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나누미 - 어른이 되기 전에 먼저 펼쳐보는 세상 그루터기 2
곽재구 외 지음, 한지선 그림 / 다림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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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워보기 전에는 아이가 나중에 살아가게 될 이세상에 대해 어떤 말을 해줘야 할지 고민한적이 없었다.  그저 살다보면 알게 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만 했는지도 모른다. 모 회장님의 말처럼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라는 문구에서 느껴지듯 아이에게 희망을 품고 살아가라는 말을 하기전에 뉴스나 언론매체는 너무 어두운 면을 세상이라고 여기게 해준다.
 
 
   책 제목보다 이 책에 담긴 이야기를 쓴 분들의 이름이 먼저 눈에 든다.  한 번쯤 그분들의 글을 읽었기에 일단 익숙하다는데 손이 간다. 얕은 책 한 권 속에 20분들을 만날 기회란 흔치 않는 일이다.
 
    그 중에서도 노란 손수건이란 내용과 비슷했던 정채봉님의 <등불을 들고 나온 사람들>, 도종환시인의 <눈물 흘려 본 사람은 남의 눈물을 닦아 줄 줄 안다>는 읽으면서 찡하게 만들었다. 제목에서 벌써 나는 왜 진작 그런 생각을 하지 못하고 살았을까하면서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 든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분들의 글이라 더 친근하게 읽히고 또 감동적이었다.
 
    아이에게 이런 세상도 있음을 간접적으로나 느끼게 해 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세상에는 흉악한 사람들도 있고, 남의 돈도 제 돈이상으로 여기고 마구 쓰고 도망가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에 자신도 없으면서 그 없는 가운데 아무 댓가 없이 나눌 줄 아는 사람들이 더 많이 있다는 사실을 ..
 
  가끔 유명한 인사들의  가난하지만 따듯한 이야기를 전해들으면 잠시나마 지금 내삶도 그리 불행하다는 생각을 잠시 접을 수 있다. 물론, 책을 덮고 일상에 젖어들게 되면 금방 사라지더라도 그순 간만큼은 위안이 되는건 사실이니까. 이 책을 읽고 많은 이들이 그런 행복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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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사형통 - 중국 현대 소설선
톄닝.모옌 외 지음, 박재우 외 옮김 / 민음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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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몇 년전에 이름만 듣고 한국작가인 줄 알고 있다가 그가 중국작가인걸 알고 놀란 일이 있었다. 류진운의 [닭털 같은 나날]이 그것이었는데. 참신하기도 하고 특유의 재미가 있었다. 그 뒤로 알게 된 위화의 [허삼관 매혈기]라든가  쑤퉁의 [이혼지침서]나 [나, 제왕의 생애]까지 밀물처럼 쏟아지는 일본소설들 틈에 또다른 문화의 충격을 받았다.
 
   입시준비하는 동안 중국의 현대사에 대해서 금시초문이었던 나로서는 대학에서 문화대혁명기의 중국은 너무나 생소한 내용이었다. 대학국어시간으로 기억이 나는데 도무지 무슨 이야기인지 몰라 헤매기까지 했었는데, 관심밖의 일이기도 했지만 어떤 경로로도 그 내용을 알 수 없었기에 나중에라도 꼭 알아 봐야지 했더랬다.
 
  요새 나오는 중국 현대소설에서 다루고 있는 문화대혁명기의 이야기를 통해 간접적으로 나마 알수 있다. 작년에는 읽은 하진의 [기다림]도 그랬는데, 이책 만사형통에서 13명의 작가들의 그들만의 개성이 똘똘뭉친 단편들을 읽다보니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인 만큼이나 다양한 모습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특히, 샤테민의 <한 쌍의 큰양>에서 도시에서 시골에 보내진 외국산 한 쌍의 양때문에 정작 사람도 굶는 판국에도 양에게 먹인 풀을 뜯기 위해 먼 곳까지 다녀오는 노인의 모습이 너무 안타깝고 혹여 양이 죽기라고 할 까봐 애태우는 상황이 너무 비극적이었다. 누굴 위해 양을 키우는 지 그 목적도 없이 다그치는 향장이라든가 언론에 비춰지는 모습에 급급해 하는 것이 우스꽝쓰럽기까지 했다.
 
  또,<봉황 거문고>는 중편에 가깝다. 대학입시에 실패하고 삼촌의 도움으로 비정규 교사로 산골에 들어가게 된 주인공이 겪는 일들을 통해 정식교사가 되고 싶어하는 교사들의 이야기가 아직까지 어려운 형편의 시골학교의 실상을 잘 보여주었다.
 
  모옌의 <먹는 일에  관한 이야기 둘>에서는 먹을 것이 없어 흙까지 먹을 정도의 어려움을 겪었던 작가의 회상이 인상적이었는데, 그 뒤로 먹을 것에 대해서 그가 가지게 된 이야기들이 꼭 북한의 굶주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연상시켰다.
 
