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소박한 꿈을 응원해 줘 - 이랜드 노동자 이야기 우리시대의 논리 6
권성현 외 엮음 / 후마니타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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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마니타스 출판사와 나의 인연은 김앤장을 읽고 부터였다.  그동안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살았나 싶을 정도로 나를 깨우는 사실을 접하게 된 계기가 되어    『우리의 소박한 꿈을 응원해줘』(2008.6)도 당연 읽어봐야겠다 생각했다. 
 
    왜 그처럼 힘든 노동운동에 나서게 되었나.  인터뷰 형식으로 묻고 답하지만 직접 귀담아 듣지 못했던 부분까지 알 수 있었다.  신문이나 방송에서 이름만 들었지 그들의 고통이 무엇인지는 수박 겉핧기였던 것이다.  인터뷰형식의 이랜드 노동자들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전해졌다. 

   나의 짧은 사회생활에서 잊을 수 없는 한 부분을 차지하는  일중에 하나로  하루에도 수백명의 사람들을 만나는 서비스업에 몸담았던 적이 있었는데, 그와중에 지나치듯 내뱉은 말한마디에 얼마나 상처를 받을 수 있는지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았다.  잘 가르쳐서 일을 하게끔 하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앞에 세우고 일을 못하면  손님들 앞에서 바보취급하듯 하대하는 중간관리자들, 이 책을 읽는 동안 떠오르고 싶지 않은 기억이 하나 둘 주마등이 되어 지나치게 되었다.


   노동시장에서 그것도 여성이 가지는 열악한 상황에서 그들이 그토록 견뎌내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용기가 아닐 수 없다.  1년에 960만원을 받기 위해 화장실 한번 , 식사시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허리병에 고생을 하면서도 언제 짤릴지 모르는 고용불안까지 떠안야 하는 현실을 타파하자는 것이 무슨 잘못인가

    나 자신에게는 쉽게 마트에 가서 어떤 물건이 얼마나 좋고 값싼 것에만 치중에 정작 한 번이라도 그 안에서 일하시는 분들에게 눈길한 번 그것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진 않고 지나치지 않았나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길게 늘어선 줄을 기다리지 못하고 바쁜 일도 없으면서 늦겠다고   때로는 투정도 부리고 했었던 점도 깊이 후회하게 된다.

   책 겉 표지에 우리는 일하고 싶다는 문구가 그들의 절박한 심정을 잘 나타내 보인다.
 
   이해와 타협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닌 일방적이고 강제력을 동원한 해결은 결코 완전한 해결이 아닌 미봉책이라는 사실을 꼭 이번 일에서 이겨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부디 꼭 승리하셔서 힘들게 투쟁하셨던 날들을 웃으면서 회상하실 날이 올거라는 걸 믿고 싶다. 


  p190

    모든 사람이 이 문제를 피하면 아무도 해결해 주지 않잖아요. 당사자인 우리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인 거죠. 당사자만으로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겠지만 당사자인 우리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가면 해결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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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매미 작은 곰자리 4
후쿠다 이와오 지음, 한영 옮김 / 책읽는곰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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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때 교문앞에 줄 늘어선 문방구들은 아침 등교시간이면 어김없이 북새통을 이룬다. 여기저기 아줌마를 부르는 소리에 정신 없는 시장통이다.

   방학이 시작하고 나서야 하나둘 문을 닫고 그제야 한산해 지는 문방구 중  내게는 그가운데  정이 가는 가게가 한 군데가 있었다. 특히, 뽑기를 해서  내심 다른 것으로 바꾸고 싶다는 걸 알아서 흔쾌히 바꿔주시던 주인 아저씨가 있는 그 문방구가 지금도 있으려나.

   문방구에 즐비한 것들을 보고 있노라면 『빨간 매미』(2008.7)주인공처럼 뭔가 훔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그것이 잘못된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벌써 마음속의 한쪽에서 근질거리는 무엇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기분 말이다.

   주인공인 이치는 그런 마음을 치켜뜬 눈썹모양으로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잘못인데 뭐라도 대응할 생각은 떠오르지 않고 동생에게 그리고 매미에게 심술을 부린다.

   밤에는 매미가 빨간색 지우개처럼 빨갛게 변해 주머니를 확인하려는 문방구 아주머니의 쭈 뻗은 팔이 나오는 악몽을 꾼다. 온 몸은 식은 땀으로 범벅이 되고..
  
