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떠나보내는 딸들의 이야기. 둘째딸 정아가 메인 캐릭터라 할 수 있겠다. 남자친구와 사별하고 엄마와도 일년여의 길고 긴 여정 끝에 사별한다. 오래 알아왔고 도움을 받아왔던 고호민과도 사귀어보지만 결국 헤어지고 그를 그리워하기도 한다.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지만 그녀는 무사할까. 


그래도 아직은 딸의 입장에 이입이 되어 작품을 읽었지만 '엄마'의 입장에 이입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에 놀란다. 


정말 사람은 모두 자신의 명이 있는 것일까. 어느 누구도 바꿀 수 없는. 


어렵게 홀로 자매들을 키워온 엄마이지만 자매들과 서로 그리 살갑지도 않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나름 살뜰히 엄마를 챙기는 자매들을 보면서 그 모습이 너무 리얼해 후반부에서는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수술 후 엄마가 깨어나지 않을까봐 큰 소리로 번갈아 엄마를 애타게 부르는 딸들이라니. 


이 책을 읽고 나니 '산 사람은 살아야지' 라는 말이 제일 잔인한 것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어떻게 살아야할까. 어떻게 살아질까.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꾸역꾸역 산다는 느낌 없이 말이다. 어려운 일이다. '정아'의 건투를 빈다. '정아'는 언젠가는 홀로 남겨질 우리 모두이기에.


++ 그럼에도 우리는 살아남아야 하니, 정아에게 이 책을 선물한다. 맑고 밝게 살아야한다. 어차피 살아야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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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내가 좋아하는 '아무튼' 시리즈가 아니다. '수영장의 냄새'를 통해 알게 된 박윤선의 작품이다. 


소위 강남키드로 자라 서울대 미대를 나왔지만 '한국이 싫어서' 한국을 떠나 프랑스로 가 프랑스에 살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그림은 동글동글하고 귀엽기도 해서 그림만 보면 맑고 밝은 만화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그의 작풍은 매우 어둡고 어둡고 어둡다. 이 세상에 아이를 밀어낼 필요가 굳이 있느냐고 말하는 저자는 '누구 좋으라고 애를 낳아' 정도의 강렬함은 없지만 그에 못지 않게 세상에 대한 희망이나 인간에 대한 믿음이 없다. 늘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니고 누구나 그래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둡고 음습하고 우울한 이야기들. 그는 행복할까. 그곳에서?


+ 함께 빌려온 '개인간의 모험'은 읽지 않기로 했다. 친구는 '개인간의 모험을 나는 '아무튼 프랑스~'를 읽고 좋으면 서로 바꿔서 읽고 책에 대해 이야기 해 볼 생각이었지만 친구도 '개인간의~'을 읽고 기분이 나빠졌다고 한다.  이 작가는 뭔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매우 차갑고 어떤 면에서 잔인한 것 같기도 하다. evil, provoking, dark, pessimistic, gloomy, weird, grotesque, strange 등등의 단어들로 이 느낌을 표현해보고 싶지만 딱 들어맞는 것은 없다. 나는 evil이 가장 가까운 것 같고 친구는 dark가 가장 가깝다고 했다. 하지만 그냥 어둡다고 하기에는 뭔가 다른 것이 있다. 뭔가 더 기분나쁜. 특이하다. 


++그래픽 노블이 많은 서구에서는 이런 류의 만화들이 많이 있지만 국내에서는 생소한 느낌이다. 한국에서도 (아니 프랑스구나) 이런 작품이 나오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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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독임 - 오은 산문집
오은 지음 / 난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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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의 시 「두 번은 없다」(『끝과 시작, 최성은 유김, 문학과지성사, 2016)는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 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 아무런 연습도, 아무런 훈련도, 아무런 준비도 되어 있지 않지만 나는 다음이 두렵지 않다. 두렵지만, 그 두려움보다 더 큰 것은 다음이 있다는 믿음이다. 지금까지 쌓아온 지식과 살아온 경험을 나는 믿는다. 두 번은 없다. 그러나다음이 있다. 다음은 있다. 그리고 분명, 다음에만 할 수 있는 것들,
다음이라 비로소 가능한 일들이 있을 것이다. (10월 19일) - P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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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는 아이의 사진인 줄 알았는데 그림이었다. 저자의 아이 사진이 아닐까 했었는데 오은 시인은 미혼인 것 같았고 책을 읽고 보니 표지의 이 아이는 오은 시인 같았다. 


이 책은 아이와 같은 시선으로 우리를 다독여 주는 산문집이다. 최근들어 산문집만 주로 읽다보니 다 비슷비슷한 이야기들로 보이는 지경까지 가게 됐는데 이 산문집은 그렇지 않았다. 포근했다. 단어 하나하나의 의미를 되새겨보게 하기도 하고. 부드러운 책이다.


+ 옥의 티: p. 245 '힙입다'라고 소리내어 발음해본다. 무엇보다 힘을 옷처럼 입을 수 있다니...'힘입다'라는 단어에 대해서 이야기한 글이었는데 이 글 속에 이런 오타가 있어서 참으로 아쉬웠다.  


++ 허수경 시인에 대한 이야기가 몇 개 있었다. 나도 이 책에 소개된 그의 유고집을 읽으려고 가지고 있는데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그 책을 읽으면 밀려오는 슬픔이 감당이 안 될 것 같아서 두렵다. 


+++ 저자가 인용한 비스와바 쉼보르카의 시 '두 번은 없다' 가 마음에 남는다. "..두 번은 없다. 그러나 다음이 있다. 다음은 있다. 그리고 분명, 다음에만 할 수 있는 것들, 다음이라 비로소 가능한 일들이 있을 것이다.''

두 번은 없다. 그러나 다음이 있다. 다음은 있다. 그리고 분명, 다음에만 할 수 있는 것들, 다음이라 비로소 가능한 일들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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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 아닌 사랑과 자유
김하나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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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직한 책. 작가들은 공저자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지만 이런 재능기부는 늘 옳다. 우리도 반려동물의 권리를 위해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 때가 이미 지났다. 반려견과 산책하는 여자들이 남자들에 비해 낯선이들로부터 언어폭력을 많이 경험한다는 이야기가 계속 마음에 남는다. 슬픈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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