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내가 좋아하는 '아무튼' 시리즈가 아니다. '수영장의 냄새'를 통해 알게 된 박윤선의 작품이다. 


소위 강남키드로 자라 서울대 미대를 나왔지만 '한국이 싫어서' 한국을 떠나 프랑스로 가 프랑스에 살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그림은 동글동글하고 귀엽기도 해서 그림만 보면 맑고 밝은 만화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그의 작풍은 매우 어둡고 어둡고 어둡다. 이 세상에 아이를 밀어낼 필요가 굳이 있느냐고 말하는 저자는 '누구 좋으라고 애를 낳아' 정도의 강렬함은 없지만 그에 못지 않게 세상에 대한 희망이나 인간에 대한 믿음이 없다. 늘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니고 누구나 그래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둡고 음습하고 우울한 이야기들. 그는 행복할까. 그곳에서?


+ 함께 빌려온 '개인간의 모험'은 읽지 않기로 했다. 친구는 '개인간의 모험을 나는 '아무튼 프랑스~'를 읽고 좋으면 서로 바꿔서 읽고 책에 대해 이야기 해 볼 생각이었지만 친구도 '개인간의~'을 읽고 기분이 나빠졌다고 한다.  이 작가는 뭔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매우 차갑고 어떤 면에서 잔인한 것 같기도 하다. evil, provoking, dark, pessimistic, gloomy, weird, grotesque, strange 등등의 단어들로 이 느낌을 표현해보고 싶지만 딱 들어맞는 것은 없다. 나는 evil이 가장 가까운 것 같고 친구는 dark가 가장 가깝다고 했다. 하지만 그냥 어둡다고 하기에는 뭔가 다른 것이 있다. 뭔가 더 기분나쁜. 특이하다. 


++그래픽 노블이 많은 서구에서는 이런 류의 만화들이 많이 있지만 국내에서는 생소한 느낌이다. 한국에서도 (아니 프랑스구나) 이런 작품이 나오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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