   결국, 엄마에게 모든 걸 고백하고 문방구 아주머니께 용서를 구하고 나자 꿈속에서 매미로 나타나 괴롭히던 빨간 지우개도 모두 사라지고 다시 평온한 마음으로 동생과 튜브를 태워주면 신나게 노는 모습이 귀엽다.

   아이의 심정 변화와  순진한 마음을  치켜 올라간 눈썹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 모습으로 표현되었던 재밌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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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니의 바이올린
허닝 지음, 김은신 옮김 / 자유로운상상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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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랄하고 처참한 대학살을 다룬 유태인학살에 관한  이야기는 영화에서 많이 봐 온 주제다.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억울한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서 볼 때마다 안타깝다.
 

   『멜라니의 바이올린』(2008.6)도 역시 유태인의 외롭고 힘든 생활을 다루고 있다. 단지 배경이 독일 나치의 유럽이 아닌 일제의 억압에 있는 중국 상하이라는 점이다. 어쩌면 유럽하고는 멀게 느껴졌는데 중국이라니까 너무 가깝게 느껴졌다.

 

   이천년을 세계 각국을 떠돌며 살아야 했던 민족, 유태인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 타민족에게 억압과 냉대를 감수하고 강인한 민족이란 인상을 남긴 유태인들이 대학살을 피해 중국 상하이로 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주인공인 비센돌프가  사랑하는 딸 멜라니가 만든 바이올린을 가지고 오면서 이야기의 중심에는 바이올린과 음악이 있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음악이 주는 마음의 평화를 잊지 않고 바이올린을 켜는 루샤오넨과 루양 남매는 비센돌프를  만나면서 잊었던 아버지의 사랑을 느끼게 되지만, 잠시 평온을 찾는 듯 하나 일본의 진주만 침공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새로운 제자로 루양을 택한 것을 알게된 일본인 야스히로는 앙심을 품고 세계적인 바이올린, 멜라니의 바이올린을 빼앗을 기회를 틈틈히 노리던 중에 루양을 체포하게 되고, 베센돌프의 제안인 바이올린과 루양을 맞바꾸는 걸로 바라던 바를 이루지만

일본의 항복으로 결국 도망가기에 바쁘게 되어 바이올린은 다행히 주인인 비센돌프의 품으로 돌아가지만 끝내 죽음을 맞이함으로서 이야기는 끝이난다.

 

   처음에 일본인들이 유태인들의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온갖 방법을 이용하는 모습이라든가 이제는 소용없어진 걸 알고 모든 이들앞에서 감옥에 갇힌 죄수들을 아무 꺼리낌없이 살생하는 잔인함이 적나라하게 묘사되어  있다.

 

  영화로 만들어 지기 위해 만들어진 책이라 읽는 내내 영상이 오버랩되는 느낌이 든다.  루양의 아버지가 반일음악 '이날'이 영화에서 어떻게 연주될지 기대된다.

 

    잊을만 하면 영화화가 된다는 유태인 학살을 다룬 이야기라는 말이 있을 정도가 되었지만, 그때마다 느끼는 건 우리나라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을 너무 쉽게 지나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곧 영화로 만나 책에서 받은 느낌이 멋진 영상과 음악이 조화가 될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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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낙하 미래그림책 52
데이비드 위스너 지음, 이지유 해설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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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꾸는 꿈속을 들여다 본다면 얼마나 재밌을까 때로 상상을 하게 된다. 하루종일 중얼거리면 얘길 하지만 알아듣는 말도 있는 반면에 혼자만의 생각을 늘어놓느라 앞뒤만 맞지 않는 말도 종종 하기에 엄마인 나는 끼워맞추기 놀이를 하는 기분이 든다.
 
  이야기 없는 그림책을 처음 접한 건, 7살 난 우리아이에게는 『괴물들이 사는 나라』였다. 아주 적은 글이 있고  엄마인 내가  좋은 책이라 들이 밀지 않았는데도 계속 들여다 보고는 질문을 해서 처음엔 혼자 잘 볼 것같은 기대는 여지 없이 무너지고 질문에 답하기에 바빴다.
 