 
  이밖에도 우리와 다른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결혼으로 나락에 빠진 여인의 이야기를 다룬 미샹이라든가 우연히 책정리를 하다가 그동안 모아둔 가계부까지 기부하게 되면서 겪은 주인공의 이야기
<가계부>까지 우리나라가 겪지 못한 이야기들로 실로 다양한 인간 군상을 보는 듯하다.
 
  13명중에 아는 작가라고는 모옌. 한 사람이었지만 앞으로 만나게 될 작품들의 기대가 크다.
 
  처음에 생각보다 페이지가 많아 부담스럽게 느꼈지만  13명의 작가의 독특한 개성이 묻어있는 단편들이라 술술넘어 가다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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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후안 데 파레하 - 신분을 초월한 사제지간의 우정과 예술이야기
엘리자베스 보튼 데 트레비뇨 지음, 김우창 옮김 / 다른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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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에 문외한인 내가 이책을 읽게 된 이유는 신분을 초월한 사제지간의 우정을 담은 이야기란 데 관심이 생겨서였다. 도대체 누구의 이야기기에 상까지 받은 것일까 궁금증을 자아내게 했다.

  이 책의  주인공 후안 데 파레하는 노예 신분이었지만 예술가가 될 수 있었던 사람이다. 물론 그 뒤에는 벨라스케스란 위대한 화가가 있었다.  

  그의 일생을 들여다 보면 그는 정말 행운아다. 비록 태어날 때부터 노예라는 신분으로 살아가는 데 주인의 말에 복종하면 그만일 수도 있었을테지만.. 그는 엄염한 예술가다.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리는 그의 모습이나 작품은 볼 수 없지만 선생이었던 벨라스케스가 그려준 초상화를 첫장에서 본 나의 느낌은 평범해 보이면서도 사진처럼 보이지만 차가움이 없고 친근하게 느끼게 했다.

   17세기의 당시 스페인을 중심으로 초상화를 그려 이름을 날렸던  천재적인 화가 벨라스케스는 후안을 다른 제자들과 달리 대하지 않고 그가 노예였다는 사실도 잊게 할 만큼 각별했다. 그의 옆에서 온갖 시중을 들게 하면서도  후안이 노예신분으로 그림을 그리면 안되는 데도 몰래 그리는 걸 알고도 눈감아 주고, 그의 여행에 데리고 다니면서 예술에 대해 자신감을 갖게하고 결국, 자유를 주었다. 마음대로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시작은 재산의 일부로 후안을 받아들이지만, 그를 진정한 친구로 인정한 벨라스케스와의 이야기가 그의 그림만큼이나 섬세하면서도  아름답게 잘 표현한 글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내내 아쉬웠던 점은 작가의 사실을 바탕으로 한 팩트지만  가능한한 시대적 배경까지 곁들였다면 이해하는 데 더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다. 후안의 나이도 그렇고 주인과도 신분에 대해서만 언급해서는 짐작하기 어려웠다.


 p80
 우리의 눈은 복잡한 거야. 우리의 눈은 우리를 위해 색깔들을 혼합해주지. 화가는 이 섞여 있는 색채들을 다시 하나씩 따로 분리시켜애 해. 그런 다음 한 색깔 한 색깔씩 다시 그려 놓는 거야. 그런면 그림을 보는 사람의 눈이 다시 그 색채들을 섞어 버리는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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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 계
장아이링 지음, 김은신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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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색,계는 개봉 당시에 기억으로 야한 영화라는 색안경을 쓰게 했다.  뒷짐을 지고 무얼 얘길하려는가 보다 어떤 표현이 나올까에 더 집중하게 만들었는데.. 다 보고 난 나의 느낌은 글쎄 딱히 뭐라고 단정짓기 어려운 영화였다.
    그러다, 책을 읽어보면 어떤 다른 모습이 나오지 않을까 하고 첫장을 열고  책두께에 다른 중편의 소설이 같이 있어 색,계도 역시 중편정도라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그리 길지 않아서 내심 놀랐다.

 

   먼저, 장아이링이란 작가의 연혁내지 일생을 읽어내려가 보니 중국이란 나라의 파란만장한 만큼 그녀의 삶도 역시나 파란만장했다는 걸 알게 된다. 순조롭지 않은 부모님의 결혼생활과 그녀 역시전쟁이란 소용돌이를 지나치지 못하고 친일파와의 결혼,일본의 패망과 결국 미국으로 이민을 가 재혼을 하지만 사별하고 외로운 타국생활로 숨을 거두게 된다.

 

   색,계의 주인공 지아즈의 선택을 어떻게 보면 그녀 자신의 의지보다는 친일파 처단= 조국을 위한 자기 희생으로 여겨진다.  영화에서처럼 그저 한 편의 희극이 아니 비극처럼 언제가 막이 내릴 것 알면서도 결국  사랑이라는 걸림돌에 넘어져 죽음과 맞바꾸게 되는 것 같다. 꼭 혼란한 시대를 지나오면서 늘 선택을 해야했던 중국의 모습을 보여준 거라 생각한다.

