 깊이 매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데 읽고 나서 목사님을 저의 역할 모델로 삼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궁극의 역할 모델은 예수님이지만요. ^^
 
 다시 한 번 드리는 말씀이지만 이 책은 페이지는 얼마되지 않지만 결코 얇게 느껴지지 않는 책임을 분명히 말씀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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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복음이 참으로 많이 희석 되었다. 복음이 왜곡 되고, 거짓 복음이 전파 되어도 사람들은 잠잠하다. 거리에서만 그러한 일이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강단에서 조차 잘못된 복음이 전파 되고 있음에도 사람들은 그저 '아멘, 아멘~' 한다. 종교개혁 전 중세 교회로 돌아가버린 느낌이다. 무지 몽매하여 그저 주는대로 무조건 받아 먹었던 그때로...

 

목사들은 '아멘'을 강요한다. 자신들의 말이 틀림없는 진리라고 믿으며 말이다. 들어보면 어이 없는 말을 할 경우도 많은데 말이다.

 

복음은 어디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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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을 잃다
박영광 지음 / 은행나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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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이 있다. 그것은 혈연의 중요성과 혈연 관계가 얼마나 끈끈한 관계인지, 그리고 혈연에 대한 인간의 집착 등을 잘 나타내 주는 말이다.

 '가족'이란 피로 맺어진, 피로 하나가 된 집단 공동체이다. 물론 피로 맺어진 관계란 부모와 자식, 형제와 자매 사이에 국한되는 말이지 부부는 예외다. 대신 부부는 '사랑'이라는 세상에서 가장 귀하고, 오묘하며 놀라운, 피보다 더 끈끈한 것으로 연결되어 있다.

 '피'도 중요하지만 '사랑'이 없다면 피는 아무 소용이 없다. 사랑이 없다면 피의 관계도 매몰차게 끊어 버리는 게 인간이다. 

 부부 사이와 마찬가지로 가족은 피 뿐만 아니라, 사랑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이 사랑이라는 것은 아주 중요한 것이다. '행복한 가정'인지, 아닌지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서로 간에 사랑이 있느냐 없느냐이기에 그렇다.

 가족 간에 사랑이 있다면 어떠한 어려움도 헤쳐 나갈 것이다. 기쁨은 배가 될 것이다. 하지만 사랑이 없다면 작은 어려움에도 서로를 불신하고, 미워하여 분열된다. 자신의 기쁨은 고통이 될 것이다.



 1980년 대에 눈에 보이지 않게 진행된 핵가족화가 1990년 대를 지나면서 본격화, 가시화 되었다. 조부모, 부모, 미혼의 자녀 이렇게 3대로 구성되던 기존의 가족 체제가 붕괴되고, 부모, 미혼의 자녀만으로 구성된 핵가족화가 이루어짐에 따라 개인주의 및 가정 붕괴 등이 심화 되었다. '우리'라는 공동체 개념이 사라지고, '나' 아니면 '너'라는 단일 구성원 개념이 생겨났다. 서로 간에 사랑과 친밀감이 급격히 줄어들어 가정이 빠르게 해체 되었다. 그로 인해 가정은 순기능 대신 역기능을 하게 되었다.

 아버지는 돈 벌어오는 기계, 어머니는 집 정리 하는 하녀가 되어 버린 현대 가정에서 이산가족 아닌 이산가족이 형성 되었다. 얼마 안 되는 식구가 한 밥상에 모여 함께 밥 먹는 시간이 사라진 것은 물론 하루 중 서로의 얼굴을 볼 시간도 얼마되지 않는다. 아침, 저녁에 볼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게다가 대화라는 게 뭔지 개념조차 잊어버린 가정이 많아진 게 오늘날의 현실이다.

 그로 인해 가족 간에 친밀감이 사라지니 서로에 대한 그리움은 커져가고, 그 감정을 잘못된 방법으로 발산하여 자녀의 탈선, 부모의 이혼 등이 발생한다.



 가족이나 연인들이 흔히 사랑한다는 것을 꼭 말로 표현해야 하느냐고 묻는다. 사랑하는 걸 다 아는데 뭣하러 굳이 말로 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상대가 나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표현이 없으면 의심하게 된다. 그리고 표현하지 않으면 그것을 마음으로 느낄 수 없다. 단지 머리로만 아는 것으로 그칠 뿐이다. 사랑은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지 머리로 아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반드시 표현을 해야 한다.

 말없는 아버지, 잔소리하는 엄마. 말 안 듣는 자녀. 얼핏 보면 사랑이 결여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사랑한다"는, "사랑해 달라"는 마음속 외침의 왜곡된 외적 표현이다. 자신의 사랑을 표현 할 용기가 없어서 혹은 표현하는 것이 서툴러 대신 어그러진 방법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때문에 서로 오해와 불신을 하게 된다. "엄마는 맨날 잔소리야.", "너는 왜 그렇게 말을 안 듣니?" 라며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느꼈다. 그리고 우리 가족의 예전 모습을 돌아보았다.

 내가 20살 이전에는 하루 동안 아침을 제외하고 부모님 얼굴을 보지 못했다. 그리고 대화 - 라고 하기에 민망 할 정도지만 - 는 "일어나라.", "학교 다녀오겠습니다."가 고작이었다. 그러나 표현은 하시지 않았지만 우리 두 형제만 바라보고 사시는 부모님의 마음을 잘 알기에 20살 이후 그러면 안 되겠다 싶어 먼저 대화의 물골을 트기 위해 노력 했다. 그래서 지금은 나름 원활한 대화를 이루고 있다.

 접촉과 대화가 없으면 멀어진다. 접촉과 대화가 있더라도 상투적이며 외적인 대화로 그친다면 친밀감은 생기지 않는다. 속깊은 얘기를 해야 한다. 자신의 내면 깊고 깊은 곳에 꼭꼭 감춰둔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야 진정 친밀해질 수 있다. 친밀감이 더해지면 사랑도 커진다.
  
 

 가족은 세상에서 가장 작은 공동체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공동체이다. 가정에서부터 모든 것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걷는 것을 배우고, 가정에서 말을 익힌다. 가정에서 사랑을 처음 느끼고, 가정에서 그것을 처음 표현한다. 가정에서 사회성을 처음 얻게 되고, 가정에서 그것을 처음으로 실천한다.

 가정은 신이 주신 가장 귀하고, 존엄한 사랑 그 자체이다.

  

 이 책에 대한 짧은 평으로 이 글을 마무리 짓고자 한다.

 책의 내용은 좋았지만 사건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진행 된 것이 아니라, 이리 갔다 저리 갔다하여 정신이 없었다. 후반에는 그러지 않았지만 등장인물과 대략적인 내용 등을 파악해야 하는 초반에 그랬기 떄문에 집중이 안 되고, 무슨 내용인지 감이 잘 오지 않았다. 관심을 집중시키기 위함이었다면 반은 성공 했고, 반은 실패 했다 말하고 싶다. 그 목적이 아니었다면 다른 이유가 있었다면, 다음 책 - 을 낸다는 전제하에 - 에서도 그럴 것이라면 해당 부분에서 인물이나 사건을 좀더 분명히 해주어 혼란을 줄여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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