 『괴물들이 사는 나라』보다『자유낙하』(2007.미래M&B)는 글이 전혀 안 보이는 책이다. 그림책이라 그림책라 들고와서는 읽어달라고 할 글이 없자 처음에는 아이도 뭐지?하는 얼굴이었다. 표지에 잠옷을 입은 남자아이가 하늘을 날아다니는 모습은 맨 마지막에서야 왜 그렇게 되었는지 알 수 있다.
 
   예상했던 것과 다른 일이 전개되는 바람에 아이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기를 반복하더니 그제서야 이해가 되는 모양이다. 워낙 한 권만 줄기차게 읽고 또 읽는 바람에 책이 너덜너덜해진 도서관 책이 된 것이 여럿 있는 우리집에 조만간 또 한권이 추가될 것 같다.
 
  데이비드 위스너란 작가의 1988년 작품이지만 환타지 영화를 보고 있는 것처럼 상상을 초월하는 그림책의 발상은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한 소년의 꿈속을 들여다 보았지만 낯설거나 또는 무서운 꿈이 아닌 재밌고 신기한 여행을 다녀온 느낌을 들게 한 책이다.
 
 
  눈만 있고 입이나 코가 없던 꼭 외계인 같은 등장인물이 모자를 벗으니 후추통이었다는 사실에 아이와 나는 한참을 웃었다.
 
 
  아이와 함께 서로 질문을 주고 받으면서 읽을 수 있는 글자 없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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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교수 - EBS 다큐멘터리
EBS 최고의 교수 제작팀 엮음 / 예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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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있게 한 많은 요소중에 부모님을 제외하고 선생님을 빼놓을 수 있을까. 나의 인성이 다듬어지게 하고 또 지칠 때 용기를 주신 선생님은 아마 잊지 못할 것이다. 언제나 기억속에 남아 이제는 나의 아이들의 선생님을 대하는 것에도 영향을 미칠 것 같다.
    처음 대학 수업시간은  맨먼저 수강신청을 하고  고등학교때와는 너무 다른 대학의 교수님들은 더 어려운 존재였더랬다.  옆구리에 두꺼운 책을 끼고 강의실에 들어오셔서 출석을 부르자마자  칠판에 영어와 한자를 뒤섞은 말들을 쏟아내시던 분들, 낯설었다.

   시간이 가고 각 교수님들의 수업 방식에 익숙해져서야  편안해졌던 강의시간들이『최고의 교수』(2008.예담)에서는 그런 강의시간과는 너무나 다른 모습들을 경험했다.  물론 해외 유명한 대학교를 간접적으로나 경험한 느낌도 그렇지만 온통 자유롭게 경쾌하다는 말을 나올정도로  치열한 경쟁이 느껴지는 것 이상으로 여겨졌던 강의실이 색다르게 느껴져 오히려 내가 대학이란 곳을 다녔긴 했나 싶을 정도였다.

   유명 대학들에 어려운 학문을 하는 학생들만큼이나 교수님의 특별한 수업을 따라가보니 어느새 내가 청강생이 되어 있는 듯 했다. 모두 하나같이 학생과 소통하기 위해 온통 내가 가르침을 주기에 나만 따라와 하는 우리네 주입식 교육이 아닌 끊임없이 이해와 재미를 위해 노력하는 그들의 모습이 읽는 내내 살아있는 수업을 보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직접 인터뷰한 내용이라든가 교육철학의 tip, 그리고 최고의 교수뒤에 최고의 스승님들의 이야기가  나와 있어 학생들에게는 동기부여가. 지금 교육을 하고 있는 분들에게는 다시 한번 가르침에 대한 생각을 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하다.

  특히나, 교수계의 마이클 조던, 조벽 교수님의 차별화된 점수내시는 법과,  T셔츠에 각종 공식을 적힌 일명, 시험용 티셔츠는 단연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역시 최고라는 말이 나오게 했다. 

   p112

   교육의 주요 역할은 배우려는 의욕과 능력을 몸에 심어주는 데 있다. '배운 인간'이 아닌 '계속 배워 나가는 인간'을 배출하는 것이다. 진정으로 인간적인 사회란 조부모도,부모도,아이도 학생인 배우는 사회이다.  -에릭 호퍼

  감동적인 한 편의 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자막이 올라갈때까지 그자리에 있게 만드는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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