 

  <못잊어>에서 나오는 지아인도 역시  지아즈 만큼이나 힘이 없다.  끊임없는 아버지의 간섭이나 일하던 곳의 가정부의 간섭도 마다않고 받아들이려 하지만 결국은 사랑을 선택하지 못하고 포기해버리는 걸 보면, 시대의 암울함을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했음을 잘 표현해 낸 작품이다.

 

  <해후의 기쁨>은 엇갈린 두 사촌의 오랜만에 만나 나눈 대화를 지켜보는 조카의 눈을 따라 들어보면, 각자 지나온 타향살이의 어렵고 힘든일들의 나열이  쓸쓸하게 전해 진다.  자녀들은 유학길에 오르고 남편과도 멀리 떨어져 살면서 외로웠던 날들의 회상으로 서로 이해를 하지만 지쳐보이는 두 여인의 모습이 오버랩되었다.

 

   관찰자의 장에서 회상과 독백등으로 서술하고 있는 <머나먼 여정>은 사실 이해하기 좀 어려웠다. <재회>에서는 친구가 겪은 이야기를 소설로 쓴 것인데, 주인공역시 지아즈나 지아인만큼 우유부단한 성격의 소유자로 부인이 있는 교수와의 이야기다. 사이가 좋지 않은 교수부부와의 삼각관계는 도무지 이해가 안 갈만큼 답답하게 느껴지게 했다. <연애의 전쟁처럼>은 한편의 대본이다.  바로 극을 올릴 수 있을 만큼 섬세한 동작하나까지 표현했다. 

 

    중국 소설가중에 여류소설가와는 처음 만난 작품이다.  신랄하고 격하게 표현한 다른 작가들의 모습에서 찾을 수 없는 중국의 여성들의 실제 모습을 나타낸 이 소설을 읽으면서 또다른 중국인들의 고뇌를 맛본 기회가 되었다. 영화 반생연역시 그녀의 작품이란 이번에 알았는데 본 기억이 가물거려 나중에라도 꼭 다시 챙겨봐야겠다.

오히려 책이 먼저 나오고 영화를 봤더라면 더 주인공의 모습에 느낌이 더 잘 전달이 되었을거란 생각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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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의 탄생 (반양장) - 대학 2.0 시대, 내 젊음 업그레이드 프로젝트
이어령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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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막히던 고등학교 교실에서 벗어나 탁 트인 대학 캠퍼스를 마주하게 되었을 때 그 감격이란 이루 말 할 수 없었는데, 이내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수강신청이며 같은 과 학생들과의 서먹한 만남이 이어질 수록 더 답답하게 여겼던 시간이 내게도 있었다. 

   대학이란 곳이 그런 곳이야.라고 상상도 못했는데 실망이 아주 컸다. 갑자기 찾아온 자유보다 오히려 구속이라 생각했던 고3시절이 그리울 정도였으니. 심각할 고민을 나눌 친구조차 없었을때 우연히 이어령선생님의'거부하는 몸짓으로 이젊음을'이란 책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해박한 지식이 파도처럼 책장을 넘길 때마다 밀려오는 걸 보고 버스안에서 나는 이거구나 하는 형광등처럼 번쩍하고 불이 켜진 느낌이었다. 지식을 이제는 누가 가르쳐 주지 않는 것이 곧 대학이란 곳이며 내가 찾아가야 하는 것도 모두 내스스로 할 일이라는 걸 알게 된 고마운 책이었고, 그 뒤로 나의 짦은 방황은 끝이 났다.
 

   이제는 그토록 지겹던 강의실도 까마득히 먼 얘기가 되버렸지만, [젊음의 탄생]을 읽으면서 오랜만에 강의실에  앉아있는 느낌을 가졌다.  깔끔한 언변의 이어령선생님의 말씀 한마디 한마디에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게 만들어 한권이 너무 짧게 느껴진다.

   나이를 잊은 듯, 줄곧 생동감 넘치는 필체며 9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설명하는 젊음의 무한한 능력에 대해  감탄 또 감탄하게 된다.  그 중에서도 5번째 매시업에서 개미와 배짱이란  이솝우화를 각 나라의 특성에 맞춰 내린 결말이 재밌다. 특히, 한국판 뉴 버전은 "개짱이"는 한국인이 일본인들과 다른 노동=놀이 관을 잘 보여준 예였다. 

   인문학자이시면서도  모든 학문을 두루 하신 분이라 한 권이지만 읽는 동안 모든 이슈과 되는 과학적 지식에서 부터 예술분야까지 동탈한 책이란 걸  알 수 있는 기회였다.  깔끔한 문체며 책 디자인도 역시 맘에 든다. 키워드로  표현한 젊음은 그야말로 그 자체로 빛이나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무한히 노력하라는 선생님의 말씀을 읽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음이들에게 당부하는 느낌이었다.

  p59

   자, 준비가 다 되었으면 불확실한 바다로 용감히 뛰어드세요. 젊음은 물음표와 느낌표 사이에서 매일 죽고 매일 태어납니다. 젊음은 그렇게 탄생합니다.


   지금 대학이란 새내기 시절이 보내게 될 사람이 아니어도 가슴속에 '젊음'이란 단어가 남아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공감할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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