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중년은 처음입니다
사카이 준코 지음, 조찬희 옮김 / 바다출판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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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는 화창한 중년입니다‘보다 발언 수위가 더 높다. 2015년작이라 2년 후에 수위가 더 높아진 것인가.

중학생과 중년을 비교해서 설명하는 것부터 들어가는 말이 시작되는데 그것부터가 압권이다. 뭔가 어정쩡한 나이에 호르몬 불균형까지, 읽고보니 그럴듯한 비유다. 제2의 사춘기라고도 부르니 일리있는 생각. 불안정함이 중년의 추함이라고까지 말한다. 서슴없다. 자신이 중년이라 이렇게까지 말할 수 있는 것이겠지.

아줌마는 아무리 노력해도 귀여워질 수 없지만 할머니는 귀여울 수 있다고 한다. 정말 그럴까. ㅠㅠ

마음은 그대로고 본인이 생각하기에 외모도 별로 달라진 건 없는 것 같은데 주위에서는 노땅 취급한다는 발언까지. 처음에는 가차없는 발언에 끌려 읽게 되었고 읽을 때마다 맞아 맞아 그럴 수 있지 하면서 읽었지만 왠지 씁쓸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독설로 가득해서 재미있을 수도 아플 수도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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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종료
사카이 준코 지음, 남혜림 옮김 / 사계절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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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이 준코가 일본 싱글들의 왕언니라니 몰랐다. 가족 종료라고 하니 가족과 연을 끊자는 것처럼 들려 좀 무시무시했는데 읽고 보니 그게 아니라 조부모 부모 다 돌아가시고 하나뿐이던 오빠까지 죽어 이 세상에 피가 섞인(?) ‘생육가족‘이 아무도 남아있지 않고 그렇다고 자신이 만든 ‘창설가족‘도 없으니 자신의 가족은 없다는 뜻이었다.

전에 읽었던 ‘나는 화창한 중년입니다‘에서 몸을 더듬는 치한을 피하지 않고 똑바로 얼굴을 쳐다보고 자신이 치한에게라도 아직 매력이 있다는 것이 증명된 것처럼 만족하는 부분에서 경악을 했는데 여기서도 끈끈한 모자관계를 이야기할 때 어머니는 아들을 허벅지 사이로 낳고 아내는 어머니의 아들 그러니까 남편을 허벅지 사이로 맞아들이는 등등의 표현이 다분히 일본적이었다. ㅠㅠ

이런 부분만 아니면 다른 내용들은 변화가 가속화되는 현대 사회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하는 내용이 많았고, 솔직하고 직설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그의 강점인 듯했다. 읽으면 읽을수록 한국이나 일본이나 비슷하고 오히려 호주제, 선택적 부부 별성 등의 면에서는 일본이 더 후진적이라는 느낌이었다.

고독사를 불쌍하게 보지만 그렇게 볼 일만은 아니라는 의견에 공감했다. 타인이 보기에 늦게 발견된 시신이 끔찍할 뿐 죽은 본인은 아무것도 인식하지 못할 테니 말이다. 동물도 죽을 때가 되면 눈에 안 띄게 숨는다지 않은가. 정신만 온전하다면 마지막까지 혼자 살다 죽는 것이 우아하고 편안할 수 있다는 의견에도 동의한다. 혼자 사는 즐거움과 자유로움이 외로움을 이긴다고 생각한다.

66년생이 싱글들의 왕언니라니 일본이 이런 면에서도 역시나 우리를 앞서는 듯하다. 표지가 만화처럼 되어 있어서 만화도 있나 싶었는데 그건 아니고 그냥 광고용이었다. 2019년작이라 시대차가 적어 더 공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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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족을 선택하고 태어나는 것이 아니다. 으앙, 으앙첫울음을 울었을 때 이미 틀은 정해져 있다. 그 틀 안에서 가족을 연기하는 것이다. 아버지, 어머니, 자식이라는 역할을. 무엇이든 용서되는 아름다운 공간에서. 그러나 그 안에서 개인은매몰되고, 가족이라는 거대한 생물이 숨을 얻는다.
院그러니 단란하고 화목한 가족이라는 환상이 아니라, 한 사람한 사람이 개인의 인격을 되찾는 것, 그것이 진정 가족이 무엇인지를 아는 지름길이 아닐까 한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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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지금 나는 화창한 중년입니다
사카이 준코 지음, 이민영 옮김 / 살림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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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이 준코 추천을 받아서 바로 볼 수 있는 전자책으로 시작해 보았다. 2013년작이라 세월감이 있지만 그럭저럭 읽혔다. 40대중반에 접어들 때 쓴 것 같은데 십년이 흐른 지금 나온 그의 작품을 보고 싶다.

‘화창한‘과 ‘중년‘이 어울리는 조합일까를 생각했다. 뭔가 안간힘을 쓰는 느낌인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대지진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가키야 미우와는 결이 다른데 그래도 우리 나라에서 만나기 힘든 솔직한 중년 여성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 재미있었다. 우리 나라 이야기는 젊은 여성 이야기이거나 중년 여성 이야기어도 인위적이거나 가식적이거나 적어도 거리감이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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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황홀한 사람
아리요시 사와코 지음, 김욱 옮김 / 청미출판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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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노인복지정책을 바꾸어놓은 책이라고 해서 보게 되었다. 1970년대 작품이라니 과연 일본이구나 싶었다.

며느리의 마음이 너무 아름답게 그려지는 게 아닌가 싶었다. 솔직한 마음이 드러나기도 했지만 너무 착하고 바른 반응이 아닌가 싶었다. 직장에서도 월수금 이라도 근무해달라거나 노인 돌봄에 대해 이것저것 조언을 주고 받는 모습들이 예전에는 그래도 살기 좋은 세상이었었나 싶기도 하고, 별채에 세들어 살게 된 젊은 부부가 치매 노인을 받는 돈 이상으로 잘 대해주는 것도 인상깊었다. 요즘 젊은이들은 왠지 안 그럴 것 같기도 하고.

결말에 손자가 할아버지가 더 사셨을 수도 있을 텐데 하는 대사가 여운을 주었다. 수험생이면서도 사라진 할아버지를 찾고 돌보는 고생을 함께 해서 그럴 수 있는 것이겠지 싶어 돌봄이란 무엇인가, 늙음이란 무엇인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누구도 나이를 먹고 죽음에 다가가는 것은 피할 수 없는데도 나에게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것도 젊을수록. 인간의 생에 대해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책.

며느리의 마음 그 따뜻한 마음이 노인 정책의 근본이 되어야 한다는 옮긴이의 말에 공감한다.

정책이 아무리 발전해 왔다고 해도 그 난감한 상황들은 그대로일 텐데 다들 어떻게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노령화 고령화 시대는 과연 우리를 어디로 데려가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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